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갑 작가님의 [하늘을 타고 올라가는 꽃] 동화집은 가족, 우정 등을 소재로 한 6편 단편동화가 실려있다. 이희갑 작가님은 1984년 동화작가로 등단한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려져있다. 작품마다 소재가 다양하지만 가족, 친구, 이웃간에 따뜻한 사랑을 품고 있어 작가님께서 따뜻한 인품을 가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제작인 <하늘을 타고 올라가는 꽃>에서 다양한 가정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정수는 탈북민, 미라는 미혼모 딸, 향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다. 미라 할머니는 능소화를 '하늘을 타고 올라가는 꽃'이라고 말했다. 미라 엄마가 집 떠날 때 같이 심었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엄마가 능소화가 네 번 필 때 온다고 하여 할머니는 능소화가 피길 간절하게 기다렸다. 아이들은 날마다 하늘을 타고 올라가는 꽃을 보며 상상의 날개를 탔다. 각자 지금 떨어져 사는 가족인 엄마, 외할머니, 아빠를 그리워하면서. 미라는 할머니가 한 말을 아이들에게 말한다. '기다리는 것은 힘들지만, 그런 기다림까지 없다면 어떻게 살겠느냐고. 그래서 기다림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26쪽~27쪽)
<무지개 골짜기를 찾아서> 작품에서 아빠가 12년전 친구들과 신비한 체험들을 회상하며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가족들을 맞이한 것은 무지개 골짜기가 사라졌다는 빛바랜 노란 리본이었다. 실망한 가족들에게 엄마는 리본 길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서 널따랗게 펼쳐진 분지를 발견했다. 비록 무지개 골짜기를 찾지 못했지만 가족간에 사랑을 재발견하고 행복한 추억을 가슴 한가득 안고 돌아오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해 뜨는 데부터 해 지는 데까지> 작품에서 사업 실패한 민아 아빠가 등장한다. 민아네는 동해 바다로 휴가를 떠났다. 민아 아빠의 주옥 같은 대사가 눈에 띄었다. 좌절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는 명언이었다. “민아야, 아빠는 해가 진다고 슬퍼하지 않아. 아침의 희망은 저녁때 결실이 되고, 저녁의 결실은 다음 날 희망이 되니까.”
엔딩에서도 작가님의 인생철학이 담겨져 있어서 현재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해가 진 황금빛 세상은 아름답기만 했다. 해 뜨는 데부터 해 지는 데까지 달려온 민아네 가족. 지금 어려움의 길을 걷는다고 해도 새 희망의 길을 찾아 다시 걸어가길 다짐하는 민아 가족의 얼굴에 고운 노을이 오래도록 어른거렸다.」 (66쪽)
<왕가오리연> 작품에서 연으로 친구들한테 위협을 가하는 준호가 등장한다. 결국 준호의 왕가오리연은 하늘 높이 솟아 먼 산 쪽으로 떨어졌다. 연은 경호네 집 감나무에 걸렸다. 경호는 친구들에게 차례대로 왕가오리연을 건네준다. 같은 왕가오리연이지만 준호는 친구들간에 우정을 멀게하는 소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준호는 연으로 우정을 좀더 다지는 소품으로 활용했다. 정월 대보름달이 뜨는 날 경호는 왕가오리연을 보내면서 연을 보내준 누군가에게 소원을 빌어주었다. 경호의 마음을 알아들은 연도 함께 사이좋게 지내며 산다는 게 좋은 일이라는걸 배웠다. 경호는 친구들과 연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물이다. 경호의 엄마를 만나게 해달라는 소원을 왕기오리연이 알았다는 듯이 바람 따라 달빛 따라 훠이훠이 날아가고 있었다. (86쪽)
<호숫가에 사는 순영이> 작품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철민이가 갑자기 어지러워 쓰러지고 시골 호숫가에 사는 이모네 집에 요양차 간다. 이모네집에 찾아온 여자아이가 어느날 손때 낀손으로 참외를 주는데, 철민이는 더럽다며 호의를 무시한다. 하지만 그 아이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철민이를 멀리서 지켜보고, 철민이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구해준다. 철민이는 요양생활이 끝나는 이듬해 다시 축구경기에 임하고, 그 여자아이는 곁에서 철민이를 응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 아이는 동생으로 철민이랑 살지만 어쩜 엄마처럼 품어주는 큰 사랑을 할까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윙윙 형> 작품 시간적 배경은 6.25사변이다. 큰고모 아들인 윙윙 형은 전쟁중 비행기 정비사가 되고 나중에 무스탕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 주인공 정우네 집이 적기의 폭격 위기상황에서 지켜주었다. 전쟁이 끝나 휴전이 되었지만 윙윙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형이 휴가때 가져온 비행기 과자의 선물과 형에 대한 추억은 우리나라 아픈 현대사를 알려주고 있어 가슴이 먹먹하였다.
[알라딘 / 교보문고 리뷰]
첫댓글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