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휴 첫날,
하루종일 자다 깨다 뒹굴거리다
과일이 떨어져서 밖에 사러 나왔다가
집을 나선 길에 안양예술공원으로 산책을 나선다.
삼성천 산책길에서 만나는 풀들과 눈으로 인사한다.
안녕 하얀토끼풀꽃아
안녕 노란 애기똥풀꽃아
안녕 노랑 괴불알주머니꽃아
젊은 부부가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삼성천
개울물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본다.
다른 사람들도 그쪽을 들여다본다.
뭔가하고 나도 그곳을 들여다보니
어미오리가 새끼오리들에게 뭔가 설명을 하는듯 꽉꽉거렸다.
주먹만한 새끼들이 어미의 잔소리를
솜털 예쁘게 볼록 나온 궁둥이로
살래살래 듣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삼성천 여기저기 아기 조막만한 오리 새끼들이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세상 생명의 수는 정해져 있고, 한생명이 사라지면
다른 생명이 채워진다는 불교계의 말씀이었을까?
니체의 영원회기 같은 비슷한 말이 떠오른다.
저 풀을 누가 먹고 누구를 또 누가 먹고
먹고먹고 죽고죽고 다시 태어나고...
나는 죽어도 이세상에 남아서
흙이 되고 풀이 되고 되고 되고 돌고 돌고...
내가 너이고, 너도 나이고 너도 나도...
우리는 헤어져도 영원히 만나게 되는...
흙이고, 물이고, 불이며, 바람인 것일까?
물고기는 지는 햇살을 향해 물 위를 뛰어오르고
오리새끼는 물에서 어미를 따라다니는데
나는, 너는, 지금 숨는 놀이 하는감?
봄 놀이는 언제햐?
세상은 지금 너와 나 때문에
봄이 봄을 가리산지리산 하나 봄
첫댓글 긴 댓글이 날아갔어요..ㅠㅠ
다시 올게요.ㅋ
이긍~
어쩌다가... ㅎ
산책길의 소소한 풍경에서도 고귀한 것을 발견하는 균희님의 시선을 따라 저도 산책한 기분입니다.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 어휘인 가리산지리산이란 단어를 아주 적절하게 배치를 했네요.
봄(春)과 봄(見)이 닮은 듯하면서 아니 닮아서 저는 균희님 문장 따라가면서 배웠습니다.
이른 더위 식혀주는 비가 연휴 내내 내린다니 연일 비요일이 될 듯합니다.
평화롭고 감성 촉촉한 휴일 되시길요,ㅎ
이제 저 혼자 산책을 하는 일이 있더라도
유현덕님과 함께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
슬그머니 내 손을 잡을 것 같습니다
오죽잖은 글에서도
취할 것을 선택하시는 안목이라니요.
잊혀지는 옛말과
동음이의어의 언어유희까지 즐기시는 유현덕님,
고맙다는 말은, 좀 더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큰소리로 외치겠습니다 ~^^
아지랑이 넘어 보이는 일렁이는 모습들은
신기루와 같은 것!
있기나 할까요! 너와 나의 봄? 너와 나의 봄이...!
가리산지리산이지 뭐!
선배님, 잘지내시지요?
저는 잘지내고 았습니다.
아지랑이처럼 선명치않게 찾아오는 봄
너와 나의 봄이 뭐냐고 반문하시면
저는 또 지극히 촌스러운 대답을 드려야겠죠.
죽을때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희망이라는 요물은 아니겠는지요?
내 마음, 보관할 곳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ㅎ
새끼 오리들도 어린이날이라고 엄마랑 놀러 나왔겠지요
맞아요
그런거 같습니다~
현명하신 골드훅님~^^
가리산지리산 첨듣는 말이에요. ㅋ
삼성천의 아기 오리들의 재잘거림에서 작은 행복을 봅니다.
엄마품에서 행복할 아기오리들의 삶이 계속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그대는 천사입니다 후후~~~
@골드훅 골드훅님~~^
훅님이 찬사시니 천사로 보이는 듯요~^^
골드훅 천사님 오늘도 즐거운 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