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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아실 이..
방송일: 20051011
동영상 : 줄거리:
극본 : 김 수 진
씬1/ 동직 차안(D/ENG)
동직, 운전 중이고 지영, 차안에서
영어학원 교재 펴보고 있다.
지영 (교재 보면서) The program has undergone ~ 아..이게 해즈 빈이 아니구나..
동직, 성가시다는 듯 힐긋 지영쪽보고.
지영 (교재보며) A few ina..
동직 (심기불편 OL) 운전하는데 정신 사납게..쯧..
지영 오늘 학원에서 시험 있단 말이야..
동직 (심술) 아 학생이 시험이 있으면 미리 공부를 해와야지~ (지영 핸드폰 벨 울리고)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차 안에서..
지영 (동직 무시하고 전화받는) 여보세요~ 어 엄마. 나? 나 지금 학원가.. 왜? 이번 주말에? 당연히 못 내려가지~ 시간없어..(사이) 아 바빠..
동직은 운전하다 힐긋힐긋 쳐다보고.
지영 (짜증) 아, 나중에 내려가께~ 나중에 통화해~ 어~(전화끊고) 아.. 엄마는.. 바빠 죽겠는데..
동직 참.. 전화 받는 거 하곤...
지영 (치..) 갑자기 주말에 내려오라고 난리잖아..
동직 아 늬집이 무슨 천리만리냐.. 내려가면 되지..
지영 집에 오라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래? 지상이 치웠으니까 내 차례다 이거지.. 안 갈꺼야..
동직 (기분 안 좋아져 심술) 야! 담부턴 그냥 너 혼자 다녀~ 내가 무슨 학원 버스 기사냐?
지영 (어이없는) 괜히 난리야.. 2시간만 있다가 데리러 와~ 알았지?
동직, 대답 안하고 안좋은 표정으로 있고
지영 그런 동직 보며 답답해 하는데서
TITLE. 내 마음 아실 이..
씬2/ 미자방(D)
아무도 없는 미자방, 스륵 문 열리더니
영옥, 미자 옷 갠 거 들고 들어온다.
영옥, 침대위에 옷 올려놓더니 왠지 아쉬운
듯 침대보도 한번 쓸어보고, 베갯니도 만져보고.
씬3/ 거실(D)
영숙, 혜옥, 우현 거실에 앉아서 태양초
닦아서 꼭지 따며 켁켁대고 있다.
영옥, 쓸쓸한 듯 위층에서 내려와서는
영옥 (쓸쓸) 고거 좀 바쁘다구 이렇게 집이 휑하네..
혜옥 (켁켁대며) 뭐가?
영옥 (쓸쓸) 아 미자..
영숙 (같이 쓸쓸) 그러게 말이우.. 요샌 집안이 무슨 절간 같은 게..
영옥 (일 거들며) 바쁘다구 얼굴 보긴 힘들어두 아직은 주인 있는 방이라고 훈훈하긴 하던데.. 고거 가버리면 이제 적적해서 어쩌누..
영숙, 혜옥, 우현도 울컥하는 듯 조용..
영옥 (괜히 눈물 날 것 같은지 일어서며) 으유 늙은이 궁상, 이래서 욕을 먹는구만.. (일어나며) 거 하던 거 마저 끝내구 점심 먹자.. (방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사람들 의욕 없어진 듯
괜히 태양초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씬4/ 백화점(D/ENG)
미자, 현우와 함께 혼수 가전 보러다닌다.
미자, 괜찮아보이는 식기 세척기 발견,
미자 (만지작거리며) 이거 괜찮다, 디자인도 깔끔한게~
현우 좋네.. 이거 있음 편하겠다~
미자 (목 빼서 다른 쪽 보다가) 어, 저쪽에 청소기 보러가자~ (현우 끌고 거기로 가고)
미자, 현우 청소기 이리저리 보는데
아줌마 직원 다가와서
직원 혼수 고르시나 봐요?
미자 (괜히 기분좋아) 네!
직원 (웃으며 카달로그 펼친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이 모델 어떠세요? 이건 자기가 알아서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거라 굉장히 편해요.
미자 (혹 하는) 얼만데요?
직원 성능에 비해 싸게 나왔어요. 48만원이요.
미자 (비싸지만 아무렇지 않게) 좋긴 한데.. 집안일이야 둘이 나눠서 할 거구.. 굳이 이런 걸 안 사두..
직원 (모르냐는 듯) 처음엔 다 그래요~ 나도 첨에 이 일 시작한다니까 좀 도와주는 척 하더니 몇 달 지나니까 또 나한테 다 맡기구.. 첨엔 몇 번 얘기하다가 나중엔 그냥 내가 하고 말지 한다니까요..그냥 여자만 집안일에 바깥일에 죽어나는 거지..
