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란 어떤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을 말한다.
또 물에 비쳐 나타나는 물체의 모습이나, 사람의 자취를 일컫기도 하는데 이는 실체가
아닌 실체로부터 부수되는 부산물로 지칭된다. 실체가 없으면 그림자도 존재할 수 없으
므로 실체가 숨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그림자를 끝까지 추적하면 실체도 밝혀
낼 수 있는 것이다.
의회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하는 영국에는 야당에 그림자 장관들(Shadow Cabinet)이
있다고 들었다. 일은 실제로 정부로부터 임명을 받은 각료들이 정책을 펼치지만 그러한
정첵들이 국민들을 위해 잘 이행이 되는지를 비평하는 몫은 그림자 장관들 차지인 것으로
때로는 잘못된 정책은 시정을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비난
일색인 우리나라에서도 한번쯤 시행해 봄직도 하다.
미 정부에서 앞으로 '그림자 함대' 유조선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를 했다고 한다. 일반적
으로 '함대'라 하면 군대용어로서 전투를 목적으로 한 무장한 선박을 함정이라 하고 여러
함정을 묶어서 함대라 한다. 무장을 하지 않은 복수의 민간 선박은 보통 '선대'라 한다. 민간
선박이라도 전쟁지역으로 들어갈 때는 무장 요원을 태우기도 하고 함정들이 에스코트를 하기도
한다. 주로 호르무즈 해협이나 해적이 자주 나타나는 홍해 입구나 오만 해역에서 종종 일어난다.
(13일(현지시간) 핀란드 킬필라티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글S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주도해왔던 일명 '그림자함대(Shadow Fleet)'에 대한 대규모 제재에 들어갔다. 해당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주로 50년 이상 노후화 된 유조선으로 구성된 그림자
함대 소속 배들이 각종 고장으로 기름유출 등 해양오염까지 일으켜 유럽국가들의 안보와 환경문제 고민이 큰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183척에 이르는 러시아 그림자함대 유조선들을 대러제재 대상으로 대거 올리고 러시아 내
선박보험회사와 에너지기업들도 추가로 제재한다고 밝힌 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 등 주요 국제유가는 일제히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가격인 80달러선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들 중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되던 선박들의 입항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단기적으로 석유수급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만배럴 규모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그림자함대 소속
선박들은 미국의 제재로 원래 수출하기로 했던 인도로의 입항이 막혔다
.미국 정부가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들을 계속 찾아내 제재 대상을 늘려가면서 앞으로 그림자함대 제재가 국제유가 변동성을
일으킬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향후 러시아의 그림자함대 유조선 중 최대 30% 정도가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
으며, 하루 최대 80만배럴이상 석유 수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림자함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러제재를 피해 러시아가 석유를 수출하는 주된
우회수단이었다. 제재 대상에 올라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선박의 정확한 국적과 소유주를 알 수 없도록 유령회사 소속 배
들로 구성해 그림자함대라 불린다. 해당 유조선들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을 끄고 운행하며, 주로 러시아 석유를 중국과
인도로 수출해왔다.
프랑스의 선박중개업체인 BRS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러시아 원유를 수송하는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은 700척을 넘어선 것으
로 알려졌다. 2022년 대러제재 시작 당시 400척 규모에서 대폭 늘어났다. 러시아 정부는 그림자함대 운영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전세계 노후 유조선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는데, 2022년 한해에만 그리스에서 125척의 유조선과 운반선을 매입
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그림자함대 유조선을 통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출을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비용을 마련해왔다. 러시아는
재정수입의 절반 이상을 국영 에너지기업들의 석유와 가스수출 수익에서 얻고 있으며, 대러제재로 서방으로의 수출이 금지됐
던 석유의 약 90% 이상을 중국과 인도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