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찬희 김해여자고등학교 교사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원한다.
나 역시,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즐겁게 사는 사람에게는… 꿈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 그 목표를 향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삶에는 생기가 있다.
타의에 의한 삶이 아닌 스스로 꿈을 꾸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
우리 아이들이 그랬으면 좋겠다.
12년간 특수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원해 도 갈 수 있는 직장을 찾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없는 상황들을 보면서 고등학교 특수학급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몸으로 느끼게 된다. 오랜 기간 학생들은 장애특성에 맞는 교육, 개인차를 반영한 개별화교육프로그램, 초등학 교부터 진행된 수많은 진로교육들을 받아왔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로의 전환이 어렵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특수 교육이 반성할 점이자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특수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자립'이라고 많이들 이야 기 한다.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특수교육의 여러 영역 중 진로·직업교육이 특수 교육대상학생의 독립적인 생활과 사회적응을 위해 중요한 부분임이 틀림없다.
학교를 떠나 사회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학생들의 모습 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지막으로 지켜보는 곳, 그래서 더 막 중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곳, 우리 김해여자고등학교 학 습도움실의 진로·직업 전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를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진 로·직업교육을 학년별·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① 직 업의식 함양과 기초적인 직업준비 기술 익히기, ② 교내실 습을 통한 직업기능 및 직무능력 향상, ③ 지역사회산업체 와의 연계를 통한 현장실습을 통해 직업생활을 미리 영위 해 봄으로써, 성공적인 사회통합에 한 걸음 가깝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학년이 올라가면서 범위를 넓혀가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였다.
색 하나, 꿈을 생각하다 - 복지관 연계 종이공예 수업
1학년 학생들에게는 올바른 직업의식 함양과 진로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기본적인 직업생활 기 능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김해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연계 하여 무료로 주 1회 2시간씩 종이공예 전문 강사와 함께 수 업을 진행하였다. 다양한 공예활동을 통해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 작업 활동에 임하면서 완성된 작품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게 하였다. 또한 소근육 운동을 통해 눈과 손의 협응, 두 손 사용의 협응, 사물 의 조작력, 손가락의 민첩성과 힘, 지각능력, 모방기능, 신변처리 기술 등이 향상되 었다. 더불어 작업 이해도·자기 통제력·선별 주의력·지속성 주의력 등을 포함하 는 주의집중력 향상도 이루어져 작업치료와 재활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되 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여러 가지 작품들은 교실 내에 작은 전시회를 열어 통합학급 학생들에게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5월에는 리본공예로 만든 카네이션 볼펜을 학교 전체 선생님들께 감사의 선물로 전달하여 학생들에게는 자신감을, 선생님들에게는 우리 학생들의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2학기에는 톨페인팅 자격증반을 운영하여 작품 만들기 과정에만 머 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취득하여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 다는 목표의식과 함께 자기 존중감을 심어 줌으로써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색 둘, 꿈을 꾸다. - 학교 내 작은 기업'카페 나눔'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현장실습은 취업을 위한 최종적인 준비단계라고 할 수 있 는데 모든 학생들을 사업체와 연결하여 직업전 교육을 실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 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 내에 작은 기업을 운영하여 미리 직장생활을 체험해 보며 직업에 대한 목표의식을 심어주기로 하였다.
학교 내에서 어떤 기업체를 운영하면 모두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학교 내에 매점이 없는 사실에 착안하여, 작은'카페'를 운영하기로 하였다.
우선 실질적인 직업훈련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교실 한 곳을 직업훈련실 및 카페 로 설치·운영하였다. 또한 직무 관련 기초 학습 기능 익히기, 작업 도구 활용하기,직업 생활의 규율과 태도 익히기, 금전 관리하기 등 직업기능·직업준비·직업생활 의 모든 영역이 교육과정에 포함되도록 편성하였고,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직업 교육 내용에 포함하여 직무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었다.