미자, 그래도 현우는 안 그럴꺼란 생각으로
현우있던 곳을 보는데 현우 없어졌다.
미자, 두리번 대는데
직원 (저쪽보며) 저봐요.. 벌써 딴 짓 하구 있잖어..
미자, 직원 고갯짓 따라가보니 현우 저쪽에
놓인 안마의자 사용해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씬5/ 거리일각(D/ENG)
미자, 현우랑 걸어가며 괜히 떠본다.
미자 자기야.. 나 결혼하고도 계속 일하다보면 녹음 늦게 끝나서 밤에나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어쩌지?
현우 (아무렇지 않게) 어쩌긴.. 어쩔수 없지..
미자 아니.. 그러다보면 빨래도 밀리구.. 밥도 잘 못 챙겨주구 그럴텐데..
현우 (걱정 말라는 듯) 빨래야 한번에 몰아서 하면 되구, 아침은 대충 빵 먹구 그럼 되지 뭐~
현우, 걱정말라는 듯 미자 어깨 감싸는데
미자 (빈정상한 E) 끝까지 지가 하겠단 소린 안하네..
씬6/ 할머니방 + 부록방(N)
거실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앉은 혜옥,
부록방에서 글쓰다가 멍하니 앉은 우현,
둘, 뭔가 많이 쓸쓸해보인다.
씬/ 집 외경(N)
미자 (OFF) 다녀왔습니다~
씬7/ 미자방(N)
(확 티나지 않는 정도로 옛날 고물들이
하나씩 미자방 구석에 늘어나게..)
미자,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온다
미자 (궁시렁) 바깥일만 하구 돌아다녀두 이렇게 힘든데.. 진짜 결혼해서 집안일까지 다 하려면..어휴..
침대위에 털썩 앉는데
혜옥 문 빼꼼히 열고
혜옥 미자야.. 힘들지...?
미자 응? ..응
혜옥 (들어와 앉으며 안쓰럽게 본다) 집은.. 구했구?
미자 (피곤한 듯) 난 주방에 창이 있는 집이 좋은데 잘 없더라구.. 오늘은 그냥 인터넷으로만 알아봤는데.. 내일 직접 가볼라구..
혜옥 (여전히 안쓰러운) 미안해.. 할머니가 도움도 못되구.. 내가 뭐 도와줄꺼라두 있음 말해..
미자 (역시 가족이구나) 아냐.. 할머니~ 가서 주무세요
혜옥 (안쓰럽게 보다가) 그래.. 그럼 푹 자~
미자 어, 할머니두~ (짠하다)
혜옥 나가자, 미자 누우려는데
우현, 꿀물타서 들어온다.
우현 (안쓰러운) ..많이 피곤한가 보네..
미자 (바로 앉아) 응.. 좀..
우현 힘들지..? 그래.. 집은 좀 있디?
미자 (다시 반복) 내가 원하는 게 없어.. 주방에 창 만드는 게 힘든가.. 내일은 직접 다녀볼라구..
우현 (꿀물 건네며) 꿀물이라도 마셔라..
미자 (고맙다) 고마워.. 삼촌..
우현 내가 해줄게 이런 거 밖에 더 있냐..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삼촌한테 얘기하구.. 마시구 푹 자~
우현, 문 닫고 나가자, 미자 꿀물 보며
미자 (흐뭇) 고마워 삼촌... 고마워 할머니.. 나.. 가족이 있어서 너무 좋아...
씬8/ 남자원룸(N)
동직, 또 전화해보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단다.
동직 (성질나는) 뭐야~ 학원수업 세 번 끝나고도 남았겠구만.. 또 회식이네 뭐네 하는 거야?
그때 울리는 동직 전화벨.
동직 (지영인 줄 알고) 야, 너 공부 못해서 보충수업 받은 거지? (하다 놀라) 아.. 어머니.. 죄송해요, 전 지영인줄 알구.. (사이) 지금 아마 수업중이라 꺼놨을 꺼예요.. (사이) 요샌 저도 잘 못봐요.. 지영이가 워낙 바빠서요.. (점점 표정 사악해지며) 아유~ 바쁜데 저 챙겨줄 시간이 있겠어요? (소리죽여 킥킥) 어머니~ 고정하시구요.. 전 다 이해하니까 지영이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마세요.. 네.. (끊고 킥킥) 김지영.. 너 혼 좀 나봐라~
동직, 신나라하며 전화끊고 돌아서는데
정민 맥주 캔 두 개들고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서있다.
