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운동권 정당이면서 전업 정치인, 생계형 정치인들의 정당입니다. 학생운동을 거쳐 30대 초반에 정당에 들어온 이들은 보좌관, 당직자로 10년 이상 도제식 훈련을 받았거나, 학생회 선거부터 대선까지 머리와 몸으로 선거를 배우며 선거 머신으로 단련된 사람들입니다.
정당 사무실에서 복사하고 청소하고 논평 자료를 정리했던 이 청년들은 몇 년 뒤 국회의원으로 점프했고, 정권을 잡자 교육부, 국토부, 문화부, 중소기업부 장관을 했습니다. 공부 안 하고 세금 제대로 내본 적 없다고 비난할 수는 있지만, 이들은 바닥부터 국회와 정부를 보고 배운 생계형 정치인입니다.
생계형 정치인들에게 당선은 천국, 낙선은 지옥입니다. 이기면 살고 지면 죽습니다. 정권을 잡으면 자리와 금전 보상이 따르고 정권을 빼앗기면 바로 실업자가 됩니다. 문재인 정권 말기에도 연봉 1억 원 이상의 자리가 나면 끝없이 낙하산으로 들어갔고 일부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처럼 생계유지는 숭고하면서 구차한 일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부분 부업형 정치인입니다. 정치가 아닌 자신의 분야에서 수십 년 경력을 쌓아, 50대나 늦으면 60대에 정치에 뛰어듭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사였고 김기현 대표는 판사였습니다. 원내대표와 전·현직 사무총장 모두 경찰이었습니다.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은 상위 0.1% 공무원 출신입니다. 긴급 투입된 혁신위원장 인요한은 의사입니다. ‘당선 천국, 낙선 지옥’의 생계형 정치인들과 달리 부업형 정치는 ‘당선 천국, 낙선 유턴’입니다. 돌아갈 곳이 있는 이들은 그리 절박하지 않을 겁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당선은 천국이고, 낙선은 지옥입니다. 그러니 무슨 수를 쓰든 당선이 되야 하고 직을 유지해야 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선이 되기 위해선 무슨 일이든 다 합니다.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를 파면하겠다는 민주당의 탄핵 발의가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100% 찬성’에 담긴 비(非)민주성 때문이다.
이 엉터리 탄핵을 밀어붙인 민주당 지도부의 무모함도 놀랍지만, 소속 의원 168명 전원이 단 한 명도 반대 없이 서명한 것이 더 충격적이다. 탄핵 사유가 ‘위장 전입’ ‘리조트 이용 청탁’ 같은 것이어서 법적 요건이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이다.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는 방탄 목적임이 너무도 명백하지만 탄핵을 빙자한 이 사법 방해 공작에 민주당 의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민주당에 민주 없다’는 조롱은 틀리는 말이 아니었다.
두 달 전 이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 때 반란표가 나오자 민주당에선 배신자 색출 광풍이 불었다. 찬성표 명단이 나돌고 ‘수박 감별기’가 등장하는가 하면 배신자로 찍힌 의원들에게 문자 테러며 살해 협박까지 쏟아졌다. 험악한 분위기에 눌린 몇몇 의원이 “난 반대표를 던졌다”며 자아 비판에 나설 지경이었다.
‘개딸’들에게 압박받던 비명계 중진이 “조선노동당도 아니고...”라 한탄하고, 전 남양주시장이 민주당을 “히틀러 나치당”에 비유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표현은 거칠지만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소수에게 분출하는 집단 광기가 전체주의 독재 정당을 빼닮았다.
민주적 정당의 기본 중 기본이 도덕성이다. 민주당의 도덕 수준은 공당(公黨)이라 하기 민망할 만큼 피폐해진 지 오래다. 5년 사이 민주당 소속 시장·도지사 3명이 성폭력 스캔들로 낙마했다. 정상적 정당이라면 이것만으로도 해산감이나 민주당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고 보궐선거에 후보까지 냈다.
성매매가 적발된 제주 도의원, 동료 의원을 성희롱한 세종·부천 시의원, 혼외녀에게 낙태를 강요한 서울 시의원 등 민주당 정치인의 성추문은 꼬리 물고 이어지고 있다. 운동권 출신 3선 의원이 자기 보좌관을 성추행한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렇게까지 성적으로 타락한 정당을 본 일이 없다.
