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둘이 만나 서는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 서정윤*
1.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날리는
아득한 미소,
기장-안동보리밥-식당앞 연못
2.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기장-해동용궁사-앞에서
홀로 선 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 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 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르르는
이 작은 가슴.
백자산-어느채소밭 울타리-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 간다는 걸
한 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때
나는
또 다시 쓰러져 있었다.
영덕-푸른바다-도로가에서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
내손엔 아무것도 없으니
미소를 지으며
체념할 수 밖에...
부산-광안리해수욕장-에서
위태위태 하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이
산산이 부서져 버린
어느날,나는
허전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서고 있었다.
마산-저도 연륙교-다리위에서
4.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면
나는<움찔>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그가
나에게서 멀어져 갈 땐
발을 동동 구르며 손짓을 한다.
대신대학교앞 텃밭 웅덩이에서
만날때 이미
헤어질 준비를 하는 우리는,
아주 냉담하게 돌아 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파오는 가슴 한 구석의 나무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고창-선운산- 들머리 입구에서
떠나는 사람은 잡을 수 없고
떠날 사람을 잡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할 수 없다.
떠날 사람은 보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도.
부산 -가덕도휴게소-에 들려서
5.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 영남대 기숙사앞- 은행나무
<이번에는>
<이번에는>하며 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서는
더이상 바랄수 없을 깨닫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거창휴게소에서.
아무도 대신 죽어지지
않는 나의 삶.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고창 선운산
6.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영덕 축산항 앞바다에서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산해운대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세우며
<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
백자산아래 텃밭 웅덩이
7.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청도 전유성'니가쏘다째"카페 근처에서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로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봉화 래프팅에서
허전한 가슴을 깨울수는 없지만
<이것이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통영 -달아공원-에서
비가 그친 12월 3일 오전에...
그대여!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人生 시간이라
얼마 남았는지 알 수 없는 인생을
서로에게 맡긴 채 행복해 하지 않으렵니까?
고운 날들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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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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