동직 (살짝 민망) 왜? 맥주한잔 하게?
정민 (한심하게 보며) 너한테 술 주면 왠지 내가 청소년 보호법을 어기는 것 같다.. (침실로 가버리고)
동직 (말 못알아듣고) 뭔 소리야? 야 나 성인된지 한참 됐잖아~ (침실로 따라 들어가는데)
지영, 흥분해서 전화하며 들어선다.
지영 (흥분) 못된 짓 하는 거두 아니구.. 공부 좀 해보겠다는데.. (사이) 아 난 지금 결혼보다 공부가 더 하구싶다구우~
동직, 지영의 화난 목소리에 찔끔 놀라서 서있다.
지영 왜 내 말은 듣지두 않구.. (하다 전화 끊어진 듯) 아 왜 사람이 말하는데 전화를 끊구 난리야~ 진짜~!! (쫄아있는 동직보고) 오빠가 일렀지? 오빠가 엄마 올라오라 그런 거지?
동직 (빈정 상한) 야~ 내가 맘 같았으면 일러두 벌써 일렀어~ (빈정) 아무튼 오신다니 잘 됐네~
지영 (속 터져) 진짜 왜들 이래? 다 늙어서 공부 좀 해보겠다는데..
동직 (속 없는) 다 늙어서 공부하니까 그러는 거야~
지영 아 몰라~ 엄마 내일 올라오신다니까 오빠가 알아서 해결해..
동직 (얄밉게) 그래~ 난 어머님 오시면 좋기만 하더라~
지영, 나가려다 동직 째려보곤
지영 (속 터지고 분하다) 어우..진짜..
다음날
씬9/ 여자원룸(D)
동직, 괜히 지영 나오나 안 나오나 흘깃
흘깃 침실 쪽 보며 빵 먹고 있고.
윤아 (우유 따라서 내려놓고) 거 흘리지 좀 마쇼.. 어제 싹 청소했는데..
동직, 그 말에 떨어진 거 막 주워먹고.
윤아 어으...
그때 지영, 출근준비하고 침실에서 나오고
동직,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지영, 그냥 나가려다 동직 보고
지영 엄마 오면 오빠가 마중 나가. 난 오늘 강의도 있구 일도 늦게 끝나서 시간 없어..
동직 (생각해보니 열받는다) 야, 너 지금 뭔가 착각하나 본데~ 이 문제의 근본적인 잘못은 너한테 있는 거거든?
지영 (또 화난다) 잘못? 무슨 잘못? 공부하는 게 잘못이야?
윤아, 괜히 분위기 이상하다 슬금슬금
침실쪽으로 가고.
동직 누가 너보고 공부 하지 말래? 하라구~ 해~ 그래서 내가 마음 넓게 이해해주고 있는 거잖아~ 근데 너무 당당.. 아니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지영, 대답도 하기 싫은지 쳐다보고 있고.
동직 (치사하게 나온다) 야, 어머님도 내 편인 거 모르지? 내가 입만 뻥긋하면 니네 어르신들 바로 짐 싸들고 올라오신다~ 조심해라~
지영 (한참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오빠한테 우편물 왔드라..
동직 (바로 표정 바뀌며 두리번) 뭐?
지영 (구두신고 나가며)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
동직, 이런~ 화나서 씩씩댄다.
씬10/ 거실(D)
미자, 출근하는데 쪼르르 서서 배웅하는 할셋
과 우현.
영옥 (미자 옷 정리해주며) 오늘 집 보러간다 그랬냐?
미자 네, 오늘 나도 녹음 없구 현우씨도 일 빨리 끝난대서.. (씩씩하게) 다녀올께요~
일동 그래~ 잘 다녀와/ 차 조심하구~
거실창으로 미자 대문 나서는 거 까지 보고
서있던 할셋과 우현.
영옥 (또 짠한) 저거 밑에 동생이라도 하나 있으면 딱 좋겠구만.. 안 보낼수도 없구..참..
영숙 (조심스레) 저기.. 그냥 다 델구 살면 안돼요? 미자랑 지피디랑?
영옥, 말 뱉으려는데 혜옥이 먼저다.
혜옥 (버럭!) 무슨 소리야~ 아니 우리 좋다구 애들 신혼 망칠일 있어?
우현 (덩달아) 그래요.. 아쉬운건 아쉬운 거구.. 참을 건 참아줘야죠..
영옥 (할말 없어졌다) 그래.. 좋은 얘기들 했네.. 큼..
영숙 (미련) 난.. 그냥 아쉬워서..