국회법 사건을 빼고 각종 부패 혐의로 기소·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이 총 24명이다. 이 중 19명이 민주당 소속이거나 탈당한 전직 민주당 의원이다. 유죄가 확정돼 의원 자격을 상실한 최강욱,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면책특권에 숨은 김의겸을 빼고도 이렇다. 범민주당 의원 10명 중 1명꼴로 부패 범죄에 연루된 셈이다.
전당대회 때 돈 봉투 뿌리고, 업자에게 뇌물 받고, 인턴 월급 빼돌리고, 은행에 채용 민원하고, 지인 아들 재판에 청탁하고, 선거에 개입하고, 위안부 할머니 돈을 횡령하고, 수십 억 원대 코인을 굴리는 등 온갖 잡범 같은 사건이 망라돼 있다. 당대표부터 대장동·백현동·위례 비리에다 위증 교사까지 범죄 혐의 백화점이다. 세상에 이런 정당은 없다.
민주당은 ‘늙은’ 당이다. 80년대 세계관에 머문 운동권 세력이 아직까지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송영길 전 대표의 “어린 놈” 발언은 민주당을 지배하는 86 운동권의 정신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세상에 뒤처진 채 나이로 호통 치는 ‘꼰대’가 되었음을 자기 고백한 것이었다.
그는 수십 명에게 돈 봉투 돌린 사건이 “무슨 중대 범죄냐”고 했는데, 운동권의 도덕성이 이런 수준이었다. 그러니 김민석(서울대 82학번)이 불법 정치자금 7억 원을 받고도, 김의겸(고려대 82)이 재개발 투기를 하고도, 조국(서울대 82)이 입시 서류를 조작하고도 고개 빳빳이 쳐들고 큰소리치는 일이 벌어진다.
민주당이 글로벌 시대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도 그 당의 주도 세력이 운동권 이념에 갇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앞에서 ‘국가 주도’를 외치고, 북한·중국의 전체주의 독재 체제를 편들고, 한미 안보 동맹을 폄훼하고, 일본에 ‘죽창가’ 타령하는 것이 80년대 대학가의 반미·반제국주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86 운동권은 2002년엔 노무현, 2017년엔 문재인을 옹립해 권력의 중추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젠 이재명에게 올라타 또 한 번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
신당 군불을 때는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향해 “고쳐 쓸 단계를 지났다”고 했다. 탈당을 정당화하려 한 말이겠지만 이것은 민주당에 정확히 들어맞는 말이다. 국민의힘은 무능하고 무기력하지만 그래도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고개 숙이는 양심은 있다.
민주당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당이다. 1년 내내 대표 방탄용 국회를 열고,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던 약속을 뒤집고, 범죄를 수사하는 검사를 좌표 찍어 공격하고, 엉터리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며 두 번 죽이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뭐가 잘못됐냐 한다.
민주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으면서 선거 공학 기술만 탁월한 이 낡은 정당을 고쳐 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
출처 : 조선일보. 오피니언 칼럼, 고쳐 쓸 수 없는 정당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해 대표 시절 대선을 앞두고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더니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수세에 몰리자 입장을 번복하고, 더 나아가 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분주합니다.
여야가 선거제 개편에 합의하지 못하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인데,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지지율보다 적을 때 비례대표로 모자란 50%를 채워 주는 방식입니다.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에 적용되지만, 선거법 개정이 없다면 내년엔 47석에 전부 적용됩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꼼수 위성정당’ 논란을 낳았는데, 더불어시민당이 민주당의 급조된 꼼수 위성정당이었고, 열린민주당도 사실상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정당들은 모두 선거가 끝나고 민주당에 흡수됐습니다. 급조된 위성정당에서 인물 검증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으니 김의겸, 양이원영, 김홍걸, 최강욱, 윤미향 등 자질 논란을 일으킨 의원들 대다수가 위성정당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민주당 의원이나 사람들에게 당선은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하루아침에 먹고 살만해지고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여의주를 얻는 일입니다. 그러니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위에서부터 저 아래까지 오로지 감투를 쓰는 일에만 전력투구를 할 뿐인데도 우리 국민은 그들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