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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하지만 잊혀지지 않을... 우리가, 우리가 한 공간에서 태어났다면... - 너는 살아, 그렇게 우리를 기억해줘. 세상은 빛 뿐이 아니라 어둠이 있었기에 다시 빛이 스몄다는 걸, 그들도 울고 웃었다는 걸... 넌 꼭 살아, 살아서 너의 자식의 자식에게 알려줘. 살아야 해 꼭 난 여기에서... - 별이...이렇게 밝았나. 어둠뿐 인 더럽고 쾌쾌한 방 안, 소년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캡슐을 물에 풀고, 주사기를 팔뚝안으로 깊게, 깊에 찌르면서 쾌락에 신음했다. 2345년 현 인류는 모두 보거나 듣는 것, 몸에 약을 주입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것 만으로도 주는 쾌락에 쩔어 있었다. 시대가 거듭할 수록 새롭게 배약된 마약성물질과 악성 화학물질, 싸이버 마약 쾌락만을 주는 음역대인 청각성 마약, 각종 악성물질은 사람들의 피부를 거무튀튀하게 만들어 사람들의 피부는 연한 회색빛으로 변해갔다. 퇴보진화였다. 각종 악성 화학질물질이 주는 쾌락에 빠져가던 사람들은, 시대를 거듭하면 할 수록 나름의 내성은 있었지만 기형아들은 늘어갔고, 세계 정부는 인류의 '쾌락 멸종'을 우려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바로 '순수 인간 프로젝트'였다. '순수 인간 프로젝트'란, 중독된 인류가 접근할 수 없는 구역으로 따로 나뉘어 약간의 육류와 채소로 이루어진 식사를 하고, 맑은 공기. 적절한 교육, 적당히 건강한 체질로 설정 된 '인조 인간'을 인공자궁을 통해 만들어 내고, 그 복제된 인간들로 300가구 정도의 마을을 미리 만들어 테스트를 해본 뒤 그 영역을 넓혀 중독된 인류가 사망 수가 점점 늘어갈 수록, 그 인원을 '순수 인간'으로 충당, 더 나아가 '인원 교체'에 목적을 둔 프로젝트여서 그들은 구역이 철저히 나뉘어 서로가 서로가 사는 모습을 몰랐고, 서로가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아마 그렇게 세상은, 울고 울었던 인류의 시대는 막이 내리고... 이성과 객관으로 이루어진 '새 인류'의 지배를 기다리는 듯 했다. - 지창욱 도경수 소년은 평소대로 약에 절여저 허망하게 걷다가, 아무도 돌보지 않아 폐허가 되버린 도시를 등지고 미친듯이 뛰었다. 온갖 우거진 풀숲을 헤치고 소년은 뛰고 뛰었다. 허파가 뜯겨져 나가고, 심장이 입 밖으로 나올 거 같을 즈음에야 찬 바람이 피부에 닿았다. 정신이 들자 뼛 속까지 오한이 들었다. 약...약을 안들고 왔어... 소년은 중얼거리다가 확실하게 깬 것은 아닌지 비틀거리며 섰다가. 눈 앞의 높고 두꺼운 '콘크리트 장벽'을 보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주변을 돌다가, 비상시 위로 타고 넘어 갈 수 있게 만든 계단을 발견했다. 문은 앞으로 보면 티가 나니, '순수 인간'들이 궁금증을 갖지 않게 하려는 정부의 나름의 술수였다. 창욱은 비틀거리며 계단을 올랐다. 아파트 5층 높이의 담벽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회색빛 시멘트 안쪽이 흰 페인트칠이 되어있으며, 하얗고 노랗고 파란. 담벽안의 주택가가 보였다. 자신이 사는 폐허와는 완전히 달랐다. 충격감에 머리가 띵했다. 어디...어딘거지 여긴 어딘거지.... "누구야, 넌 누구야?"
그때 담벽 바로 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욱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는 창욱보다 훨씬 작은 키를 가지고 있었는데, 교복을 입고 담벽에 걸려 있는 농구대에서 혼자 공을 튀기다 창욱을 발견하였다. 창욱은 짧게 아 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하얀 피부와 붉게 물든 피부. 정갈한 교복... 잊혀지던 인류와, 새 시대를 이끌 인류의 기적적인 첫 순간이었다. "넌 왜 살이 하얗냐." 창욱은 아래까지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소리를 질렀다. "그럼 넌 왜 살이 회색이냐!!! 시멘트같아..." 소년은 고개를 들어 다시 소리쳤다. "난 지창욱이야! 너 이름이 뭐냐." 창욱이 묻자 경수는 햇빛 탓에 눈을 찡그린 상태로 대답했다. "경수, 도경수..." "원래 사람들 피부는 다 회색이야, 원래는 너 같았다고 그랬는데 약 내성때문에 다들 이제 이렇게 태어나." "약...?약은 좋은 거 잖아. 아플 때 낫게 해주고 나도 감기 걸릴 때 엄마가 약주는데 그럴 때 마다 아픔만 가시지 너처럼 회색이 되지는 않아." "응 약은 좋은 거야... 쾌락을 주거든 넌 해본 적 없어?" "먹는 거 잖아 뭘 해본다는 거야?" "..." 창욱은 직감했다. 담벽 안의 세상은 내가 알아왔던 세상이 아니었다. 약은 원래 엄격히 규제돼 왔으나, 소비가 규제를 뛰어 넘게 되면서 정부는 손도 쓰지 못할 단계에 이르르게 되었다. 도시는 황폐해지고, 생산은 중단된다. 모든 건 쾌락으로만 소비되고, 공급되어져만 간다. 약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 "그러니까...여긴 한 백년 전부터 학교가 없어졌어."