혜옥 (또 나선다) 언니, 그러지 좀 마.. 그러니까 늙은이 궁상이 어쩌구 저쩌구 그러는 거야~
영숙 (주눅들어 한숨 푹)
혜옥 언니!
영숙 (놀라) 아.. 알았어...
씬11/ 미자방(D)
아무도 없는 미자방, 문 삐걱 열리더니 혜옥
슬쩍 들어와서는 마치 자기방인양 콧노래 부르며
옷장도 열어보고 화장대 앞에도 앉아보고.
혜옥 (화장대 보다가) 미자 나가면 이 화장대는 빼라 그래야지..내 방에 너무 안 어울리잖아? 호호호~
혜옥, 이번엔 침대위에 뒹굴거리며
혜옥 아~ 좋다~ 그동안 내 방 하나 못 가진 게 젤 서러웠는데 미자 가고 나면 이게 내방 되는 거지~ 킥킥~
혜옥, 뒹굴대다가 이불 뒤집어쓰고 좋아라
하는데 금세 이불속에서 들리는 코고는 소리.
그때 다시 문 삐걱 열리고 방으로 들어오는
우현. 살곰살곰 책상으로 가서 노트북 펴보고
몇 번 두드리다가 턱괴고 창밖보며 사색에
잠긴다.
우현 (너무 좋아서 피식) 킥킥..여길 작업실로 만들면 밤에 시끄럽다고 매형한테 혼날일도 없고, 창고같은데서 벌레한테 물어뜯기면서 글 안써도 되고.. 아~ 좋다~
책상에서 행복해하는 우현과, 이불안에서
푸푸 자고 있는 혜옥.
그때 문 벌컥! 열리자 놀란 두 사람 벌떡
일어서고.
영숙 (문 앞에 서서) 둘다 뭐하는거야?
혜옥 (당황) 어..저기..(하다 우현보고) 사돈은...여기서 뭐해?
우현 (당황) 그런 막내 할머님은요?
셋 서로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고.
씬12/ 보러온 집(D/ENG)
미자와 현우, 집 구조 둘러보고 있다.
집주인 신축이라 정말 깨끗해요. 여름에도 베란다문만 열어놓으면 시원해서 에어컨 필요 없구요..
미자, 현우 구경하는 위로 (E) 전화 벨소리
주인 (전화 받았다 끊고) 저기 집에 잠깐 일이 생겨서.. 천천히 보구 계세요~ 금방 올께요~
현우 네, 그러세요..
주인 가면 미자와 현우 주방쪽 둘러보는데
현우 식탁에 앉아보고는
현우 여기 이렇게 앉아서 자기가 찌개 끓이는 모습 보면 되게 행복하겠다..
미자 (씽크대에서 수도꼭지 틀어보다 E) 저봐..저봐.. 자기가 끓여주겠단 소린 절대 안하지? 현우씨도 별수 없는 남자구만..
미자 도저히 안 되겠는지 식탁에 앉아서
가방에서 종이 꺼낸다.
현우 뭐하게?
미자, 종이에 가사 목록을 적는다.
INS// 빨래, 거실 청소, 화장실 청소 등등..
미자 한참 적다가 다 적었는지 종이 내밀며
미자 자, 이중에서 현우씨가 맡아서 할 거 체크해봐~
현우 (종이 받아서) 이게 다 뭔데? 빨래.. 청소.. 아~ 집안일 나눠서 하자구?
미자 (펜 꺼내주며) 얼른.. 뭐 할꺼야?
현우 (종이 보다가) 그럼 이러지말구 서로 잘하는 걸 맡아서 하는 게 어때? 그게 더 효과적이잖아~
미자 (의심 E) 너 혹시 머리 쓰는 거니? ..뭐지? ..어쩌지? 최미자 생각해라.. 생각해..
현우 왜 하기 싫어?
미자 뭐.. 좋아..
씬13/ 주방(D)
식탁에 마주앉아 씻은 그릇 행주로
닦고 있는 우현과 혜옥.
근데 시선은 서로를 향해있다.
혜옥 (E) 언제부터 미자방을 눈독 들이구 있었던 거야? 차.. 언감생신.. 언감상심? 언감생심?
우현 (E) 하는 거라곤 맨날 TV만 보시는 거 밖엔 없으면서.. 미자방 가져서 뭐하시게요.. 치..
둘 계속 맘속으로만 말을 주고받는 듯
서로 시선만 오가다가
혜옥 (선빵이다!) 내가 더 나이많아!!
