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은 아들과 손자넘을 데리고 남편이랑 문학경기장으로 야구를 보러갔다.
평소에 야구에 관심이 없어서 남편이TV로 야구를 보면 나는 방에서 책을 보거나 컴퓨터 앞에
앉거나했었다. 그런데 오늘 남편이 손자넘 데리고 야구 보러 간다면서 나더러 같이 가자고
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나도 야구장 열기에 휩쓸려 함께 응원도 하고 직접 경기장에서 야구를
구경해 보고 싶어서 따라 나섰다.
우리 남편과 손자넘은 현대팬이고, 큰 아들넘은 LG, 작은 아들넘은 롯데팬이다.
오늘은 SK와 현대의 경기다. 그러니까 현대팬인 남편과 손자넘은 당연히(!) 현대를 응원단이다.
나는 무소속이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겸둥이 손자넘을 따라서 현대를 응원하기로 맘먹었다.
(이렇게 주관이 없어서야!)
우리 좌석은 응원석이 아닌 중앙에 자리잡은 비교적 존 자리였다.ㅎㅎㅎ 동건(손자) 아범이
피자헛에서 피자와 통닭을 사왔고 난 집에서 커피와 과일을 가지고 갔다.

피자를 맛있게 먹는 동건이와 동건 아범(빨간 모자)

▲ 검은 유니폼이 현대선수고 빨간 유니폼이 SK선수다.

4회말에서 현대가 4점을 내는 순간 나는 뜯던 닭다리를 내던지고 함성을 질러댔다. 크크크~
손자넘이 좋아서 "할머니가 오시니까 현대가 이기네요!" 하며 좋아했다.

▲ 환호하는 父子

맹추격을 해 오는 SK선수들

드디어 SK가 2점차로 다가왔다. SK는 홈구장이어서 응원도 대댠했다. 반대로 현대 응원석은
너무나 썰렁했다. 현대 선수들이 안돼 보여서 힘껏 응원을 했다. 인천 사람들 틈에 끼어 앉아서
현대 선수가 잘 할때마다 악악대며 박수를 쳤다. 옆자리에 있는 사람이 노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ㅎㅎㅎ
병살타로 SK선수 둘이 죽었을때는 서케 잡는 맛이었다.(이건 어디까지나 손자 편드는 할머니의 생각이니
혹시라도 SK 팬이 이 글을 보시면 이해하시라!) ^^*

▲SK응원석 (함성도 굉장했다)

▲ 현대 응원석... 노랑 옷 입은 사람들이 응원단이다 (가여워서 혼났다! ^^*)

▲ SK 전광판...SK 선수와 SK 응원단이 계속 비쳐졌다.

▲ 드디어 1점차!!!

▲ 동건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옆에서 지켜보는 핼미의 마음도 조마조마했다.
기분 상할 손자넘이 안스러웠다.

▲ 야구장의 三代 (할아버지, 손자, 아들)

▲ 드디어 SK가 이겼다. SK 응원석에선 폭죽이 터지고 함성이 진동했다.

동건이가 기가 팍 죽었다! 너무 안됐다. 그냥 SK팬이었음 얼마나 좋아! ^^*
아빠는 롯데팬인데 넌 왜 현대팬이냐고 했더니 할아버지 따라서란다. 얼마전에 현대와 롯데
경기에서 롯데가 이겨서 아범이 좋아하니까 "아빠는 할아버지가 현대편인데 어떻게 그렇게
좋아하세요?"했대나! 그러니 할아버지가 얼마나 손자 녀석이 귀엽겠나...
5시에 시작한 경기가 8시 50분에 끝났으니 세시간 50을 꼬박 딱딱한 철제 의자에 앉아서 생전
첨으로 야구 응원을 해봤다. 야구 보면서 큰 며느리한테 "엄마 야구장 왔다. 동건이가 현대팬인데 지금 현대가
한 점차로 뒤지고 있다" 라고 문자 메세시를 보냈더니 큰 아들한테서 곧 전화가 왔다. 엄마가 야구장 갔다니까
전화속에서 무지 크게 웃는다. 이 엄마가 야구장엘 왔다니까
웃는 거다. 그래 웃어라 웃어! 스펄눔~!!! 엄만 야구장 오면 못쓰냐하고 속으로 궁시렁댔다.
큰 아들이 " 파도타기 많이 하세요!" 한다. 쳇, 이겨야 파도타길 하든 뗏목을 타든지 하지. 아니 그리구
저 멫명 안되는 응원단하고 무슨 파도타길 하냐.하여튼 오랫만에 응원이란 걸 해봤다.

▲ 경기가 끝나고 나서 ..할아버지, 동건이, 동건이 친구, 동건이 아범...

▲ 축하 불꽃 놀이
처음으로 가 본 야구 경기, 너무 재밌었다. 늦바람이 더 무섭다던데 할머니가 야구장 맛을 알았으니 이제 걸핏하면
남편더러 "야구장 갑시다!" 소릴 쩍하면 하게 생겼다. ㅎㅎㅎ
첫댓글 카페 운영자님, 올려 놓고 보니까 사진이 너무 여러장이 되네요. 아무래도 카페에 지장이 있겠지요? 지울까 말까하다가 놔뒀으니 삭제하셔도 좋습니다.
(지울) 일 없습네다!
저희는 오늘 문학산 갔다가 야구장에 갔었는데요.. 전 sk 응원하는데, 오늘도 sk가 3:2로 이겼습니다. 10회 연장에서 홈런 한방으로요... 야구 정말 재미있어요. 다음에 같이 가실래요?
안나님..~ 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초창기때요. 저희 가족은 LG팬인데 인천 홈 구장에서 응원하려니 딱 저 위에 노란 옷입은 사진에 있는 사람들 같더라구요..~ 안나님 덕분에 추억도 새롭고 3대가 나란히 함께한 모습의 사진은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네요. 안나님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사시네요..~
안나님.. 저도 그날 거기 갔어요.. SK응원단석에서ㅋ
현대가 이겨야 돼는건데 .할머니 맘이 아프셨겟어요 .손주사랑이 넘치시네요 .
손자가 참 귀엽게 생겼습니다. 3대가 정말 보기 좋은 나들이 하셨네요.
다른건 다 몰라도 서캐 잡는 그 야무진(오지다고나) 기분만큼은 알겠네요^^ ㅎㅎㅎㅎ 야구장...예전에 돌잔치집에 갔다가 야구땜시로 패가 갈려 쌈박굴 하던 ...아 그시절이여~~~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