창욱은 담벽 위에 누워 하늘을 보며 말했다. "좋겠다...아침에 일어나기 얼마나 귀찮은데..." "원래 우리도 있었대. 근데 다들 나가지 않으니 운영이 되나. 망해서 없어진 거야." "너랑 얘기하면 너무 신기해 그런 공간이 있다는게..."
"난 과거는 독재적이고 규제뿐인 세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모르겠어. 약뿐인 세상은..."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을 겪고 있는 거야. 나는 2345년에 사는데 넌 꼭 2001년처럼 살잖아." "누군가는 퇴보했기에 모든 걸 리셋하고 둘의 시간을 갈라놓지 않았을까?" "누군가...?" 원래 갈라진 게 아닌 누군가를 갈라놨다고? 누군가....누군가가...? - "피부가 회색빛이 아닌 인류가 있어."
창욱은 약에 빠져 웃고 있는 자신의 친구인 민호에게 말했다. "으흐...말이나 되냐?" "응...진짜로...."
민호는 다시 쾌락에 몸서리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알려줘야지... 어디인지 말하면 내 TC 로 찾아볼게." 컴퓨터를 뛰어넘는 초 컴퓨터인 TC는 악용 가능성때문에 시판이 금지돼 있지만, 민호의 집엔 그것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창욱은 일부러 이곳을 찾은 것이고.
창욱은 눈을 감는다. 수많은 정보들을 걸러내고, 아주 은폐되버린 문서를 찾는다. 40년 전 오래된 문서를 뒤적거리던 창욱은 모든 자료를 스크랩했다. 파일이 날아가거나 데이터가 손상된 파일들이지만, 누군가가 복사해둔 채 버려둔 파일이라 그러는 것이 당연했다. 원본이 아니라 완전 복구는 힘들지만, 이야기를 보는데 어렵지 않을 만큼의 복제는 가능할 것이다. 버려진 문서... 그 안의 진실이 무엇이든. 아직도 정부가 TC의 정보규제가 완화되지 않았다면 걸려도 모르겠지만...그래도 알고 싶은 '진실'이 있었다. - "아주 오래된 데이터를 찾았어." "데이터?그냥 파일이 아니고?" 누워 있는 창욱을 올려다 보며 경수는 물었다. "응. 내가 쓰는 컴퓨터랑은 달라. 더 많은 정보들이 있어. 퇴보인지 리셋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왜 서로 모르는 채 살아가는 지 궁금하지 않아?" "엄청..." "그래서 알아보자고. 대충이라도 알게 되면 나올게. 항상 기다리던 대로 기다려줘. " "저 창욱아...." 경수는 침을 한번 삼키고 입을 떼었다. "우리가, 우리가 한 공간에서 태어났다면..." 창욱은 피식웃고 대답했다. "우리는 서로가 다르기 때문에 볼 수 있었어. 너를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게 아냐. 난 네가 약에 절여져 회색빛 사람인 거 싫어 항상 이렇게 깨끗하고 밝게 있어줘." 둘은 오랜 시간 동안 시선을 맞추고 있었는데, 수 많은 말보다. 눈이 해주는 얘기가 훨씬 많았다. - "TC를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복사를 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TC라면, '폐허'쪽 사람이란 말인가?" "네." "뭔갈 알았다는 말 같은데... 죽여, 어차피 약에 절여져 죽었을 인간이야." - 우리가, 우리가 한 공간에서 태어났다면... - 창욱은 서둘러 담벽을 올랐다. 복구된 데이터는 충격적이었다. 복제인간과 실험, 인류 멸망... 창욱은 두서없이 경수에게 진실을 말했다. 경수는 주저 앉아 창욱의 얼굴을 보며 흐느꼈다. "너 이거...알아내도 괜찮은 거야?" 누군가 은폐한 진실이었다. "아니, 과거대로 정부가 나온다면 최소 죽음 뿐일테지." "근데 괜...너....너 어쩌자고..." "그래도, 난 너를 만나 참 행복했어.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고 알던 것도 행복하고! 너는 예전에 이런 인류가 있었다는 걸...알았다는 게 그저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 뿐이야."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 목소리였다. 경수는 쉼 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다음 주에도! 이 요일 이 시간에 만나! 항상 하던 대로 기다릴 거야 꼭, 꼭 기다릴 거야." 중독된 인류건, 복제된 인류건, 상관없어, 널 만날 거야 너를...널 만날 거야. 경수는 직감적으로 그가 돌아오지 못하리란 것을 알았다. 