우현 (지지않고) 액면가로 따지면 제가 더 많아 보여요~
혜옥 (당황하다 다시 생각하고) 난 여자잖아!! 사돈은 레이디 퍼스트도 몰라?
우현 전 돈 벌잖아요~ 요즘 세상엔 다 머니 퍼스트인거 모르세요?
혜옥 (말 막히자) 어머..사돈 지금 나한테 말 대꾸하는건가?
우현 시작한 건 이모님이신데요~
혜옥 (이마 짚으며) 언제 우리 집이 이렇게 근본 없는 집이 됐는지.. 옛날 같았으면 자넬 물볼기를 쳤어도 수백대는 쳤을 께야~ (분위기는 여인천하다..)
영옥 (거실서 OFF) 아 주방 시끄러!!
우현과 혜옥 그 말에 아쉽지만 입 다물고.
혜옥 (소리죽여 염장질) 그래두 내가 키도 더 커~
씬14/ 보러온 집(D/ENG)
주인, 문 열고 들어와 보는데
현우, 미자 마주앉아서 심각하게
종이를 들여다보고 있다.
주인 뭐하는 거래? (점점 의심스런 표정으로 바뀌는)
주인 다시 나가고.
씬15/ 여자원룸(D)
짐 들고 들어서는 동직과 지영모, 지상
지영모 (집안 보고 놀라며) 여자애들이 사는 집안 꼬라지 하고는.. 정말 자네보기 민망해서.. 원..
동직 아니에요.. 저야말로 걱정끼쳐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죠..
지상 참.. 누난 대학교까지 나왔으면 됐지.. 무슨 공부를 또 한다구.. (하는데)
동직 (지상이 툭 친다) 어머니.. 나가서 식사라두..하시죠..
씬16/ 부동산(D/ENG)
부동산 아저씨와 얘기중인 혜옥.
혜옥 저.. 신혼부부가 살 껀데요.. 회사는 여의도구요. 한 20평 정도? 근데 주방에 꼭 창이 있어야 돼요
부동 (매물정보 보며) 요즘은 영 매물이 없네요.. 좀 전에 (메모 꺼내며) 이분도 신혼집 알아보러 오셨는데.. 그리고 보니 그분도 주방 창 얘길 하시는 것 같던데.. 요즘엔 그게 인긴가 봐요?
혜옥, 감이 온다. 그 연락처 휙 빼앗아서는 북북
찢는다.
부동 (황당) 아니..뭐 하시는..
혜옥 (생글생글) 얼른 좀 찾아봐 주세요~네?
씬17/ 보러온 집(N/ENG)
미자, 손톱까지 물어뜯어가며 골똘히
종이보는데 체크해놓은 게 ‘쓰레기 버리기’
밖에 없다.
현우 (슬쩍 넘겨보며) 다 했어?
미자 (여전히 손톱 물어뜯으며) 아직.. 좀만 기달려봐.. (E) 집안일이 이렇게 전문적인 것들 밖에 없었나?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텐데..
현우 (종이 뺐으며) 줘봐~ (눈으로 쭉 훑더니) 뭐야..하나도 없네..
미자 (발끈!) 쓰레기 버리기.. (찔끔) 그거 있잖아..
현우 (어이없어 웃으며) 이야.. 여기 또 공주님이 한분 계셨네.. 하긴.. 할머님들이 오죽 잘해주셨겠어..
미자 아냐~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면 진짜 제대로야~ 왜~ 접때 내가 한 음식 먹었던 거 기억 않나?
현우 (그때가 떠오르는 듯) 으.. 그 얘긴 꺼내지마..
미자 (발끈!) 지금 자기 나 무시하는 거야?
현우 (장난끼 발동) 무시하긴~ 누가~ 그냥 빨래, 청소, 식사준비 이런 건 내가 할게.. 자긴 잘 못하잖아..
미자 (열받은) 됐어!! 내가 다 할꺼야!!
현우 (여전히 짖궂게) 뭐하러~ 같이 하면..
미자 (열받아 OL) 자긴 손도 대지마! 알았어?!!
현우 (그런 미자가 우습고 귀엽다) 그래.. 뭐 자기가 정 그렇다면 야..
미자 (덧붙여) 애도 내가 다 키울꺼야!! (헉!)
씬18/ 보러온 집 밖(N/ENG)
동네 아줌마랑 얘기 나누고 있는 집주인.
집주인 글쎄 둘이 종이만 꼬나 보고 분위기가 이상~한게 뭔 사연 있구나 했더니만.. (손뼉 딱 치며) 아까 올라갔더니 여자가 ‘애도 내가 다 키울꺼야!!’ 그러지 뭐야..
