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다이아몬드 시장 분석
다이아몬드 시장의 최근 상승세는 많은 업계인을 놀라게 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무역 부문 부회장 폴 로울리는 “지난 해의 힘든 상황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다른 대부분의 산업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었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장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산업은 2020년에 성장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드비어스의 추정에 따르면 전년대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주얼리 소매 산업 매출은 10~12% 감소했다. 하지만 팬데믹 위기 중 소비자들이 여행 관련 소비를 줄이는 대신 선물용품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함에 따라 다이아몬드 산업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었다.(사치품 산업의 총 매출 역시 상승했다.)
소비 증가
올해 업계는 강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마스터카드 스팬딩펄스(Mastercard SpendingPulse)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3~5월 주얼리 매출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3월 매출은 2019년 3월 대비 30% 상승했으며, 4월 매출은 14%, 5월 매출은 45% 증가했다.
NDC(천연다이아몬드카운실)의 통계에 다르면 3~5월의 다이아몬드 주얼리 매출은 2019년 동기대비 30% 높았으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배 증가했다. 중국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타격에서 벗어났다. 주얼리 브랜드 주대복은 3월 31일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7년 만에 가장 높은 연매출과 순익을 기록했다. 또한 회계연도 하반기에는 사상 최고의 반기 기준 매출을 올렸다.
로울리는 “다이아몬드의 세계 최대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의 이와 같은 강력한 회복세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었던 최대치를 뛰어 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양 시장의 회복은 주얼리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재고를 소진시켰고 이는 다시 중류 부문(연마 및 도매 부문)이 가지고 있던 나석 상품에 대한 수요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대중의 욕구 진작을 위한 마케팅 캠페인 시행을 목표로 설립된 NDC의 데이비드 켈리 CEO는 “매출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다이아몬드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있다. SNS나 자발적인 구글 검색 등을 디지털 분석한 결과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다이아몬드 제품에 익숙하다.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업계의 디지털 투자를 일으켜 경영의 뉴노멀로 자리잡게 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관심을 매출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공급 부족
중류 부문의 올해 상반기 기조는 꾸준한 거래와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회복세의 원인이 수요인지, 공급 부족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로울리는 공급량의 약 20%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가 심각한 수준일 때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마 및 무역 업체들은 원석 구매 및 나석 생산을 중지한 상태에서 온라인 판매를 계속하는 정책을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함으로써 재고를 축소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 확산이 주춤했던 2020년 하반기에는 무역과 연마 활동이 빠르게 재개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도에서 바이러스 재확산이 일어나자 인도 정부는 4월과 5월에 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로 인해 다시 한번 나석 부족이 발생하게 됐다. 다이아몬드 산업은 필수 산업으로 인정받아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지만 다수의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남에 따라 연마 생산량은 감소했다.
GIA의 뭄바이와 수랏 감정소에서 일어난 감정 지연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인도의 연마업체 로지블루의 러셀 메타 사장은 “일부 품목은 상품 수급이 어렵다. 현재 시장은 일부 품목이 모자란 상태이며, 공급업체들도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대량 주문을 취급하는 대형 소매업체들조차 상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현재 구하기 힘든 품목은 주로 감정서가 있는 상품들이다.”라고 말했다.
DDC(뉴욕다이아몬드딜러스클럽)회장 겸 에스케이 젬스(Esskay Gems)의 파트너 엘리옷 크리처는 “공급 부족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하지만 수요 역시 높은 상태이다. 정부가 재난지원금 수표를 발송한 이후 소비 지출이 상승했으며,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미뤘던 결혼을 다시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적어도 연말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울리는 “산업의 기초경제여건이 최소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진 다이어트
2021년 상반기 들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다이아몬드 나석의 가격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해 왔다. 6월 24일 현재 1캐럿 다이아몬드의 RAPI(랩넷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연초대비 7.6% 상승했다. 또한 나석 공급이 부족해지가 원석 수요가 상승했다. 원석의 가격 상승으로 연마업체들의 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이 됐다.
현재 원석 가격은 2021년 연초 대비 7.1% 상승했으며, 드비어스와 알로사가 코로나 관련 가격인하를 마지막으로 시행했던 2020년 9월, 10월과 비교할 때는 13.6% 상승했다.
메타는 “두 광산 대기업은 바이러스 위기 초기에 원석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공급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업계인들이 현금유동성 및 구매 의욕을 상실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20년 8월부터 주얼리와 다이아몬드 나석의 소매 판매가 꾸준히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상승했다. 2021년 1~5월의 알로사와 드비어스의 원석 매출총액은 작년 동기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 높은 기록이다. 양사 모두 팬데믹 기간 중 쌓아 두었던 재고를 감축하는 데 성공했다.
사이트의 변화
로울리에 따르면 최근 드비어스 사이트는 특별히 큰 규모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드비어스의 5월 매출은 3억8500만 달러, 6월 매출은 4억7000만 달러였다.낮은 매출에는 생산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 모기업인 앵글로아메리칸의 1사분기 보고에 따르면 남아공과 캐나다 소재 일부 광산의 생산이 중단됐다.
