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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
성삼재-노고단-삼도봉-연하천-벽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중산리
산행거리-33.4km
산행소요시간:16:16
누구와-마눌과 2이서
교통편:수원역(8/2 22:16)-구례구역(8/3 02:20)-성삼재(택시이동)
중산리(8/3 20:28)-진주역(8/3 22:20)-수원도착(8/4 04:15)
천왕봉에서 경관을 즐길여유도 없이, 가까스로 기념 사진1장만 찍고 당일 진주역 출발기차시간에 쫓겨 중산리로 급하게 하산길로 내려오는 길. 작년에 종주산행을 한 동료의 시간계획을 보니 2시간 이상이 지체되어 발걸음은 급할 수 밖에 없다.산행 시작한지 누적시간으로 16시간이 다 되어가니, 몸도 마음도 상당히 지쳤음을 알 수 있지만 나까지 거기에 박자를 맞출 수 있을 여유가 없다.
시간은 한참 지체되어 급한데, 법계사를 지나 칼바위를 경유하여 중산리로 내려가는데 날이 어둑어둑해져 발을 두 번이나 헛짚었다. 그래도 자주 산행을 해서 그런지 용케도 발이 삐지 않았다. 20:00가 가까워오고 마눌은 뒤에서 기진맥진하여 얼마나 가면 되나 하고 자꾸 묻고, 내려가는 도중 이시간에 중산리방향에서 올라오는 등산객이 있었다. “천왕봉에 직원이 있던가요.”“없던데요.” “천왕봉에서 비박을 하고 내일 일출을 보려구요.”고 했다. 이왕 늦는 것 자주 올 기회도 안되는데, 하룻밤 묵고 내일 천왕봉 일출을 보고 갈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마눌 상태를 보니 내일일도 장담하기 어렵긴 마찬가지. 이럴바엔 오늘 일정을 속히 마무리하는게 상책.
험한 하산길을 서둘러 내려오느라 뒤따라 오는 마눌을 보니 어디서 넘어졌는지 무릎주변으로 피가 흥건하다. 심하게 다치지 않았느냐는 말보다, 걸을 수 있을지가 우선 걱정이 되었다. 피가 나긴하지만 삐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마눌의 말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마눌도 이쯤되니 오기가 생긴모양이다. 발길도 조금씩 빨라진다.
물소리도 가까워지고 하는 것 같은데 왜 이리 마을은 보이지 않는것인지, 조금전에 본 이정표에 중산리 0.7km로 되어 있는데 0.7km가 왜 이리 먼것이냐. 마눌이 더는 어두워서 못 걷겠다고 배낭을 내려놓고 이 급한 시간에 랜턴을 찾는다. 시간은 급하지만 발밑이 보이지 않으니 할 수 없다. 몇 번을 발을 헛 짚으며 중산리 마을로 들어서니 20:16분 마을로 들어서서 발걸음을 서둘기를 얼마나 되었을까 저 앞에 서있는 택시를 보자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진주역까지 9시30분(pm)안에 갈 수 있습니까?”
“9시15분에서 20분 사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1차에 4만5천원 정도 하는 택시값을 5만원주고 택시에 타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이번 지리산 종주산행은 작년에 “수마클”의 동료 2팀이 부부산행을 했는데, 그 일정을 기초로 했다.(14시간) 지난번 설악산 종주산행도(오색-대청-중청-희운각-천불동-소공원:16.7km) 평균보다 잘 했던지라, 이번 지리산 종주도 그 정도 일정이면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는 진주역 출발시간에 쫓겼으니...
구례구역에 내려 새벽산행을 위해 근처식당에 들러 해장국을 먹는데, 마눌이 남의속도 모르고 새벽에 소화도 안되는데 왜 야식을 하냐고 투정이다. 내 딴에는 새벽산행을 하려면 속이 든든해야 하므로, 속이 썩 내키지 않지만 먹어야 한다고 한 것인데...택시를 잡아타고 성삼재로 향하는데, 총알택시 운전기사 지리산 초입에 들어서자 그 경사지고 급커브인 곳을 어찌 그리 급하게 꺽고 가속을 하는지, 그 양반이야 시간이 돈이겠지만, 요즘 경기가 나빠 빈택시로 다니며 사납급 채우기도 급급한 택시가 얼마나 많은데...새벽 야식에 체한 기운이 있던 마눌이 급기야 차멀미를 한다.“좀 천천히 갑시다.”“이 근처에 좀 세울까요?”물론 옆에 다른 일행도 있는데, 세우기야 하겠느냐는 빈말로 하는말임을 알 수 있었으나, 그나마 좀 천천히 운전했다. 택시에서 내리니 마눌이 얼굴이 핼슥한 모습으로 속을 다스리고 있다 .“왜 먹히지도 않는 야식을 먹게하냐”고 원망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향하는데, 뒤에 따라오는 마눌의 발걸음이 평소 산행에서 보던 발걸음이 아니다. 언뜻 오늘 산행시간이 빡빡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국 천왕봉에서 마시려고 한모금 남겨두었던 이슬이도 마시지 못하고, 쫓기듯이 하산길을 서두르게 되었다. 고달픈 지리산 종주산행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3시50분이 되자 입산이 되었다. 성삼재휴게소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는 길을 잘 다듬어 놓아, 굳이 헤드랜턴이 없어도 등산이 가능할 것 같았다.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식사준비를 하는 사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람, 산행을 하기위해 동료와 산행준비물을 확인하는 소리로 왁자지끌하다.