아줌 (다 안다는 듯) 양육권 갖구 그러는구만.. 참 젊은 사람들이..
집주인 요새 이혼을 누가 나이 따져가며 하나? 근데..이혼한다면서 집은 왜 보러왔대?
아줌 아, 여자가 꼴도 보기 싫다구 나가 살겠다구 그랬나부지~
그때 울상인 미자 먼저 건물에서 나오고,
현우 싱글거리며 나온다.
아줌마와 집주인 수상하게 보고.
집주인 (어색하게 웃으며) 어떻게.. 잘 보셨어요?
현우 (살짝 민망) 아.. 네 너무 오래봐서 죄송해요.. 연락..드리겠습니다..
먼저 쑥쑥 걸어가는 미자 따라잡으려
얼른 따라가는 현우.
아줌 (둘 뒷모습보며) 남자가 훤칠한 게.. 여자들 꽤나 따르겠어~
아줌마와 집주인의 투샷이 뒤로 잡히고
미자 울상으로 쑥쑥 걸어가고 있다.
미자 (억울 E) 아우.. 진짜.. 최미자.. 혼자 독박 다 쓰고 잘~한다~ ..어우.. 어우..
현우 (싱글거리며) 같이 가~ 자기야~
미자 (억울한 표정으로 휙 돌아서고) 다시 해..
현우, 미자가 귀여워 씩 웃는다.
씬19/ 까페(N)
밥 먹고 있는 동직과 지영모, 지상
동직 어떻게.. 맛이 좀 괜찮으세요?
지영모 맛있네.. 자네도 많이 들어~
그때 터덜터덜 들어선 지영, 털썩
자리에 주저 앉는다.
지상 (지영 냄새 맡아보더니) 어? 누나 술 마셨어?
지영 (물 들이키며) 어.. 같이 스터디 하는 사람들이랑 한잔 했어.
동직 (발끈) 뭐야. 너.. 거기 거의 남자들이래매?
지영모 너 공부 핑계대고 그러구 다니는 거니?
지영 (짜증스러) 어떻게 생각이 그리로 튀냐? 참내..
지영모 (잔소리 시작) 넌 어쩜 그러니? 어쩜 그렇게 니 생각만 해~ 요새 늬 아빠 집안 모임에도 잘 안갈라 그래~ 창피하다구.. (지상이 가리키며) 얘네 사돈댁은 어떻구.. 은근슬쩍 니 혼처자리 얘길 하는데.. 내가 사돈댁한테서 그런 얘길 들어야겠냐?
지상 그만해요.. 엄마..
지영모 그만하길 뭘 그만해!! 남들은 손주새끼 재롱에 눈가에 주름 생기는 게 걱정이라는 판에 내가 이 나이에 딸자식 걱정하느라 주름 생겨야 되겠냐?
지영 (화난다) 누가 결혼 안하겠대? 한다잖아~ 그냥 좀 하고 싶은 거 먼저 하고 결혼하면 큰일 나?
지영모, 지영 옥신각신 하는 중에
지상, 슬쩍 일어나며
지상 그럼 나 먼저 가~
동직 어디 가게?
지상 처가에 가봐야돼~ 분위기도 안좋은데.. 먼저 갈게 형~ (인사하고 나간다)
지영모 니 나이가 이팔청춘 꽃띠면 누가 뭐래!! 서른 고개 지나서 이제 곧 내리막길 들어서잖어!!
지영 엄마만 그래! 엄마만!!
지영과 지영모 열심히 싸우는데
동직은 끼어들지도 못하고 눈만 굴리고
앉았고.
씬20/ 주차장(N/ENG)
주차장에 차 세운 동직, 차에서 내려 밖에
서있는 지영과 차안에 남은 동직모.
동직 (난처한 표정으로 차안에 대고) 저기..늦었는데 오늘은 올라가서 주무시구 내일 내려가세요..
지영모 (답답한 듯) 자네도 문제야..아 10년을 사겼으면서 지영이 저거 하나 못 구워삶아서..(하다 말해 뭐해..) 됐어..그냥 기차역에 데려다주게..
동직 (죄송스럽다) 어머니..
동직, 지영쪽 보고 얼른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짓.
지영 (별수없이 다가와 툴툴) 올라가서..자구 가..
지영모 (삐진) 됐다! 내가 왜 멀쩡한 내 집 두고 지 혼자 큰 줄 아는 딸년집에서 신세를 지냐?
지영 (성의를 보였건만) 그래. 그럼 맘대루 해!!
지영, 확 올라가 버리고, 난처한 동직.
