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매혹, 중남미를 만나다
한 프랑스인이 한국에 온 뒤 한국영화에도 코미디와 로맨스가 많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놀랐다고 한다. 그 전까진 모든 한국영화가 박찬욱과 김기덕 감독의 영화처럼 무겁고 어두운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다. 당신이 ‘중남미 특별영화제’에 온다면 그와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장르와 소재의 다양성에 한 번,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물론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파나마, 에콰도르 등 세계 지도에서만 보아오던 나라들의 영화를 만나는 진기함에 또 한 번, 그리고 중남미 영화인들의 재기와 열정에 한 번 더 놀라게 될 것이다.
외교통상부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주최한 ‘중남미 특별영화제’는 2009 중남미 문화축전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주한 중남미 각국 대사관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다양한 나라들로부터 (참여국가 13개국) 31편이라는 적지 않은 작품을 모을 수 있었다. 많고 많은 영화제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남미 특별영화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브라질의 인기 듀오 제제와 루치아노 형제의 이야기 (프란시스코의 두 아들), 콜롬비아 도시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세입자들의 지난한 삶 (달팽이의 전략), 아동 매춘이라는 무서운 세계와 맞닥뜨린 코스타리카 소녀 끼를라의 아픔 (어둠으로의 암호), 스페인 여행자와 에콰도르 대학생의 우정 (끝없는 여정), 98년 온두라스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허리케인의 유령들), 극빈 지역에서 태어나 중남미 영웅으로 부상한 파나마의 권투선수 듀란의 인생역정 (복싱영웅, 로베르토 듀란), 나이 든 미국 여자를 만나 비자를 얻는 게 꿈인 도미니카 청년 의 고군분투 (쌩끼뺑끼), 연예 기자가 되고자 했으나 우연히 범죄 기사를 담당하게 된 신입 기자 알폰소 (붉은 잉크) 등. 이번 기회가 아니라면 당분간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한국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2006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 프리미어 수상작 (나무), 2007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타인), 제1회 하바나 국제신남미영화제 교육부문 대상 수상작 (까레네로에서 뉴올리언즈까지) 등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 영상실에서 만날 수 있는 ‘중남미 특별영화제’는 7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28일 제외, 일요일은 휴관) 진행된다. 각국의 대표 영화 1편씩에 대해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낯설지만 매혹적인 대륙, 중남미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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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남미문화원하고 아트파크하고 묶어서 한번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