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 수업을 쉰 지 5개월 정도 되었다. 이제는 다시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아저씨의 말에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서각실로 가는 아저씨의 발걸음이 가볍다. 서각실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늘 앉던 그 자리로 향한다. 작업하던 작품을 작업대에 올려놓고 비장하게 장갑을 끼고 의자에 앉는다. 옆에 앉으려고 보니 작업대에 가지런히 놓인 앞치마와 토시가 보인다.
“아저씨, 이거 안 하셔도 돼요?”
“아, 맞다.”
멋쩍은 듯 웃어 보이는 아저씨에 같이 웃
음이 나왔다. 정말 오랜만이라 잊었을 수도 있겠지만, 얼른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놓쳐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왠지 설레고 들떠 보였다.
다시 일어나 앞치마를 두르고 토시를 끼고 작업에 몰두한다.
“종호, 오래 하지 말고 오늘은 조금만 해. 안 쓰다가 갑자기 무리하면 안 좋다.”
한 시간쯤 흘렀을까? 이덕화 선생님의 말씀에 천천히 작업을 마무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이도경
깁스하며 잠깐 쉰 게 그동안 이어진 거죠?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아저씨도 송암서각 분들도 같은 마음이실 거라 짐작합니다. 앞으로 있을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정진호
다시 시작한 수업, 축하드려요. 다섯 달이면 짧지 않았죠. 앞치마와 토시부터 다시! 하하!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