젊은 애들과 일을 하다 보면 사용하는 언어에서 세대 차이를 느낄 때가 많다.
취향이나 식성은 나이에 따라 구분이 되니 그러려니 하지만 못 알아듣는 말이 있을 때는 행여 꼰대 소리 들을까 봐 그냥 못 지나가고 배우려 한다.
바야흐로 개취대(개인취향시대), 함께 일하는 젊은 친구가 인스타는 물론 최근 새로 시작했다는 유튜브 영상을 자꾸 소개했다.
내용도 부실하지만 예전 것을 살짝 손질하고 재탕하는 것이 별로여서 시큰둥했는데 며칠 전에는 항의하듯이 묻는다.
"선배, 제 영상 보시고도 피드백이 없네요. 요즘 아는 사람 컨텐츠에 좋댓구알은 기본이라구요."
순간 욕처럼 들려서 이런 맹랑한 녀석이 있나 했다가 무슨 말인가를 물었더니 좋댓구알은 좋아요, 댓글, 구독, 알람 설정을 줄인 말이란다.
하긴 유튜브 영상을 보면 마지막에 항상 들었던 말이 좋아요 알람 구독 신청을 눌러달라는 멘트였다.
요즘 워낙 줄임말이 많기도 하지만 신조어 좋댓구알 뜻을 알고 나서 참으로 기발한 단어임을 인정했다.
시대가 변하면 신조어는 생기기 마련, 줄임말이 많아 뭔 소리인지를 모를 때가 있지만 기쁜 마음으로 부지런히 배운다.
내로남불처럼 순 우리말, 한자, 영어가 섞여 일상어로 굳어진 단어도 있다.
절친을 뜻하는 베프는 영어를 줄임말이고, 최애는 순 한자 표기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젊은이들 쓰는 용어가 알맹이도 없이 유치하고 가벼워 보인다며 혀를 차기도 했으나 요즘 트렌드가 이러니 부지런히 배워 써먹어야지 별 수 있나.
좋댓구알 중에 좋아요만 눌러주고 넘어 갔는데 그 친구가 나중에 또 내게 확인할지도 모르겠다.
옛날 노래 중에 봄날은 간다를 참 좋아한다.
예전에 한국 예술인들한테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봄날은 간다가 압도적 1위를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요즘 들어도 심금을 울리는 시적인 가사에 있을 것이다.
명곡답게 수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오늘은 주현미 노래에 꽂힌다. 장사익과 한영애가 부른 것도 가끔 듣는다.
이 동영상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뒷 배경에 나오는 두 연주자 중에 기타리스트 이반석이다.
마치 봄날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듯이 온 몸으로 기타 연주를 하며 온갖 희로애락을 담은 얼굴 표정에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프로 정신의 투철함은 이런 걸 두고 말할 것이다. 듣고 나서 바로 좋아요를 눌렀다. 후배가 알려준 좋댓구알 실천이다.
이 노래가 1953년에 나왔다니 긴 생명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열 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예전에는 지나쳤으나 나이들수록 공감이 가는 가사다.
주현미가 부른 이 곡은 노래도 잘하지만 아코디온과 기타 연주만 있어도 감동이 꽉 찬다.
꽃이 졌다고 봄날이 간 것도, 여름 더위가 일찍 왔다고 봄날이 간 것도 아니다.
눈부신 5월, 조만간 이 봄도 가겠지만 아직은 봄날이다.
첫댓글 어머낫~~
유현덕님 풍주방에 오셨네요~^^
요샌 컴에서 글로 대화로 소통을 많이하다 보니 쓰는 걸 최대한 줄이려고 줄임말을 많이 쓰는 듯합니다.
글구 우리나이에도 애들쓰는 신조어를 쬐끔 따라 쓰면 웬지 좀
재미나고 트렌디한 느낌나는 건 뭘까요? ㅎㅎ
새로운 건 그저 재미나고 좋치요. 자꾸 접해야 이질감 안나니 트렌디의 끄트머리라도 잡아보려고 합니다~^
ㅎ 숙제하러 왔습니다.
불금에 딱히 갈 방이 없기도 했지요.
