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프로야구를 결산하는 최고 무대인 한국시리즈는 오랫동안 기억되는 감동의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단기전 승부인 만큼 감독과 선수가 평상시와 다른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팬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극적인 반전의 묘미는 물론 깜짝 활약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역시 한 방=기적같은 ‘드라마’로 불리는 2002년 삼성-LG 6차전은 한국시리즈의 백미. 6-9로 뒤지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삼성은 이승엽이 3점홈런을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마해영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의 20년 묵은 한국시리즈 우승 갈증을 풀어냈다. 마지막 7차전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일찌감치 자리를 떴던 박용오 KBO총재가 차를 돌려 야구장으로 향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원년인 82년 OB(두산 전신)-삼성의 6차전에서는 OB 김유동이 9회 만루홈런을 쏘아올려 한국시리즈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LG의 4연승으로 끝난 94년 시리즈는 1차전에서 김선진이 연장 11회 태평양(현대 전신) 김홍집으로부터 끝내기 홈런포를 뿜어내 승부를 갈랐다. 97년 해태는 1승1패로 팽팽하던 3차전에서 이종범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3연승하며 LG를 꺾었다.
◇짜릿한 반전=2000년 현대는 3연승 후 두산에 3연패를 당해 우승이 물건너간 듯했지만 마지막 7차전에서 팀 퀸란의 신들린 방망이로 기사회생했다. 2-2 동점이던 4회말 좌중월 3점포를 퍼올린 퀸란은 이 경기에서만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6타점을 기록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95년에는 OB가 롯데를 상대로 2승3패로 몰리다가 진필중, 김상진의 호투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20차례 한국시리즈 사상 역전은 3차례에 불과해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85%에 이른다.
◇고무 어깨=사상 초유의 15회 연장혈투를 벌였던 93년 해태-삼성 3차전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 선발 박충식은 무려 15이닝 동안 181개의 공을 던지는 고무어깨를 과시했다. 해태는 문희수에 이어 선동열-송유석으로 이어지는 필승카드를 냈지만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최종결과는 4승1무2패를 거둔 해태의 우승. 그러나 박충식은 한국시리즈에서 혹사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원맨쇼=롯데-삼성이 맞붙은 84년 7차전. 양팀은 3승3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마지막 한 판에 운명을 걸었다. 3-4로 뒤지던 8회초 롯데는 김용희, 김용철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았고 유두열이 역전 좌월 3점포를 가동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유두열이 시리즈 MVP를 차지했지만 정작 스포트라이트는 최동원에게 쏠렸다. 최동원은 1차전 완봉과 3차전 완투, 5차전 선발에 이어 6차전 구원, 7차전 완투 등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는 원맨쇼를 펼쳤다.
첫댓글 으..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생각한다면 정말..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때 6차전이 잠실에서 치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ㅜ.ㅜ;;
제가 삼촌께 그 얘기를 마~악 했거든요? 그랬더니 삼촌이;;ㅋㅋ 잠실에서 했음 너네도(LG) 홈런 못쳐서 안됐을거라고 그러시더라구여;; ㅋㅋ 그 말듣고 바로 쪼그라들었담니다ㅋ
이런 글은 안 올라오면 좋겠어요... 실연 당한 사람에게 누군가 자꾸 그 사람 얘기를 꺼내는거 하고 같으니까.
내생에 최악의 한국시리즈로 기록된 경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