씬21/ 여자원룸(N)
지영, 집으로 쿵쾅대며 들어서고
윤아 바닥 꺼지겠다.. (하다) 어머닌? 벌써 가셨어?
지영 (마음도 안 좋고 답답하다) 몰라..
지영, 쇼파에 주저앉자 윤아 따라오고.
윤아 (다 안다) 으이그.. 기집애.. 엄마한테 그러구 나니까 맘 안 좋지?
지영 (답답) 동직오빠나 엄마처럼.. 진짜 가까운 사람들이 날 이해 못해주면 그게 너무 답답해..
윤아 가까우니까.. 가까우니까 그런 말 하는 거야.. 니가 넘어지고 다치고 하는 거 맘 아프니까..
지영 (표정 안좋다)
씬22/ 거실(N)
혜옥, 꾸벅꾸벅 졸면서 앉아있고
영옥 아, 졸리면 들어가서 자~ 너 보구 있으니 멀미난다..
혜옥 (눈 비비며) 아직 미자 안 왔어?
영숙 아, 바쁜 미잘 왜 찾어..
우현 (다 안다는 듯 사악하게 웃으며) 피곤하면 들어가서 주무세요오~
혜옥 어머..됐네요!!
그때 터덜터덜 들어오는 미자.
미자 다녀왔습니다~
옥/숙 오냐~ 수고 많았다~/왔어?
바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미자에게
달려가는 혜옥과 우현, 덕분에 미자
바닥에 털썩 넘어지고.
미자 아..왜 이래..
혜옥 저기 미자야 내가 오늘 집 좀 알아봤는데 아직은 매물이 없어서 내가 연락처 알려주고 왔어~
미자 고마워..
우현 미자야 나두 오늘 부동산 여러곳 돌아다니면서..
혜옥 (승리의 미소 OL) 연락 안 올꺼야..아마..
우현 무슨 소리세요?
혜옥 (교활) 그런게 있어~
우현 (불안) 그게 뭔데요?
부록, 퇴근해 들어온다.
부록 다녀왔습니다~
미자 다녀오셨어요? (하며 슬쩍 빠져나와)
미자, 영옥 잡고 무릎 베고 눕는다.
영옥 짠한지 미자 머리 쓰다듬어 준다.
미자 (응석부리듯) 할무니..나 그냥 여기서 살까? 현우씨랑?
부록 (짠하게 바라본다)
영숙 (나서며) 그래.. 그냥 여기서 살어.. 우리랑 살면 좋지~ 할머니들이 맨날 들여다보고 보살펴주고..
옥/현 (동시에) 안돼요!!
미자 왜?
일단 소리는 질렀는데 마땅한 구실이 잘
안 떠오른다.
혜옥 저기.. 그러니까.. (우현 툭 치며) 아 말 좀 해봐~
우현 아..아무래도 신혼인데 이런 옛날 집에서 시작하는 것도 좀 그렇고..
혜옥 (맞장구) 그렇지.. 그리구 독수공방살 천지인 집에 젊은애들 가까이 가구 그러는 거 안 좋아~
미자 (괜히 서운한 듯) 치.. 할머닌 나 내보내구 싶어서 신났구나~ 걱정마세요~ 집 못 구하면 현우씨 오피스텔에서라두 살 거니까~ (일어나며) 에구~
영옥 (섭섭하지만) 그래.. 따로 살아야지.. 그럼..
혜/우 (신난 표정/ 서로 견제하는 표정)
미자 (2층으로 올라가다) 나 시집가면 2층방 비니까 필요한 사람이 쓰면 되겠네~ (올라가고)
부록 (씁쓸) 허허.. 그러면 되겠네요. 썰렁하지도 않고..
그말에 우현과 혜옥 좋아라 하는데
영옥 (빽!!) 됐어! 방을 쓰긴 무슨.. 시집가면 아예 안 올 거야? 명절때든 오면 지서방이랑 묵고 가야 할 거 아냐?
혜옥 (강한 반대) 왜 멀쩡한 방을 놀려~ 말도 안되지~
우현 (동조) 맞아요~ 필요한 사람 있으면 줘야죠~
영옥 (의아) 왜 이래들.. (가만히 보다가) 오호라.. 요거 미자 방을 노리구 그랬던 거구만..
혜옥 어머.. 아니야 언니~ 난 아니구 사돈이~
우현 (억울) 이모님! 나이로 밀어붙이실땐 언제구~~
혜옥과 우현 막 툭탁대는데
영옥 아, 시끄러!! 나이 먹은 거나 덜 먹은 거나 또옥깥애 아주.. 어쩜 그러냐들.. 인정머리라곤 아휴..
