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어디 갈 곳이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들 모임이 있어 가기로 한 날이다.
한 사십 여년 못 만난 아이들(어른들)이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오후 시간 접어들면서 몸에 추위가 엄습한다.
열을 재어 보아도 큰 열도 없는데 추위가 몸을 괴롭히는 것이다.
저 체온도 아닌데도 꼭 물에 빠진듯이 한기가 든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몸 어디인가 이상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디인지는 알 수가 없다.
종합병워에 가서도 온갖 검사를 다해야 나오는 것이니 당장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겨울 처음 장판에 불을 올리고 언 몸을 뎁혀 본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생각이 ‘柳柳花花’란 말이다.
柳는 버들 유이고 花는 꽃 화자이다.
위의 유유화화를 뜻으로 보면 버들버들 꽃꽂이란 말로 어느 상가집에 가서 조문으로 써 준 글이다.
망자가 버들버들 떨다가 꼿꼿해 졌다는 것을 해학적으로 적어 놓은 글이다.
나 역시 버들버들 떨다가 꼿꼿해 진다는 것은 아니고 버들버들 꽃꽃의 해학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버들도 버드나무의 버들이 아니고 소리 버들을 절묘하게 표현된 것이다.
우리말과 한문의 절묘한 조화이다.
결국 저녁에 시작하는 모임에는 가지를 못했다.
버들버들 꼿꼿해질까봐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버들버들 꽃꽃...
버들버들꼿꼿............절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