러키님이 좋댓구알도 아시고 역시 멋진 신세대 여성입니다.
젊은이들 언어를 무조건 밀어내기보다 함께 어울리려면 알 건 알아야 되겠더라구요.
저는 스스럼 없이 묻고 배웁니다.
젊은 사람과 자주 소통할수록 생각도 젊어지기 때문이지요.
트렌디한 러키님이 더 잘 알겠지만서도,,ㅎ
돌아댕기다보니 현덕 친구의 글이....
웬 욕지거리를 하나?/ 했더니 ㅎㅎㅎ
그런 뜻이 .....
ㅎ 승갑 친구님이 여기까지 오셨군요.
나야 술을 좋아해서 풍주방이 낯설지 않지만 술 좋아하지 않는 친구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가끔 재미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테니 자주 들리시게나.ㅎㅎ
의한님~반갑습니다~^
웬지 의로운 기운이 많이 느껴집니다~^
자주 놀러와주세요~^
오랜만에 유현덕님을 봅니다
신선한 줄임말을 안고 오셨군요
개취대라니... ㅎ
새로운 걸 자꾸 접해야
생각도 신선해지는 것 같아요
유현덕님, 좋댓구알...
불금에 좋은것 배우고,
젊은 기분도 얻어갑니다~^^
네, 풍주방 나들이를 오랜만에 했습니다.
제가 이방저방 잘 다니지도 않지만 조용히 다녀가니 더 그럴 겁니다.
균희님의 단정하고 다소곳한 글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글도 늙는다는데 자꾸 새로운 것을 접하고 익혀야 글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네요.
오늘 개취대와 좋댓구알만 알아도 불금은 외롭지 않을 겁니다.
글로나마 균희님을 자주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ㅎ
주현미 유트브 보면서 뒤의 두 분 특히 키타치시는 분 인상적이더군요. ㅎ
봄날 가지마라~~^^
러키님도 보셨군요.^^
저는 폰보다 PC로 글을 쓰고 유튭도 보는데 이 영상도 피시로 봐야 얼굴 표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네요.
이반석님이 어찌나 정성을 다해 온 몸으로 연주를 하는지 감탄했답니다.
주현미님 공연이나 방송 출연 때도 이 기타리스트와 함께한다고 하네요.
프로에게는 박수를,,ㅎ
좋댓구알 ㅎㅎ
정말 모르면 욕인 줄 알겠습니다
주현미는 어째 더 젊은 여인으로 변했네요
입모양을 보니 주현미가 보입니다
1953년에 어떻게 이런 명곡이 나왔을까요
아코디언과 기타의 만남도 좋아요
ㅎ 첨에 저도 욕인 줄 알았답니다.
말보다 주로 문자로 소통을 하니 줄임말도 많고 이런 단어도 욕으로 알아듣지 않고 유통이 되나 보더라구요.
우리 때에 그랬던 것처럼 쏟아지는 신조어도 나중 도태되거나 살아남거나 그러겠지요.
노래 잘하는 주현미가 반가운 것과 명곡에 관한 마음은 가라니무님과 제가 똑같습니다.
가리나무님도 반짝이는 멋진 봄날 되시길요.ㅎ
몇년전만 해도 이맘 때는 한창 봄날이고 연둣빛 신록이 싱그러운 때인데 요즘은 계절이 너무 빨리 지나기에 봄을 다 느끼기도전테 여름같은 날씨네요
이 노래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
한국 사람이라면요
그래도 아직도 불려지고 있으니 명곡이지요
저는 요즘 쓰는 말을 아예모릅니다
산나리님 다녀가셨네요.ㅎ
저도 올해처럼 4월에 겨울과 여름이 들어있는 경우를 처음 봤습니다.
4월 초에 난방기, 4월 말에는 냉방기를 틀어야 했으니까요.
올 봄은 변덕스런 날씨 덕에 꽃구경도 제대로 할 겨를 없이 후딱 지나가버렸습니다.
오늘 종일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제자리를 찾았네요.
봄날의 노래처럼 빗소리가 참 좋은 휴일 저녁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