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셨어요?”
“네, 하하.”
“구경 다 하셨어요? 지하에도 있는데.”
“다 했어요.”
올해도 합천에서 진행되는 팔만대장경 전국예술대전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아저씨가 누군가와 반갑게 인사한다.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아저씨를 알아보고 인사 나눈 직원분이다. 두 분이 짧은 인사를 나누고 돌아선다.
“저기요! 선생님!”
건물 밖으로 나와 얼마쯤 걸어가고 있는데 멀리서 급하게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아까 인사 나눈 직원분이 우리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오고 계셨다.
“거창에서 오셨는데 이거라도 가져가세요.
아마 내일 일괄로 보내긴 할 텐데 하나 더 있으면 좋잖아요. 지인 드려도 되고요.”
도록을 전해 주러 나오셨다는 말씀에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
아저씨의 발걸음을 따라 뒤에서 천천히 걷는데
미소 지은 채 뒷짐 지고 걸어가는 아저씨의 모습과 맑은 하늘과 소풍 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더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2024년 10월 25일 금요일, 이도경
“저기요! 선생님!” 와…! 이 부분을 여러 번 되짚으며 반복해 읽었어요.
우리는 시설 사회사업가로 당사자인 배종호 아저씨를 돕고 사회사업을 기록하지만,
시설도 사회사업도 상관없는 분에게 아저씨는 ‘선생님’이시겠네요.
‘급하게 아저씨를 부르는 소리’가 저를 깨웁니다. 고맙습니다. 정진호
알아보고 선물 건넸다는 직원분, 고맙습니다.
마지막 문장의 ‘평화’를 읽다가 울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