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100일, 생계 위해 대출 받기도
어제는 5월 8일, 어버이날이었다.
한 MBC 기자가 오전에 지방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를 어머니는 “괜찮다, 모든 것이 다 잘될 거다”라며 격려했다.
MBC 노조 홍보국장이기도 한 이용마 기자는 “나는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 반드시 승리해 어머니께 공정방송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지난 3월 20일, 회사의 업무복귀 명령을 어기고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김재철 MBC 사장이 선임된 이후 그를 포함해 지금까지 MBC 조합원 6명이 해고되고, 103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징계자 수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어제는 MBC가 파업 100일을 맞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1월 30일부터 그들은 줄기차게 “김재철 사장 퇴진”, “언론자유, 공정방송”을 외쳐왔다. 석 달 넘게 월급은 받지 못했고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김 사장 체제이후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 보도는 사라졌다. 그는 김 사장 퇴진만이 MBC의 공정보도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 또한 파업주도를 이유로 해고됐다.
정 위원장은 이어 김 사장의 법인카드 개인사용 의혹도 제기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호텔 숙박, 마사지숍, 여성 명품 구매 등 7억 원 상당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또 최근에는 무용가 정명자 씨에게 회사 후원금을 주는 등 특혜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와 관련된 모든 비리를 내, 외부적으로 취재해 왔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정 위원장은 강조했다.
KBS 또한 어제 파업 64일째를 맞았다.
지난 3월 6일에 시작된 파업 이유는 MBC와 같다. “김인규 KBS 사장 퇴진”
KBS 새노조 기훈석 조직부장은 “KBS 이사회 그리고 대통령이 공영방송의 사장을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위배된다”며, “낙하산 사장 방지법을 논의하고 김인규 사장을 언론청문회에 세우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KBS 이사회 이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11명의 이사는 여당 추천 인사 7명, 야당 추천 인사 4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이 같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참여형 사장 선임 등이 논의되고 있다.
KBS, MBC ‘공정방송’ 텐트치고 무기한 농성
지난 7일에는 KBS, MBC노조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광장에 80개의 ‘희망텐트’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국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또한 미사를 열어 이들의 싸움에 힘을 보탰다.
두 노조는 KBS 50명 이상, MBC 60명 이상이 조를 주야간으로 나눠, 24시간 농성을 이어간다. 그리고 매일 저녁 7시 30분 시민들과 함께하는 촛불 문화제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