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전쟁영화도 그렇지만 BOB를 보면 수류탄 투척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실제 군대를 다녀오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수류탄 투척하는 거 그냥 영화로 보면 쉬워보이지만 실제 수류탄 투척은 사격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전쟁영화에서 수류탄 던지는 거 보면 대부분은 돌 던지듯이 던지는데 BOB는 진짜 수류탄을 다루듯이 보여줍니다. 특히 2편에서 캄튼이 수류탄 흘리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죠. 그 장면 보면서 문득 수류탄 던져봤던 기억이 되살아나더군요.
진짜 전투 중에 수류탄 흘리는 일은 정말 비일비재 할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은 신교대에서 수류탄 투척훈련할때였죠.^^
수류탄을 직접 던져보기 전에는 전쟁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좀 더 멋있게 좀 더 멀리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신교대 훈련 5주차에 수류탄 투척 교장으로 갔습니다.
일반적으로 실제 수류탄을 던지기 전에 수류탄 던지는 동작을 배우고, 연습수류탄을 한번씩 던져보는 훈련을 하게됩니다. 연습수류탄 던질때 까지도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죠. 수류탄 던지는 동작이 우습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연습수류탄을 던져본 후 실제 수류탄을 던지러 갔습니다. 실제 수류탄교장은 산중턱에 있었고, 거기서 산 밑의 웅덩이(수류탄을 하도 많이 던져서 움푹 패여 있었죠)로 수류탄을 던지게 되어 있었습니다. 웅덩이에는 물이 가득 고여 있었구요.
문제는 실제 수류탄 교장에 도착해서였습니다. 실제 수류탄 소리... 정말 온몸이 울릴정도로 컸습니다. 제가 느껴 본 진동중에 가장 최고였죠(크레모아소리 듣기전에)
그때 부터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산중턱에 도착할때쯤 줄줄이 얼차려받으면서 기어오는 다른 동기들의 모습이 보이면서 드디어 도착...
수류탄 투척의 통제는 중대장과 소대장이 맡아서 했는데, 중대장과 소대장의 표정과 당시 분위기는 정말 생사를 오가는 분위기 같았습니다. 한번 던질때마다 정말 우렁찬 진동과 욕하는소리 고함소리... 진짜 전쟁터에 온 것 같은 긴장감...
사실 사격할때도 어느 정도 그런 긴장감이 있지만 수류탄 던질때와는 비교도 안되더군요. 실제 수류탄의 경우 안전클립과 안전핀 제거하고 나서 손에서 놓치기만 하면 주변사람들 죽는 건 시간문제죠. 그리고 "손에서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자체로 벌써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 긴장감때문에 수류탄 멀리 던지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벙커 바로 앞에 던지는 바람에 다들 엎드리는 일도 부지기수.. 그야 말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대기하던 저 또한 엄청난 긴장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었죠. 어쨌든 제 차례가 다가오는데 제 앞에 던진 애가 수류탄을 바로 앞에 던지는 바람에 손에 작은 파편이 박히고, 조교들로부터 끌려나가더군요.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실제 수류탄을 오른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쥐고, 왼손으로는 떨어지지 않게 밑을 받친 상태에서 당시 학군장교로 와있던 소대장앞으로 갔습니다. 앞에 그런 일이 있어서인지 소대장의 표정은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면서... 정신차리고 수류탄 떨어뜨리지 말라고 수십번 당부하는 상황에서 제가 명령에 따라 안전클립과 안전핀을 제거했습니다.
이제 저를 비롯한 소대장과 주변 사람들의 목숨은 제 손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끝내 저를 믿지못한 소대장은 수류탄을 쥐고 있는 제 오른손을 자신이 직접 움켜쥐더군요^^
안전 클립과 안전핀 제거한 뒤부터 수류탄 던지기 직전까지 아예 손을 놔주지 않았습니다.ㅡㅡ;; 그리고 가능한한 멀리 던지라고 부탁(?)하는 말과 함께 꼭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서 "투척~!!!" 그 상황에서 앞에 배웠던 수류탄 투척 동작은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일단 던지자, 소대장은 저를 눌러싸고 엎드렸습니다.
마치 BOB에서 캄튼이 수류탄 놓친뒤에 "슈류탄이야~"하면서 조 토이의 몸을 누르듯이말이죠.