그래서 온 담벽을 돌고 돌아서, 아주 작은 문으로 밖을 나왔다. 두려움보다는, 처음으로 모든 걸 털어놓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 울면서 풀숲을 헤치고 나가면, 자신과 알던 세상이 아닌 폐허가 된 세상이 나온다. 쾌락에 젖어 흐느끼는 사람들 등지고, 소년은 계속 뛰었다. 어딘가에서 큰 소리가 난다. 포위된다는 소리가 들린다 폐부가 찢기고 심장이 튀어나올 거 같다. 평생 알아오던 피부가 아닌 회색으로 된 사람으로 이루어진 폐허 속에서, 자신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소년은 좀 더 뛰었다. 창욱은 쉼 없이 뛰었다. 경수를 만나러 가기로 했었다. 너를 너를 만나러 갈게. "창욱아-! 지창욱!" 먼 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울부 짖는 소리가 들렸다. "도경수-!" 어떻게 나왔냐는 말보다, 저녀석을 살려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정보가 누설됐나보군..." 경감은 걸음을 떼고 걸었고 뒤에 있던 경찰이 물었다. "순수인간입니다. 정보가 누출되면 그도 죽여야 합니다. 어쩔까요." "놔둬. 모르고 있으면 정부한테 괜히 쪼이니까." 창욱만이 느낄 수 있는 주파로 말소리가 들렸다. 왼쪽 아래 뱃가죽에서 검붉은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 창욱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경찰을 바라보았다. [순수인간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누설했는가?] 창욱은 미친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경찰은 다시 주파수를 바꾸어 경수에게 물었다. [중독인간에게 뭐 들은 거 있는가?] 창욱에게 시선을 맞춘 경수가 창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창욱은 그저 입을 닫고 미친듯이 고개를 도리질했다. 경수는 그저 패닉에 빠져 주변을 바라보았고 창욱이 소리 질렀다. "너는 살아, 그렇게 우리를 기억해줘. 세상은 빛 뿐이 아니라 어둠이 있었기에 다시 빛이 스몄다는 걸, 그들도 울고 웃었다는 걸... 넌 꼭 살아, 살아서 너의 자식의 자식에게 알려줘. 살아야 해 꼭 난 여기에서..." 경수는 창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눈물범벅인 얼굴로 미친듯이 뛰었다. 몇몇 경찰은 따라가였으나, 경감은 자리를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감은 발걸음을 돌려 말했다. "놔둬, 순수인간은 온실속 화초야. 혼자 남으면 절대 살아남지 못할텐데, 인력낭비하는 꼴 같아서 보고 싶진 않군." "..." "살려, 영문도 모른 채 빠져 나온 거 같은데." 경수는 쉼없이 뛰었다. 얼마나 뛰었을 까, 따라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을 즈음. 다시 우거진 풀숲을 지나, 폐허가 되기전 사람이 떠나 비교적 깨끗한 도시에 서서 사람하나 없는 그 곳에서 가파르게 울리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들었다. 두블럭쯤 떨어진 곳에서 포대기에 쌓인 아이를 안아 든 경수는, 면역이 없어 비교적 하얀 피부를 가진 '중독 인간'인 아이를 안고 창욱의 말을 뇌까렸다. 불빛이 없는 도시의 하늘은,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별이...이렇게 밝았나." 중독인간도, 순수인간도 아닌, 진짜로 인류를 이어갈 어떤 '사람들'의 첫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 너는 살아, 그렇게 우리를 기억해줘. 세상은 빛 뿐이 아니라 어둠이 있었기에 다시 빛이 스몄다는 걸, 그들도 울고 웃었다는 걸... 넌 꼭 살아, 살아서 너의 자식의 자식에게 알려줘. 살아야 해 꼭 난 여기에서...
---------------------------- 내 머리속엔 재탕,게녀들,개복치,성공적 |
첫댓글 와....쩔어...존잼
이 글은 로맨틱, 성공적
이글 몰입력,성공적.
글쓴이 연재,기대,성공적.
진짜좋아ㅠㅠ
오호존좋
보관하기하고싶다ㅋㅋㅋ
우왕........대박
이글 성공적,기대,연재
와ㅠㅠㅠㅠㅠ
와 대박이다....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