(하며 영숙 보면)
영숙 (한심하다는 듯 한숨 쉬는데)
영옥 (그 모습 보곤) 넌..?
영숙 (갑작스런 지적) 뭐가요..
영옥 내 생각에 너도 결정적으론 속이 없는 걸로 아는데... (의심스런) 어여 불어~
영숙 (움찔) 불긴 뭘 불어요?
영옥 (다 안다) 꼭 내가 움직여야 겠냐?
씬23/ 미자방(N)
미자, 옷 갈아입으려는데 갑자기 부서질 듯
크게 열리는 문.
미자 (옷으로 몸 가리고) 깜짝이야!!
언뜻 보면 방에 티가 별로 안난다.
영숙 (능청) 아.. 뭘 어떻게 하라구요?
영옥 (뭔가 보이는 듯) 얼른 치워~
영숙 (여전히) 아..뭘요? 어디요?
영옥 (눈 부릅뜨고) 아 안치워?
영숙, 포기한 듯 슬금슬금 가서
책상 위, 침대 옆, 화장대위 등에 올려놓은
고물 등등 다 가져오고.
미자 (놀라) 어머.. 할머니 다 언제 갖다 놓은거야?
영숙, 시치미 떼고 영옥 옆에 서면
영옥 (의심) 그게 다야?
영숙 (안타까운) 저번에 내 고물로 돈도 벌었잖수?
영옥 (단호) 피를 볼래?
영숙, 궁시렁대며 침대 및 옷장 속,
TV뒤에 있는 고물들 꺼낸다.
영숙 (궁시렁) 미자야.. 니네 와서 자도.. 침대만 쓸 수 있으면 되지 않냐? ?
미자 (황당) 어?
영옥 (때릴 듯) 아니 이년이 그래도!!
영숙, 얼른 고물 들고 튄다.
씬24/ 대합실 일각(N/ENG)
표 끊어서 가져오는 동직.
동직 한 30분 남았네요.. (할말도 없고 손만 비비고)
지영모 내가..자네한테 할 말이 없네..딸이라고 너무 오냐오냐 키운 것 같기도 하고..
동직 아니에요..
지영모 어쩜 그래.. 무뚝뚝한 지네 아버지랑 살면서 그저 정 붙인 거라곤 첫딸이라구 저뿐이구만.. 내가 지영이 저거 뒷바라지 하느라 그 흔한 꽃꽂이, 에어로빅.. 근처도 못 가봤네.. (서럽다)
동직, 묵묵히 듣고만 있고.
지영모 (눈물 훔치며) 내가 미안하네.. 딸 잘못 키웠어..
동직 (조용히 말 꺼내는) 지영이 잘 컸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덕분에 누구보다 훌륭하게 잘 컸어요..
지영모, 뭔소린가 싶어 동직쪽 보고.
동직 어머니! 전 지영이 하고 싶은 거 다 해주고 싶어요. 저 무명시절 아무도 후원해주지 않았을때도 지영인 제 편이었어요. 어머니.. 저희가 결혼하는 과정을 길게 잡은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공부도 제가 다 시킬게요. 결혼해서 애 낳고도 공부 계속하고 싶다면 제가 애 업고서라도 촬영장 다닐게요.. 지영이 믿어주세요. 어머니..
F.O
씬25/ 여자원룸 거실 + 침실(D) -에필로그
F.I//전화 받고 있는 지영
지영 (슬쩍 거실 넘겨다보고)동직오빠가 진짜 그랬어?
지영모 (F) 그래..이제 연예인 됐다구 겉멋만 잔뜩 들었나 싶더니만 동직이 나이들수록 애가 괜찮아 지는 것 같애..
지영, 미소 지으며 거실쪽 넘겨다보는데
동직, 지영의 교재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지영 내가 엄마 닮아서 남자 보는 눈이 좀 있잖아..
//지영 거실로 온다.
지영 (왠지 미안) 미안해 오빠.. (하는데)
동직 (지영 교재 보다가 화들짝 놀라) 어?
지영 (동직에게 다가가다 펼쳐진 교재를 보는데)
교재에 등장하는 인물들 얼굴에 색칠돼있다.
어이없어서 가만히 보는 지영.
동직 (당황) 아니..한 사람만 할려구 했는데 하다보니까 색감이 좀 안 맞는거 같애서..
지영 (어이없이 보다가 픽 웃으며) 밥이나 먹자~
동직 (살았다) 그래..헤헤
지영, 동직 팔짱 끼고 주방쪽으로 가며
지영 설마.. 전부 다 해 놓은 건 아니겠지?
동직, 움찔 놀라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