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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시인과 함께하는 시창작법 연재 02> 시는 나를 기억하는 방식
안녕하세요? 오늘 송진 시창작 강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시는 나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이 시를 쓰기 힘들어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해야 시가 되나 그런 압박감 때문이 아닐까하고 맥박을 짚어보았는데요. 시를 쓰기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나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시를 쓰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로 나의 하루를 기억하기 방식인데요.
제 경우의 예를 들면 제 알람은 새벽 세시에 울리게 되어있는데요. 그때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집에 켜져 있는 모든 전등을 끄고 와이파이도 큽니다. 제가 화장실에 들러 변기 물을 내리면 열살 된.개 푸들 두 마리가 자다가 멍-하고 짖기도 하는데요. 흰 푸들 한 마리는 녹내장으로 실명이 되었구요. 갈색 푸들 한 마리는 그나마 건강을 유지해주고 있어 너무 고마운데요. 이 개들은 태어난 지 2개월 되었을 때 입양을 했습니다. 제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강아지 이름을 지었는데요. 구름처럼 털이 부드럽다고 구름이. 눈이 상큼하게 이쁘다고 상큼이라고 지었는데 지금 녹내장으로 실명된 개가 상큼이입니다. 주인을 찾느라고 엉뚱한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픔니다. 저는 개를 남부럽지 않게 키울 만큼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닌데요. 마지막까지 개의 생명을 책임을 진다라는 비장한 각오로 조금씩 나누어 먹고 키우다보니 정도 들고 지금 10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는데요. 창을 열면 가을에 물들어가 는 단풍 든 나무들이 보이고 분리수거의 날입니다.
분리수거대상인 내용물을 들고 내려가면 계단이 있고 사람이 있고 바람이 있고 택배박스나 쓰다버린 연습장, 병, 스티로폼, 그리고동박새 새한 마리 날아와 나뭇잎을 헤치고 나뭇가지에 개구쟁이처럼 우당탕 내려앉습니다 (이 글을 쓴 시기는2020년 10월 22일(목) 가을입니다).
이렇게 저의 새벽 시간을 글로 적어보고 읽어드렸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사물은 참으로 많습니다. 자연까지 사물의 대상으로 생각하자면 더 확대됩니다. 한 번 찾아볼까요
1) 사물(자연까지 확대) - 알람, 새벽 세시, 집, 전등, 와이파이, 푸들(개, 강아지), 녹내장, 실명, 입양, 이름, 구름, 새벽, 창, 단풍. 나무, 분리수거, 택배박스, 연습장, 병, 스티로폼, 동박새(새), 나뭇잎
2) 움직임이 있는 단어- 변기 물을 내리다, 멍-하고 짖다, 잠들다, 일어나다, 나누어 먹다, 들고, 내려가면, 우당탕
이렇게 사물과 움직임이 있는 단어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이런 단어들이 산문이나 운문(시)의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알람'을 제목으로 시로 써 봅니다
<시>
알람 / 송진
빨간 시간들이 새벽의 허공에 못처럼 꽂힌다
나는 일어나 저 못을 뽑는다
허공에는 못 자국이 없다
내 손바닥 안에는 숨 헐떡이는 따듯한 새의 체온 같은 녹슨 못이 가득한데
또다시 빨간 시간들이 허공에 칼날처럼 박힌다
이렇게 시를 적어보았는데요
제가 20년 넘게 갖고 있는 알람시계가 빨간 색인데요. 지금은 알람시계보다 치열한 내부를 갖춘 휴대폰 알람 소리에 의해 자극을 받아 일어나고 있는데요. 어찌되었든 사물의 빛깔에 의해 빨간 시간들이라고 표현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무의식에서 나온 빨간 시간일 수도 있겠지요. 빨강이 갖고 있는 강렬함, 피의 빛깔이지요, 빨강은 불같은 욕망을 상징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알람이 울릴 때 제가 새벽 세시의 허공에 못처럼 꽂히는 것 같은 감각이 찾아드는데요. 그 못은 일어나서 얼른 뽑을 수 있을 것 같은 가볍게 꽂힌 다트DART 핀 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허공이 다트인가요? 흔적이 없으면 허공이 자석이고 자석다트핀인가요? 그런 상상을 해볼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언어는 언어를 불러오고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불러옵니다. 허공은 아무리 찾아도 못 자국을 찾기 힘든데요. 새가 지나간 허공에 새의 발자국이 없듯이 꽃은 허공에 피었지만 허공에 꽃자국이 없듯이 인간은 행복을 온몸으로 만져보고 느끼기를 갈망하면 할수록 행복의
자국은 모스 부호처럼 도트dot, 대시dash의 모호함으로 육체와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요. 가끔 '불안'이라는 화염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느낌이들 때가 있는데요. 그런 감정들이 위의 시로 나타난 것같습니다. 오늘은 이만 이 글을 줄일까 하는데요.
2025년 3월의 봄을 '시로 나를 기억하는 하루'로 보내면 어떨까 한 잔의 작두콩차처럼 권해드립니다. (이 글을 정리한 시기는 2025년 3월 12일(수 )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