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낮 기온이 40℃를 넘는 등 폭염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더위로 인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한낮에도 바닷가 해수욕장 등 피서지까지 한산할 정도다. 대구기상청은 지난 24일 오후 2시 23분 경북 영천 신령면의 낮 최고기온이 4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구기상청은 전국이 맑은데다 일사가 강하고 지리적 특성으로 최고기온이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다.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앞으로 기온이 더 올라 40℃를 넘기는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공식기록에 따르면 현대적인 기상 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20세기 초 이래 전국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기온은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 이어 1939년 7월 21일 추풍령 39.8℃, 2017년 7월 13일 경주 39.7℃, 1942년 7월 28일 39.7도, 2016년 8월 13일 39.6℃ 순으로 알려졌다. 울산 기온이 40℃를 기록하며 71년 만에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평균 기온이 가장 무더웠던 해는 1994년 여름이다. 1994년 여름 33℃ 이상을 기록한 날이 무려 31.1일이나 됐다. 올해 폭염 역시 1994년에 버금가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지난 2013년 8월7일 오후 울산기상청의 발표에 따르면 남구 고사동의 측정 온도가 40℃를 나타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당시 폭염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20번이나 전력경보가 발령됐다.
이러 추세라면 올해도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정부는 8차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올해 예비전력을 14% 수준까지 끌어올린 만큼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4일 경북 영천 신령면 기온이 40.2℃를 넘었는데, 이는 비록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관측 시스템 도입한 이래 최고 기온이다. 바로 이날은 우리나라 전력 최대수요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날이기도 했다.
오후 5시 기준 전력수요가 970만KW를 기록, 기존 역대 최고치를 했다. 예비전력도 760만KW, 8.4%로 크게 떨어졌다. 두 자리 숫자로 떨어진 것은 올해 2월6일 이후 두 번째다. 전력수급의 위기경보는 예비전력이 500만KM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 발동한다. 예비전력 500만KW까지는 불과 260KW까지 남지 않았다. 정부는 정비 중인 한울 4호기 등 예방정비 중인 원전4기와 미세먼지로 세워두었던 화력발전을 가동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예보했다. 전력수급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면 정부는 기업이 피크 시간에 전력사용을 줄이면 보상하는 수요감축요청(DR)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국제무역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공장가동을 멈춰야하는 상황까지 맞게 되면 공장들은 사면초가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4시간 한 순간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석유화학플랜트의 경우 DR이 발동되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에 하나 블랙아웃(예고 없는 정전)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전력사용을 줄이는 것 외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급사정악화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이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나 지역사회가 앉아서 그대로 당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런 불상사가 없는 게 최선이겠지만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울산시는 전력부족으로 지역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점검은 물론 전력사용 줄이기를 위한 캠페인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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