또한 동네에 있는 카페에서 현장견학 및 실습을 실시하여 직업능력의 향상을 도모 하는 등 학생들의 취업 및 직업교육을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2학년 학생들을 주축으로 문을 연 카페는 첫날부터 장사진을 이루며 성공리에 신 고식을 마쳤다. 물론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주문을 받는 것에서부 터 영수증을 발행하고 돈을 계산하며 주문표를 나눠주는 것, 주방으로 주문을 건네 는 것, 커피를 만드는 것, 나온 커피를 손님에게 잘 전달하는 것, 교무실로 커피를 배 달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뒷정리하는 것까지 서툴고 실수도 많았으나 카페 운영 후철저한 사후지도를 통해 날이 갈수록 안정되게 운영되고 있다.카페 운영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느끼는 자부심과 자긍심, 자신감 충만, 긍정적인 자기개념은 어떠한 말로 표현을 해도 나타낼 길이 없다. 통합학급 친구들은 물론, 학교의 선생님들과도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루어져 통합교육에 긍정적인 효과 를 거두고 있다.
'카페 나눔'의 운영은 이렇게!
1. 이름의 의미 :' 카페 나눔'의 의미는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의 기술 습득에만 그치는 일회적 활동이 아닌 친구·선생님, 나아
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의미임
2. 운영단계 : 직업훈련실 및 카페 환경 구성 사업 실시 →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 실시 →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 바리
스타 과정반 수료 → 지역사회 카페 현장 견학 및 실습 → 카페나눔 홍보(동영상 상영, 전단지 배부, 메신저 발
송 등) → 첫 주 영업 기념'모든 메뉴 1000원'이벤트 실시 → 카페나눔 단계별 확장 운영(메뉴 추가'오늘의
메뉴'운영) → 학교 축제 일일 카페 운영 → 수익금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
3. 운영시간 : 매주 월요일, 수요일 점심시간(12시 40분 - 13시 20분)
4. 기대효과
① 특수학급 학생들의 직업능력 배양 및 사회성 함양
② 특수학급의 교육활동을 일반학생, 교직원에게 알리고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장애이해교육의 효과를 도모
③ 수익금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하여 장학금으로 지급
색 셋, 꿈을 준비하다. - 지역 산업체 연계 현장실습
지역사회 현장실습이란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직무나 직종별 현장 적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시하는 교육과정이다.
장애학생의 경우 교육현장과 산업현장 간의 전이에 적응하는 시간이 많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에 포함되지 않았던 직종에 취업하고자 할 경 우 장기간의 별도 훈련을 필요로 한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현장실습을 거쳐 취업하는 일은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직면하게 되는 부적응 문제를 해 결하고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한다.
졸업에 직면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전지도-순회지도-추수지도의 절차를 따라 산업체에 파견하여 실시하였다. 우선 근무 여건, 이동 거리, 업 무 특성 등을 고려한 후 지역내 표준사업장인 한울식품을 실습회사로 선정 하였다. 실습을 위한 표준협약서를 체결하여 5월부터 매주 1회씩 현장실습 을 실시하여 여러 가지 작업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학교와 직장의 차이점을 알고 부족한 영역들을 파악하여 학교에 와서 보완·지도하도록 하였다. 처 음에는 힘들어하던 학생들이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확고한 동기와 이유를 가지게 되었고 직장생활에서 상호협력하는 태도와 원만한 대인관계의 형성,성실하고 끈기있게 작업을 수행하는 등 현장실습을 통하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2학기부터는 학생들의 체력 등 신체적 특성과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는 시간 적 특성을 고려하여 매주 2회씩으로 횟수 를 늘렸으며 회사의 실무자가 현장실습기 간 평가를 토대로 졸업 후 우수 실습학생 에게는 취업시 우선 선발한다는 협약을 맺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3학년 학생 세 명이 현장실습을 나간 회사에 취업하는 성과도 이루게 되었다.
처음 현장실습을 시작할 때는 학교가 아닌 회사에서 박스 포장, 물품 분류 등을 하며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보며 마음이 안쓰럽기도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머 리로만 하는 직업교육이 아닌 몸과 마음 으로 느끼는 직업교육이야 말로 우리 학 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하는 생각 이 든다.
- 꿈이 자라는 교실
김해여자고등학교 학습도움실은 다 양한 공예활동을 통해 흥미와 즐거움 을 느끼며 기초 작업 능력을 향상시키 고, 카페 운영을 통해 뚜렷한 목표의식 을 가지고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 며, 실질적인 현장실습을 통해 직업과 좀 더 가까워지는 교육을 하고 있다.우리가 하고 있는 이와 같은 진로·직 업교육이 우리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 주며 사회로 나아가는 꿈을 펼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