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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일주일에 한 번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댁에 가 점심과 저녁을 챙겨드리는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처조카 돌잔치 날입니다.
거기에도 가야합니다.
마음이 빠쁩니다.
집안 일을 대충 처리해 놓고 어머님집으로 출발합니다.
돌잔치에 가기 위해 점심을 같이 먹지 않고 어머님 식사만 챙겨드립니다.
그 때 하늘이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새끼 고양이 4마리가 자기 집 안에 들어와 있는데 죽겠다고 운답니다.
할머니가 가까이 가면 울면서 따라오기도 하고.....
빨리 와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하늘이는 유기견이 낳은 새끼 중 한 마리인데 혼자 사시는 하늘이 할머니에게 입양을 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전주에 나가시다가 우리집 하얀 고양이 삼일이를 보고 탐냈는데 그 게 안되자 하얀 멍멍이인 하늘이를 입양했습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 경제적으로 좀 넉넉하신 편이라 하늘이를 엄청 먹이십니다.
그런 하늘이 할머니께서 전화를 하신 것입니다.
돌잔치에도 들려야 하니 바로 갈 수 없고 돌잔치 들려서 가족과 같이 놀고 식사도 하고 그리고 다시 어머님 집으로 향합니다.
머릿속은 온통 새끼 고양이들 생각.
어머님집에 들려 돌잔치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저녁을 챙겨드리고 다른 때보다 이르게 집으로 향합니다.
집에 들려 고양이 분유와 아기고양이 사료 그리고 캔을 가지고 갑니다.
할머니집에 도착하기 30M 전부터 죽겠다고 우는 아기 고양이 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새끼 4마리,우리를 보고 또 죽겠다고 웁니다.
한숨만 나옵니다.
할머니집은 우리집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서도리인데 그 동네에 사는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 고양이 새낍니다.
며칠 전 그 하얀 고양이는 집사람이 하늘이 털을 깍아주기 위해 할머니집에 들렸는데 집사람을 졸래졸래 따라와 그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그 집이 우리집인 줄 알고 새끼 고양이 4마리를 물어다 옮겨놓은 걸로 추측됩니다.
물론 어미 고양이 몸이 안좋거나 현재 있는 집 상황이 안좋아 옮겨놓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침 11시 40분쯤 전화가 와 우리가 할머니집에 도착한 게 3시 30분쯤 되는데 그 사이 자기 새끼들을 한 번도 보러오지 않은 걸로 봐서 어미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가보니 집사람이 시킨대로 할머니, 크고 넓적한 빨강 고무통에다 새끼 4마리를 넣어놨습니다.
집사람 새끼들에게 캔을 먹여 봅니다.
안 먹습니다.
아기 고양이 사료를 줍니다.
안 먹습니다.
그걸 먹기엔 너무 어립니다.
다시 새끼 고양이를 키우지 않기 위한 결심으로 종종 쭈쭈 병을 버리기도 하는데 집사람은 쭈쭈 병 버린 걸 또 후회합니다.
집사람, 할머니에게 부탁해 미지근한 물을 떠오게 해 종이컵에 반쯤 따르고 그 물에 분유를 탑니다.
그리고 한 마리씩 꺼내 그 분유를 조금식 흘려 새끼들에게 입에다 먹입니다.
그런데 방법이 신통치 않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 푹신한 옷과 주사기를 가져옵니다.
분유를 주사기에 주입해 한 마리씩 한 마리씩 주사기로 입안으로 넣어줍니다.
곧 배가 빵빵해지고 고양이들 조용해집니다.
이미 고양이 분유를 먹은 새끼들은 깔아준 푹신한 옷속으로 파고듭니다.
할머니집을 나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밤10시.
집사람과 갈냥이들 밥을 주기 위해 나섭니다.
일요일은 길냥이들 밥 주고 일찍 쉬기 위해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돕니다.
그 사이 집사람은 스티로폼으로 새끼 고양이들 집을 만들었습다.
순남이집과 똑 같게 스티로폼을 포개고 밖에다 검은 색 뽁
.뽁이를 감았습니다.
어미가 새끼들을 물고갔을 걸 기대하면 집을 나섭니다.
서도리 천변에서 새끼 고양이들 어미인 것으로 보이는 하얀 고양이를 만납니다.
차 밑에 있네요.
집사람이 와 보고 그 하얀 고양이를 지키고 있는 동안 전 차를 타고 할머니집으로 가 새끼들이 있는 고무 통을 똥째로 들고 옵니다.
집사람이 새끼를 하얀 고양이 앞에 놓습니다.
그러나 반응이 없습니다.
어미가 아니거나 포기했거나 둘 중에 하나.
집사람이 새끼 한 마리를 집어 차 밑에 있는 하얀 고양이 앞으로 내밉니다.
그런데 반응이 없고 자리를 피해 도망갑니다.
집사람, 새끼들을 옷으로 감싸 따라가 봅니다.
하얀 고양이, 골목길을 돌아 마을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다 멈추고 뒤돌아 보고 가다 멈추고 뒤돌아 보고를 반복합니다.
그러더니 처음 있던 천변으로 다시 나가더니 우리가 계속 따라가자 가스 배달 하는 아쩌씨 집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멈추고 집사람만 따라 들어갑니다.
그집이 하얀 고양이가 사는 집입니다.
가보니 마당에 빈 캔들이 많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결국 새끼들이 원래 있던 할머니집으로 돌아가 새끼들 분유를 먹입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마당 한 편에 앉아 새끼들 4마리에게 분유를 먹입니다.
그 전에 휴지로 새끼들 엉덩이를 자극해 쉬 한 번씩 싸게 하고.....
집사람 이야기로는 나 없는 사이 하얀 고양이를 만졌는데 쭈쭈가 늘어지기는 했으나 말라 젖이 안나온다고 하네요.
하얀 고양이가 어미가 아닌 걸로 추측됩니다.
분유를 다 먹이고 가지고간 스트로폼집 안에 넣고 애들이 혹시 기어나올지 몰라 스티로폼 집을 고무통에 넣습니다.
그리고 집 입구를 할머니가 가져온 석쇠로 막고 돌로 또 다시 눌러 놓습니다.
다시 동네 길냥이들 밥을 주기 위해 코스를 돕니다.
어미가 안나타나는 걸로 봐서는 어미에게 안좋은 일이 생긴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할머니 집으로 애들을 옮겨 놓은 걸로 보입니다.
할머니는 동물을 좋아해 집 마당에서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십니다.
오가며 밥먹던 고양이 중 한 마리가 어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끼들이 다 눈을 뜬 게 난 지 2주 정도 된 걸로 보이는데 앞으로 10일 정도 분유를 먹으면 그 다음부터는 아기고양이 사료를 먹습니다.
땅이 꺼지라 걱정하는 할머니에게 우리 부부가 하루 2번 정도 와 분유를 먹이겠다는 말로 안심시킵니다.
이미 새끼 고양이들은 어미와 떨어져 사람 손에 클 걸 직감했는지 분유 먹는 도중에 집사람과 눈을 맞추고 가르릉 가르릉을 합니다.
집사람, 속 없이 새끼 고양이들이 예쁘다고 숨이 넘어갑니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
살아있는 생명은 귀합니다.
예쁩니다.
그 어린 생명이 어려움이 쳐했을 때 돌보지 않는 건 사람이 길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첫댓글 아기고양이을 붙들고 안으신 그 두손이...더없이 아름다우십니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투덕투덕해도
아기 고양이들에게는 복손^^
살아보겠다고 살려달라고 빽빽울어대는 냥이들. 때문에 또 힘든길에 들어서셨네요..고맙습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삶의 활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