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르 마테우스(99년 4월 디나모 키예프전) "바이에른 구단이 이번 독일컵 결승에 안착하는 것은 물론, 떠나는 날까지 분데스리가 우승 및 작년에 놓친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지난 16일 바이에른 뮌헨과 한자 로스톡의 독일컵 4강전. 0-0으로 숨막히는 공방전이 펼쳐지던 후반 13분 리베로(libero) 로타르 마테우스의 정확한 공간패스를 이어 받은 FW 하산 살리하미지치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파라과이의 19살, 무서운 아이' 로케 산타크루스에게 연결하면서 기다렸던 첫 골이 터졌다.
다시 8분후 바이에른의 1-0 스코어는 마테우스의 발끝에서 비롯된 산타크루스의 연속골로 2-0이 되면서 승기는 바이에른 쪽으로 기울게 된다. 9분후 로스톡의 주장 히마르 바일란트의 25미터 중거리슈팅이 바이에른의 간판 GK 올리버 칸을 속수무책으로 만들면서 스코어는 2-1로 좁혀졌으나, 불과 1분후 바이에른의 가나 출신 DF 사무엘 쿠포의 헤딩골이 작렬하면서 경기는 바이에른의 3-1 완승으로 종결됐다.
이 결과 바이에른은 하루 앞서 2부리그 약체 슈투트가르트 킥커스를 2-1로 제압한 베르더 브레멘과 오는 5월 6일 베를린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독일컵 결승에서 맞붙게 돼, 작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내준 타이틀 회복을 위한 복수전의 기회를 손에 쥐었다.
이 날 바이에른 승리의 원동력은 두 말할 것 없이 산타크루스의 1, 2호골을 발끝에서 엮어낸 마테우스. 그러나 그는 불행히도 작년 자신의 TK 실축이 한 원인이 된 브레멘과의 결승전 패배를 복수할 이번 5월 6일 결승전엔 참가할 수 없다.
작년 말 연기와 번복을 거듭하며 회유와 고심 끝에 결정한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뉴저지 메트로스타스 이적 일정이 3월초로 임박했기 때문이다.
23살이던 84년 바이에른 구단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88년까지 4년간 활약하다가 이탈리아 등지로 선수생활의
마테우스, 지난 시즌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우승 환호
궤적을 그려나가면서 다시 4년만인 92년 바이에른에 복귀해 올해까지 무려 만 12년간을 몸담았던 '축구인생의 거처'를, 이렇듯 중요한 순간에 떠나자니 '백전노장' 마테우스의 심정도 복잡다단할 듯. 미상불(未嘗不) 지난 6일 독일의 일요신문 <벨트 암 존타크(Welt am Sonntag)>지(紙)와의 회견에서 그는 "떠나는 그 순간 아마도 눈물이 앞을 가릴 것 같다"며 뒤숭숭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작년 하반기 미국행(行)이 결정된 이후에도 바이에른 구단으로부터 끊임없는 회유와 설득을 받아 당초 1월로 예정된 일정이 3월로 연기되면서 2달여를 더 팀에 봉사했지만 그렇다고 독일팬들이 마테우스의 활약과 전혀 멀어진 것은 아니다. 그 자신이 작년부터 누누히 밝혔듯, 오는 6월 네덜란드와 벨기에 공동개최로 열리는 EURO(유럽축구선수권) 2000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밝혔기 때문에 '게르만 군단'의 살아있는 리베로 신화는 올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에리히 리벡 독일 대표팀 감독은 이러한 마테우스의 희망을 23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친선전 엔트리 발탁으로 화답함으로써, A매치 출전 세계기록인 144회 출장을 보장했다. 이미 작년 11월 노르웨이와의 친선전(1-0 독일의 승리)에 출전해 스웨덴의 전설적인 GK 토마스 라벨 리가 세운 종전 세계기록인 143회 출장과 타이를 이룬 마테우스의 A매치 출장기록은 EURO 2000까지 이어질 경우, 향후 10년내 깨지기 힘든 초유의 업적일 듯.
따라서 독일 사회는 이러한 마테우스의 지명도를 반영하듯 '파나티칼 투(Fanatical Two)'라는 팝그룹이 '록 미 마테우스(Rock Me Matthaeus)'라는 곡을 취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세계를 평정한 이, 우리의 진정한 영웅, 영원한 자유인, 수퍼스타..."로 온통 그에 대한 찬양 일색인 이 노래가 마테우스의 미국행과 때를 같이해 지난 16일 발표된 것.
이 같은 독일 사회의 반응을 주시해 볼 때 마테우스의 신화는 베켄바워이래 '스포츠 영웅의
부재(不在)'로 목말라 하는 대중의 심리를 보상해주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다.
■ 로타르 마테우스(Lothar Matthaeus) 프로필
* 1961년 3월 21일, 독일 에를랑겐 출생
* 1979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하를 시작으로 프로 데뷔
* 1980년, 네덜란드 전에서 A매치 데뷔
* 1984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
* 1988년, 인터 밀란으로 이적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독일 우승 당시 주장을 맡음.
'올해의 최우수 유럽 선수'에 뽑힘
* 1992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복귀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독일 대표팀에 발탁
* 2000년 2월 23일, 네덜란드와의 친선전 출전으로 A매치 144회 출장이라는
세계 신기록 수립. 종전 기록은 스웨덴 GK 토마스 라벨리가 세운 143회 출장
■ 클럽과 관련된 기록
<바이에른 뮌헨>
* 분데스리가 우승: 85, 87, 94, 97, 99년 등 5회
* 독일컵(서독컵 포함) 우승: 86, 98년 등 2회
* UEFA(유럽축구연맹)컵 우승: 96년 1회
*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87, 99년 등 2회
<인터 밀란>
* 세리에A 우승: 89년 1회
* UEFA컵 우승: 91년 1회
■ 독일 대표팀과 관련된 기록
* 유럽선수권(EURO) 우승: 80년 1회(결승전엔 출전하지 못함)
* 월드컵 우승: 90년 1회(주장을 맡음)
* A매치 세계 최다 출전 기록: 144회(2000년 2월 23일)
* 월드컵에 5회(82, 86, 90, 94, 98년) 출전한 세계 유일(唯一)의 선수 -2.23[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