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아주 개빡쳐서 후기 남깁니다. 보통 후기 안남기는편이지만 저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적습니다.
감기가 걸렸음에도 심야영화를 보고 택시 타고 집에 온 저를 동정해주십쇼
더 킹 헨리 5세는 말 그대로 헨리5세의 이야기를 담았담았고 헨리 5세의왕위계승과 아쟁쿠르전투 이후 트루아 조약까지입니다.
일단 배우부터가 에러입니다. 헨리 5세 키가 192인데 티머시 샐러메이는 키가 178입니다. 하지만 외견은 헨리 5세 초상이랑 비슷해서 채용한걸로 넘어가죠
영화 초반 탕아로 나오는데 헨리 5세는 탕아가 아니라 유능하고 잔혹한 군주입니다. 헨리 4세의 측근이었던 헨리 훗스퍼(토트넘 훗스퍼 이름의 유래)가 반란을 일으키자 1403년 부왕과 함께 16세의 나이에 출전하여 슈루즈버리 전투에서 중군 병사들을 이끌고 격렬히 싸웠으며 이로 인해 얼굴에 화살을 맞아 심한 부상을 입고 며칠동안 수술을 하여 화살 촉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어이가 없습니다. 헨리 훗스퍼는 1364년 생입니다. 1403년이면 39살입니다. 근데 영화에서는 이제 막 20대를 넘긴 꼬맹이로 나오고 헨리 5세에게 일기토를 신청하고 패배해서 죽는걸로 나옵니다. 역사에서는 격렬한 전투로 얼굴에 큰 부상을 입고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가져서 전장의 교훈으로 삼는데 그런 전투가 일기토 끝나고 반란군에게는 우리끼리 피를 흘릴 필요가 없다는 평화주의자로 나옵니다.
영화 시간흐름과 제작비용 때문에 그런거면 인정하지만 그래도 도를 지나친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침공 이야기가 나오는데 원래 역사에서는 프랑스가 내전으로 부르고뉴파와 아르마냑파로 나뉘어서 싸울때 부르고뉴파가 헨리 5세를 끌어들였고 헨리 5세는 양측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면서 프랑스 침공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프랑스 측이 헨리 5세를 암살하려는 것처럼 묘사하고 헨리 5세는 전쟁을 막기 위해 3번이나 참는 인내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실제로는 프랑스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는 전쟁광이 평화주의로 나오니 실소를 금할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헨리 5세는 프랑스 침공하면서 아르플뢰르를 공략하는데 이곳의 수비대는 항복하지 않고 굳건히 맞서싸웁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구원은 오지 않고 결국 항복합니다. 헨리 5세는 항복한 수비대 전원을 처형시키는데 영화에서는 아주 자애롭게 여자와 아이들은 내보내고 수비대는 구금하는걸로 끝이 납니다 (잔혹한 헨리5세는 어디갔죠?)
그 다음은 대망의 아쟁쿠르전투입니다.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 헨리 5세에서 나왔던 전투전 연설을 기대했는데 얼어죽을 잉글랜드는 하나다? 이지랄이나 하고 전투씬은 그냥 진흙 장난입니다. 그냥 갑옷에 진흙 칠갑한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군의 수뇌부의 무능한 지휘로 인해 패배하는걸 기대했는데 그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왕자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느닷없이 족보도 없는 프랑스 왕자가 나와서 잉글랜드 병사들한테 맞아죽는 장면은 눈뜨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눈에 크게 거슬린거 저정도 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저게 신경 쓰이면 안보는걸 추천합니다.
더 킹 헨리5세 한줄요약 : 잔혹하고 무자비한 헨리5세를 자비롭고 평화주의로 왜곡한 좆같은 영화
첫댓글 어흐흐흐흑 압도적...감사!!
넷플릭스에서 보려고 대기타는 중이었는데 타인의 희생으로 오늘도 나를 지켰다..!
깊은 빡침이 느껴집니다 내가 그래서 자다 깬듯
누가 재미있다고 해서 봤는데.. 영화자체도 문제가 있음 다부작인지 결말이 무슨 오픈 마인드도 아니고, 기승전에서 결 없이 끝남 ㅋ
헨리 5세가 어릴때 탕아로 나오는건 수많은 헨리 5세를 다룬 작품들의 원작 격인 셰익스피어 헨리 5세의 영향 때문일겁니다. 나머지는 빼박 역사왜곡에 원작왜곡 맞긴해보입니다만...
각색이라고 해도 이건 판타지
어익후.... 담달 넷플릭스에 풀린다고 해서 내심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는데... 이런 일이....
헨리5세는 역시 Sir. 케네스 브래나의 작품이 진리인가...
무기 고증도 엉망인 모양이군요?
우리 킹덤이 훨 나아보이겠군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