사실 그 장면 보면서 신교대에서 수류탄 던지던 생각이 어찌나 나던지 ㅎㅎㅎ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죽음까지도 생각나게 하는 긴장을 느꼈였죠.
어쨌든 실제 수류탄을 던져보고 나니 진짜 전쟁할때 수류탄을 과연 던지기나 할지 의문이 들더군요. 그리고 실제 전투상황이라면 아군 수류탄에 죽고 부상입을 사람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것도 벌써 4년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미군에서 우수보병기장 받기 위해서 test하는 과정에서 보니까 거기서도 수류탄 같은걸 정해진 구역안에 넣어야 통과되는 그런게 있던데(굴려넣는건지 던져 넣는건지 기억이 잘안난다는 -_-;) 머 저런것도 test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수류탄 투척이 무척 위험하고 정말 힘든거군요. ^^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바로 코앞에서 벌어지니... 정말 던질때 무지 떨릴거 같네요...--; 교관들도 정말 무섭겠다.... 훈련병의 손에 자신의 목숨이.. --; 근데 님이 상황설명을 재미있게 해놓으셔서.. 잠시 웃음. 죄송 ㅠ.ㅠ 소대장이 손을 꽉 움켜지고... 제발 멀리 던지라고 당부하며..
첫댓글 전 공군이라 수류탄 구경도 못~~..꼭 한번 던져 보고 싶었는데...엄청 떨릴 것은 같네요.
2편에서 벅이 뛰어가는 독일군 등에 던지는것도 수류탄인가요? 폭발이 굉장히 작고 그냥 등만 약간 터지던데...
2편에서 나왔던 그부분은 아직도 뭔가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수류탄이 터졌는데 그정도일까요? 전 해군출신이라 잘 모르거든요. ^^:
미군에서 우수보병기장 받기 위해서 test하는 과정에서 보니까 거기서도 수류탄 같은걸 정해진 구역안에 넣어야 통과되는 그런게 있던데(굴려넣는건지 던져 넣는건지 기억이 잘안난다는 -_-;) 머 저런것도 test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수류탄 투척이 무척 위험하고 정말 힘든거군요. ^^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바로 코앞에서 벌어지니... 정말 던질때 무지 떨릴거 같네요...--; 교관들도 정말 무섭겠다.... 훈련병의 손에 자신의 목숨이.. --; 근데 님이 상황설명을 재미있게 해놓으셔서.. 잠시 웃음. 죄송 ㅠ.ㅠ 소대장이 손을 꽉 움켜지고... 제발 멀리 던지라고 당부하며..
씬레드라인에서도 수류탄을 뽑는다는게... 자기허리에 차고있던 수류탄의 안전핀만 뽑는 바람에.. 우디해럴슨이 죽었잖아요.. ㅜ.ㅜ 너무 끔찍함... 그래도 그 순간 자기 스스로 엎드려서 병사들에게 피해가지 않게 하더군요..
저때는 개인호안에 떨어져서 소대장이 파편을 된통맞았죠..바로헬기에 실려갔습니다..제가맨처음에했기에망정이지..투척한 그친구는 멀쩡했는데 죄책감에 그날 자살할려고 그랬답니다..암튼 소대장도 의가사제대를해야했지만, 모두 죽지않고 살아있는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신교대 우리 중대는 '빠짐"의
대명사가 되어 그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답니다...그 소대장(신교대에서는 중대장급이지만..) 치료하고 마지막으로 목발짚고 나중에 신교대 왔다는데..생각만 해도 불쌍합니다...
어..근데 왜 투척한 사람은 멀쩡했나요? 같이 소대장하고 교육생하고 호안에 있는거 아니었나요?
드라마 신고합니다 에서 수류탄 투척훈련을 하던 차인표가 놓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교관이 잽싸게 다시 주워 던져버리고 엎드려를 외치며차인표를 감싸안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비군 훈련때 훈련탄 한번 던져 봤습니다. 영화에서 처럼 멋지게 하려고 했는데 표적 근처는 커녕 코 앞으로 떨어지더군요. 덕분에 훈련탄 찾는데는 수월했습니다만 그전까지 영화에서 본게 전부인 공군출신이라^^; 예비군 가도 늘 왕따 분위기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