지리산은 노고단(1507m)에서 실거리 25.5km의 주능선을 타고 천왕봉(1915M)까지 능선을 따라 해발 1500M가 넘는 봉우리가 10여개가 솟아있다. 통상적으로 3일에 걸쳐 20시간 남짓 산행시간으로 잡혀있지만, 오늘 빠르면 13시간 늦어도 15시간에는 종주를 끝낼생각으로 산을 오르고 있는 것이다. 7월초 설악산종주의 경험을 한 바있고, 설악산이 아버지의 산이라면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이고, 설악산이 바위산이라면 지리산은 토산이라는 마음이 한켠에 남아있어 무난한 시간에 오늘 일정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노고단대피소에서 임걸령 샘터까지 가는 동안에도 마눌의 속도가 쳐저 아침에 거북한 차멀미탓이려니 했는데, 삼도봉, 토끼봉,연하천 산장에 도착해 시간계산을 해보니 1시간 20분이나 뒤쳐져 있었다. 조금씩 마음이 바빠지다 보니 주변 경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나 저제나 마눌의 걸음속도가 회복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점차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연하천 산장에서 준비해 간 식사를 하고 옆에서 보니, 한떼의 젊은이들이 시원한 맥주를 기울이고 있어,집에서 가져간 “이슬이”를 꺼내 나중에 천왕봉에서 한잔 마실량만큼 남겨두고 마셨는데, 결국 시간 때문에 천왕봉에서는 증빙용(?) 사진 1장만 찍고 내려왔다. 지금도 냉장고 한켠에 있는 그 술병을 볼때마다 착잡한(?)감정이 든다.
지리산 당일종주 구간중 가장 힘든구간으로 꼽는다면 벽소령대피소에서 세석대피소 6.3km 구간이었다. 마눌은 다리가 아프다고 점차 쳐지지, 웬놈의 오르막과 울퉁불퉁한 바위들은 그리 많은지, “토산”이라고(?) 지리산 당일 종주를 15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하면서 설악산이 바위산임에 비해 지리산은 토산으로 부드러운 능선길이라 말했는데, 마눌한테 완전히 거짓말을 한셈이다. 컨디션이 엉망인 마눌 보조에 맞추면 오늘 일정을 장담할 수 없어 따라오거나 말거나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진주역에서 10:20(pm)에 출발하는 열차시간에 맞춰 남은 산행시간을 계산하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일행의 산행시간 보다 2시간 정도 뒤 처지니,세석에서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을 줄이고 천왕봉에서 휴식시간을 줄이고 산행 후 사우나 및 식사시간을 줄이면 기차는 탈 수 있을 것이라는... 벽소령에서 세석까지 가는 6.3km 그만큼 길이 험하기도 했지만 지리산 중 경관이 수려하기도 했다. 시간에 쫓기기도 했지만 가지고 간 카메라(아놀로그)를 꺼내 사진 몇 컷을 찍었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해 남은 시간을 가늠해보며 가지고 간 삶은계란으로 허기를 달랬다. 남들처럼 느긋하게 식사를 할 여유가 없었다. 그보다도 마눌을 채근하여, 6시(pm)이전까지 천왕봉을 지나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니 느긋한 산행객들은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산장예약이 되지 않은 산행객들은 자리좋은 곳에 침낭을 펴고 내일 일출을 볼 채비를 하는 것 같았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지대가 높아 일기가 변화무쌍하다고는 하나 일단은 장마기간을 피했고 이 며칠간은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니, 여기에서 내일 천왕봉 일출을 보려고 대기하는 산행객들은 일출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 같았다. 그들의 느긋한 자세와는 달리 시간에 쫓기고 있는 우리는 잠시 목만 추기고 쫓기듯이 천왕봉을 향해 올라갔다. 해발 1900m 지점에 조성해 놓은 고사목지대도 한가롭게 감상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시간을 보니 17:00시가 지나고 있고, 마눌도 거의 기진맥진해 있어, 올라갈까 망설이는 마음이 드는판에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산행객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이 천왕봉 지나서 있는지 가기전에 장터목 대피소 근처에서 물으니, 장터목 근처에서 내려가는 길이 있다고 하며, 천왕봉에서 본 울산에서 온 산행객이 곧 내려오는데 중산리로 하산한다고 했다. 시간도 촉급하기도 하지만 마눌의 상태가 극히 좋지않아, 여기까지 와서 천왕봉 등정을 못이루고 가는 것은 억울하지만 차시간에 못 맞출 것 같은 생각도 들어, 마눌을 채근도 할 형편이 되지않아 거의 천왕정 등정을 포기하고 있는데, 곧 내려온다는 울산에서 왔다는 산행객이 내려오지 않고, 다른 산행객이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천왕봉을 넘어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죽으나 사나 천왕봉을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마눌의 배낭을 앞에다 메고 떨어지지 않는 마눌의 발길을 채근하며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배낭을 두 개나 메고 가는 내가 안되 보였는지, 아니면 천왕봉을 넘어야만 하는 절박성을 느꼈는지, 마눌이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힘겹게 옮긴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1.7km 적어도 1시간 이내에 등정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해야 한다. 시간이 17:00를 넘어서인지 천왕봉을 향해 오르는 산행객이 눈에 띄지않는다.
