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별들이 하는 짓/박재삼
어린 시절에도
내 고향 하늘의 별들은
바다 위에 쏟아질 듯
아슬아슬하게 떠 있더니
스물 몇 해를 헤매다
방금 돌아오는 이 눈썹 위에 다시
곤두박질로 내려오고 있네.
아, 물결의 몸부림 사이사이
쉬임없이 별들이
그들의 영혼을
보석으로 끼워 넣고 있는 것을
까딱하여 나는 놓칠 뻔하였더니라.
===[박재삼 詩 100選, 박재삼문학관운영위원회]===
어린시절 가을밤 멍석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병아리 입처럼 작은 별들이
수없이 반짝거렸습니다.
힘에 겨운 별들은 가끔 떨어지기도 했지요.
별이 떨어지는 순간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동네 어른들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은 저는 소원을 말 할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 별에게 너무 빨리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불만을 털어내곤 했습니다.
귀뚜라미가 죽어라 울어대면
아랫동네의 개 짖는 소리가 가을밤 공기를 찢어버리곤 했습니다.
전기불이 없던 심심산골 고향엔 높고 커다란 가로등 역할을 하는 달빛이 구불구불한 길이며 숲을 밝게 비추면서 서쪽하늘로 갔습니다.
구름이 달을 감싸 안기도 하고
달이 구름 뒤로 숨기를 반복할때
저는 어느새 달 속 토끼와 노는 꿈을 꾸며 멍석에 누워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시 한 편을 감상하며
어린시절 고향을 추억하는 이 시간이
마냥 행복합니다.
여유로운 주말되시고 좋은 일이 많으시길 빕니다.
=적토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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