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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당신은 퇴근 후 6시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하십니까?
아우라지 추천 0 조회 91 09.01.01 15:1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당신은 퇴근 후 6시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하십니까?

나머지 인생을 성공으로 바꾸려면 잃어버렸던 6시 이후의 시간을 다시 찾아 오시오.

 

1. 암을 이겨낸 닥터 불로거(충북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한정호씨)

  청주 충북성모병원 소화기내고 전문의 한정호(37)씨는 4년전 고환암으로 투병했다. 5개월의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은 다 빠졌고 오른쪽 고환은 끝내 절제했다. 같은 병을 앓던 미국의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처럼 그도 암을 이겨냈다. 암스트롱이 완치후 투르 드 프랑스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면, 의사 한씨는 불로그 개설 1년 여만에 130만명이 다녀간 파워 불로거가 됐다. '내과의사 한정호의 의료와 사회(blog.hani.co.kr/medicine)'를 통해 이룬 성과다.

  "병실에 틀어박혀 인터넷을 하다 수많은 암치료 카페를 발견했죠. 그런데 잘못된 의학 상식이 많았고 특히 말기암 환자를 호객해서 우려먹는 글이 넘쳐났습니다. 환자가 되어보니 이런 것이 눈에 들어왔고 조금이라도 고치고 싶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블로그 1호 글은 '중풍예방주사란 없다'. 청주 시내 일부 개원의가 시골 노인들에게 몇 만 원씩 받고 헤파린을 놔주는 현실을 목격하고 고발한 글이다. 혈액 응고를 막는 처방은 아스피린으로 충분하다. 헤파린은 혈전용해제 성분으로 뇌졸증 심근경색 등 위급한 상황에서 써야 했지만 비보험 고수익 때문에 생겨난 부조리였다. "의대 졸업후 10년간 약 10만명의 환자를 보았는데 인터넷에서는 불과 1년만에 130만명을 만났으니 놀라운 일이죠"

  한씨가 저녁 회진을 마치고 책상에 앉는 시간은 오후 6시 무렵 퇴근을 늦추고 진료실의 조명을 어둡게 한 뒤 글을 쓴다. 하루 평균 2시간.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삶만이 가치있는 삶이다." 한씨가 블로그에 올린 앨버트 아인슈다인의 금언이다.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면서 그는 차가운 냉소를 흘리기 보다 부드러운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우고 있다.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인 퇴근후 문화

2.현대자동차 해외홍보팀에 근무하는 제임스 파슨스(29.영국)씨와 같은 외국인 주당(酒黨)에게 한국은 별천지다. 한국 생활 4년차인 그는 언제 어디서든 술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다고 한다. 개인 삶을 중시하는 영국에서는 밤 늦게까지 같이 마실 친구도, 술집도 찾기 어렵다. 한국에선 술 먹고 귀가할 때도 걱정이 없다. 싸고 안전한 택시가 항상 대기 중이고, 전화 한 통이면 대리운전기사가 달려온다. 그는 "도시 전체가 마치 펍(술집)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출신 셴다(22.여)씨도 거리에 넘치는 취객과 술자리를 위한 각종 시설들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생활 초기 창천동 현대백하점 신촌점 앞에서 목격한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 한다. 밤 늦은 거리에서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구토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셰다씨는 "당연히 경찰이 출동해 그 남자를 잡아갈 줄 알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면서 "취객에 상당히 관대한 사회"라고 말했다.

  이화여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박월(22.여.중국)씨는 서울 이모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벌써 3년째지만 그동안 이모부 얼굴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평일에는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오기 일쑤고 휴일에는 잠만 자기 때문이다. 그는 "이모의 참을성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모는 "먹고 살려면 술자리를 피할 수 없을것"이라고 말해 박월씨를 다시 놀래켰다.

  존 프랭클(41) 연세대 국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퇴근 이후 문화가 획일적이고 도식화 되어 있다"면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새벽까지 술먹고 놀다 보면 가족들에게 미안할쁜만 아니라 내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3. '6시 이후 삶' 선도 황주홍 강진군수

  '저녁 6시 이후'가 선진화돼야 한다. 지난 10월 한 신문에 실린 칼럼 제목이다. 칼럼은 일본이 연속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내고 있는데 한국은 왜 안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고리고 한국이 안 되는 이유를 저녁 6시 이후의 수많은 모임들에서 찾는다. "찾아다녀야 할 모임이 너무 많고 만나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 '진짜 일'을 할 시간이 없는 나라가 한국이다"라는 것이다.

  이 칼럼을 쓴 사람은 뜻밖에도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전남 강진군의 황주홍(56) 군수. 황 군수는 "칼럼이 나간 후 모르는 분들로부터 수많은 편지와 이메일을 받았다"면서 "내 예기에 공감하는 사람등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부하느라 외국에서 오래 생활했다는 그는 "낮 시간에 일하는 것은 한국이나 선진국이나 별 차이 없다. 그러나 저녁 6시 이후를 보면 뚜렷하게 대비된다. 그런대도 다들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간다"고 말했다.

  황 군수는 중앙 일간지는 몰론 지역 신문에도 자주 기고한다. 글은 주로 밤에 쓴다.

  "오후 6시 이후의 만남을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물론 동시대 한국인으로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전혀 안 할 수는 없어요. 어쩔 수 없이 가는 자리가 있더라도 저는 1시간 이내에 끝내는 편입니다."

  황 군수는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해놓았다. 지역 국회의원들을 행사나 대회, 애.경사 등에 부르지 않기로 시민들이 결의하자는 것이다. 그랬는데도 계속 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의원들이 있으면 명단도 발표하자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지역 모임에 참석하기 보다 서울에서 법 만드는 본업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저녁 6시 이후의 비공식적 모임들은 시간을 낭비하게 할 뿐만 아니라 비리를 낳기도 한다.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황 군수는 "우리사회의 많은 일들이 비정상과 편법, 인맥으로 결정되고 있다"면서 "6시 이전에 풀지 못 한 문제들을 6시 이후 비공식적 모임을 통해 풀려고 하는데, 이 구조를 해체해야 정상사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강진군은 올해부터'생산적 연구모임 지원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2억원을 편성, 청자비색모임, 딸기작목반, 행정혁신공무원소모임 등 군내 20여개 모임을 지원한다. 황 군수는 "저녁 6시 이후의자리란게 대부분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이라며 "이 시간을 미래를 준비하는 신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009/01/01. 국민일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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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1.02 15:16

    첫댓글 정말 좋은 글입니다. 우리의 잘못된 문화를 바꿔야 삶의 질이 바뀌고 사회, 제도, 법규 등이 바뀔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 09.01.02 19:42

    아이고! 형님 때문에 밤 장사하는 대전 술집 쫄딱 망해요, 안 그래도 경제가 어려운데 클 났네요/ 우리도 산행후 항시 여섯시 넘어 뒷풀이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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