마눌의 발길은 힘이없고, 내가 배낭을 메고 앞서가니 마지 못해 마눌이 따오는데 안쓰럽다. 이 고생스러운 종주를 왜 계획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르고 달래고 천왕봉이 앞에 보이는 곳까지 왔는데, 천왕봉으로 힘들게 철제계단을 올라가 천왕봉 정상을 50여m 앞두고 마눌의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시간에 쫓기는 착잡한 가운데서도 밑도 보이지 않는 계곡아래서 운무가 피어올라오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지금 이 시간의 천왕봉도 이럴진대 새벽의 일출은 얼마나 장관일까.
힘들어하는 마눌에게 천왕봉을 넘어서지 못하면 오늘 차 놓친다고 어르고 달래서 겨우 천왕봉에 도착했다. 시간은 급히 내려가야 되만 여기까지 와서 기념사진 1장 없다면 지리산 등정은 꽝(?)이다.
천왕봉에서 한가로이 조망을 즐기고 있는 산행객에 부탁하여, 기념사진 1장을 찍고, 쫓기듯이 급히 중산리로 향하는 하산길로 서둘러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보니 “천왕샘”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데, “남강”의 발원 수원이라고 되어 있었다. 내 아무리 시간에 쫓기기로서니 이 물을 안마시고 갈 수 있나. 타는 갈증에 3바가지 마시고, 힘겹게 내려오는 마눌에게 1바가지 권했다.
1번은 해 봄직한 지리산 당일 종주. 산을 오르면서 쫓기듯이 산을 오르는 것은 산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백두대간”이 시작하는 우리 민족의 허리가 시작하는 영산을 당일치기로 오르는 것은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들었다. 산은 여유를 갖고 산이 가지고 있는 그나름의 운치와 산을 가꾼 사람들의 정성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렇게 마라톤 경주하듯이 산을 오르는 것은 재고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진주역 근처 약간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마눌과 맥주한잔을 기울이며 오늘 마라톤 완주한 것, 아니 울트라 뛴 것과 같은 경험을 한거라고 말해줬다. 16시간 이상 힘든 산행을 한 것도 처음이려니와 그만큼 천왕봉에서 찍은 1장의 사진을 볼때마다 힘들었지만, 보람이 남는 산행을 기억하겠느냐고... 그러면서 올해 연말 100km 울트라참가를 지나가는 말투로 운을 띄었다. 100km 울트라도 오늘 산행과 같은 것이라고... 제한 시간이 15시간이고 준비만 하면 부상없이 완주할 수 있다고... 마눌이 걷는 것하고 뛰는 것하고 같냐고 말하는데, 예전과 같이 무턱대고 대회참가를 막는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마눌은 지금은 지리산하면 아직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기념사진을 쳐다보는 눈에 시간이 지나 다시 종주를 예기하면 좀 더 씩씩하게 따라 나설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때는 급히 지나쳤던 사연많은 봉우리와 능선, 샘터에서 좀 더 여유있게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지날 수 있게되기를 기대해 본다.
첫댓글 만석아!!~~~아주 조은경험 했꾸나..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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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고싶은 지리산! 언제나 종주를 해보나...부럽다 만석이...
힘든 종주길이였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가고 싶어 질거야. 고생했다.
힘들게 종주해서 평생 좋은 추억이 되겠네, 부럽구먼~~ 천왕샘 물맛이 꿀맛이었겠다.
고생했구나 다음에는 하루밤 묵어가는 여유를...
고생 많이 했구나.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렴
힘은 들었겠지만 무사완주한 산행기보니 내마음도 뿌듯하네 ㅉㅉㅉ~~수고했어.다음엔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3.
이더운날 정말 고생했다 좋은 추억으로 오래 간직하렴
이 더운날 멋진추억을 맹글었구나, 수고했고 그저 부럽다!
너도 함 해라 너내 마눌하고 함 노력해봐 ㅋㅋ무강힘
만석아! 오랜만이다. 글구 정말 고생했다. 좋은 추억거리 또 만들었구나!! 옆지기랑 같이 산행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축하한다...만석이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