라파포트 뉴스의 추정에 따르면 2021년 1사분기의 글로벌 생산량은 작년 동기대비 (팬데믹이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 작년 4월부터였으므로 작년 1사분기는 아직 상황이 괜찮을 때였다.)17% 감소했다. 2020년 총 생산량은 전년대비 18% 감소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광산이 정상 생산으로 돌아갔으므로 2021년 생산량은 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도는 양이며, 생산되는 원석의 가치는 낮지만 생산량이 많은 호주의 아가일 광산이 최근 문을 닫음에 따라 생산량에 대한 압박은 더 커졌다.
드비어스의 매출이 하락한 또다른 이유는 드비어스의 최근 정책에 있다. 드비어스는 실질 수요를 기준으로 원석을 공급하기로 했다. 로울리는 이에 대해 ““시장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공급 감소는 시장이 뉴노멀에 눈높이를 맞추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드비어스는 4월 1일에 시작되는 새로운 공급 계약 기간부터 사이트홀더를 연마업체, 무역업체, ‘통합 사이트홀더(Integrated sightholder)’ 등 세 카테고리로 분류하기로 했다. (통합 사이트홀더는 소매업체를 일컫는 드비어스의 자체 용어이다.) 드비어스는 지역 수혜 프로그램 지역(보츠와나와 나미비아 등 자국에서 생산된 원석을 국내에서 연마하는 비율을 늘려 다이아몬드 산업을 광산업에서 다른 부문으로 확장하기를 원하는 국가)에 배당하는 0.75캐럿 이상의 원석의 양을 늘리는 중이다. 한 사이트홀더는 “이는 드비어스가 보츠와나와 나미비아의 연마업체 고객들을 우선시할 것임을 의미한다. 다음 순위는 특화된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추가적인 요금을 지급하는 통합 사이트홀더이다.”라고 말했다. 그 다음이 국제 사이트홀더 업체 혹은 지역 수혜 이외 지역의 연마업체들이며,마지막이 무역업체들이다.
위의 사이트홀더는 “드비어스는 2차 시장으로 팔려나가는 박스가 줄어 더 많은 박스가 연마 산업으로 직접 넘어가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라파포트 뉴스의 1월 보고서에 따르면 드비어스의 2021년 고객 리스트에 오른 무역업체 수는 이전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로울리는 새로운 정책이 2차 시장에 공급을 의존하는 원석 무역업체 혹은 영세 연마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로울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 원석의 최종 도착지가 어디인지를 이해하는 한편 특정한 업체에 특정한 원석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통해 각 업체가 자신들이 원하는 상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우리는 모든 품목을 다 연마하는 업체는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시장의 역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해 왔다. 결과적으로 전보다 유통이 탄탄해졌고 시장으로 가는 경로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연마 산업의 심장
일부 업계인들은 유통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인해 연마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한다.(특히 가격이 낮은 아가일 광산의 원석 공급 중단이 맞물린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마업체 관계자는 “아가일산 원석 연마에는 조금 다른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다른 상품으로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합성 다이아몬드가 모자란 공급량을 채워줄 수는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울리와 메타는 수랏이 다이아몬드 연마 산업의 심장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타는 “드비어스가 지역 수혜 국가들에 대한 0.75캐럿 이상 원석의 배당 비율을 높이더라도 알로사나 경매를 통해 원석을 판매하는 기타 광산업체들은 계속 인도에 일감을 맡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와 다이아몬드 산업
나석 공급업체들의 유통 시스템 역시 변화하고 있다. 연마업체들은 온라인 플랫폼 개선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등 파이프라인의 효율성 향상을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메타는 “감정서 다이아몬드의 세일즈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인터넷 기반 모델 도입이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의 소매업체들에 대한 직접 판매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DDC의 크리처 회장은 이러한 트렌드를 인정하면서도 딜러들이 담당 중인 고유한 역할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딜러들은 다이아몬드 유통 체인에서 가장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직 딜러들만이 고객이 원하는 특정 품질의 다이아몬드를 원하는 양만큼 공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또한 딜러들은 주얼리 소매업체들의 장기 신용 거래 혹은 외상 거래 요청에 기꺼이 응한다.”고 말했다.
NDC의 켈리는 “시장 통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 욕구 증진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이아몬드 판매량이 늘어나면 업계가 직면한 문제의 98%가 사라질 것이다. 우리 산업은 근본적으로 비관적이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 즉 가격책정, 은행 융자, 합성 다이아몬드의 위협 등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보다는 수요를 진작시킬 방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업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로부터 큰 폭으로 회복한 것은 맞지만 지난 10년 간의 업계 실적은 같은 기간의 글로벌 경제 성장률보다 많이 저조하다.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고 작년에 끌어 올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팬데믹 이전에 업계는 디지털화에 뒤쳐진 것을 넘어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업계의 불안이 2008년 금융위기때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자상거래와 소셜 미디어 혁명은 바로 이 때 시작됐다. 아이폰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 개발 시점도 이 때였다. 우리 업계의 실적 부진과 디지털 전문성 부족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의 지속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업계 전체의 투자 방식과 디지털화, 회복이 예상되는 여행 및 경험 문화와의 연결 방법 등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 라파포트 뉴스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