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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프리메이슨(Free and Accepted Masonry)
볼셰비키가 정권을 장악한 10월 혁명 이후 프리메이슨은 아무런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 러시아의 프리메이슨 운동은 소련 해체된 1991년에야 다시 등장한다.
프리메이슨들은 볼셰비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지만 10월 혁명을 막을 수 있는 힘이 없었다. 조호연은 "엘리트 중심의 프리메이슨 운동이 지닌 한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 결론내렸다.
프리메이슨은 로지Lodge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고대의 석공들이 교회를 짓고 있을 때 오두막(lodge)에서 모이곤 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지는 가톨릭의 교황청처럼 중앙조직의 명령으로 세워지는게 아니라 로지를 세우기 원하는 지역의 프리메이슨 회원이 그 근방 로지의 회원들에게 허락을 받아 세우는 방식이다. 가장 높은 권위의 로지는 영국 런던의 United Grand Lodge of England이고 이 로지의 수장Grand Master은 켄트 공작 에드워드 왕자이다. 하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각 로지는 자치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UGLE와 켄트공작의 권위는 성공회에서 갖는 캔터베리 대성당과 캔터베리 대주교의 그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 때문인지 초기 외국인의 묘지로 사용된 양화진 묘지에 가보면 프리메이슨 단원들의 무덤이 마련되어 있다. 묘비에 프리메이슨의 상징이 그려져 있으면 그냥 확실하다. 이 중에는 대한매일신보의 발행인인 어니스트 베델도 있다. 베델은 이화학당을 세운 메리 스크랜튼의 아들 윌리엄 스크랜튼과 더불어 프리메이슨 한양지부 창립회원이었다.
음모론의 영향 탓에 뭔가 비밀 본부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프리메이슨 로지라고 당당히 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뉴욕 23번가에 있는 로지의 경우 건물 외벽에 큼지막한 프리메이슨 로고가 그려져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 바로 옆에 세계에서 가장 큰 3개의 로지 중 하나가 있다. 이 로지 역시 프리메이슨 로고가 박혀있고, 돈 내고 입장하면 관광 가이드를 따라 내부를 볼 수도 있다.
단, 견학 일정은 하루에 4번 정도 뿐이고 반드시 정각에 시작하기 때문에, 로지에 정말 가보고 싶다면 여행 계획을 견학에 맞출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보스턴 로지에 견학을 신청했다가 교통체증으로 10분쯤 늦게 도착한 한 위키러에 따르면, 관계자에게 엄청 혼나고 로비만 둘러보고 나왔다고 한다. 그래도 로비에도 프리메이슨에 대해 이것저것 전시되어 있었다고.
프리메이슨의 로지들엔 공통적으로 홀이 있는데, 이 홀은 동쪽 방향에 최고 직위자의 좌석, 서쪽에 2위 직위자석, 남쪽에 3위 직위자의 좌석이 있다. 북쪽은 이런 좌석이 없는데, 북쪽이 무너진 솔로몬 대성전의 위치이며, 암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홀의 중앙에는 프리메이슨 입단 의식을 위한 곳이 마련되어 있다.
참고로, 프리메이슨 로지를 포함해서, 프리메이슨 기념물 등 각종 프리메이슨 후원으로 인해 지어진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굉장히 화려한데 주변 건물들에 묻혀서 눈에 띄지 않는 절묘한 위치 배정을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필라델피아의 그랜드 로지는 굉장히 화려함에도 만만치 않게 화려한 시청 건물, 교회, 행정부 건물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눈에 띄지 않는다. 대놓고 프리메이슨 심볼을 박아 넣고 주변에 메이슨 사원이라고 안내판이 박혀 있음에도 눈에 띄지 않는다! 또한 도쿄의 프리메이슨 로지는 유명 관광지인 도쿄 타워 바로 옆에 있는데, 입구에 프리메이슨 로고가 새겨진 비석까지 있는데도 이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건물인가 하고 넘어갈 정도의 평범함을 자랑한다.
프리메이슨 음모론의 기원은 크게 3가지로 나뉘게 된다.
첫 번째로 가톨릭과의 사이가 매우 안 좋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프리메이슨 자체가 사상의 기반이 이신론이라 유일신교인 가톨릭과 상극일 수밖에 없고, 가톨릭 측의 대응은 프리메이슨에 가입 시 자동 파문일 정도이며, 프리메이슨 측에서도 가톨릭과의 무력충돌하는 등 대중에게 비춰지는 인식이 매우 안 좋았다. 실제로 관련 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지하에서 활동하는 테러조직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또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의 영향. 나치는 1차대전기 독일제국부터 이어진 배후중상설을 믿고 있었는데 때문에 그와 동시에 유대인과 프리메이슨 등이 집중적인 포화를 받게 되었다. 이 때문에 강제수용소에는 비단 유대인이나 공산주의자, 기타 나치 체제 부적응자뿐 아니라 프리메이슨 단원들도 수용되었다. 단원들은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빨간 역삼각형 표식을 달고 다녔고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무려 8~20만 명의 프리메이슨들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프리메이슨 단원들 사이에서 물망초는 나치에 의해 학살된 단원들을 추모하는 상징이 되었다. 이러한 연유로 간혹 물망초 모양의 뱃지를 달고 있는 프리메이슨 단원들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프리메이슨 세계 그림자 정부설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 이탈리아 P2 사건이다.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이 사건은 지역 로지의 승인을 받지 못한 프로파간다 두에라는 로지가 이에 앙심을 품고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의 고위 인사들을 포섭해 이탈리아 정부를 전복시킨 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프리메이슨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나빠졌고, 이후 마치 프리메이슨이 모든 정부의 뒤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비밀결사인 양 잘못 묘사되게 되었다.
시온 의정서에서는 유대인-프리메이슨 음모론(Judeo-Masonic conspiracy theory)이 나온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음모론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저희는 세계를 정복할 생각이 없어요. 그리고 무슨 정부를 전복시킨다든지 하는 의도도 전혀 없습니다. 저희가 비밀주의의 요소를 보존하려는 이유는 그게 프리메이슨을 특별하게 만들기 때문일 따름이에요."
-고대 프리메이슨 명예회의 그랜드 마스터 크리스틴 채프먼
전세계 수많은 멤버를 가지고 있다는 점, 그냥 수상한 소문이 도는 덕에 음모론의 주 떡밥이다. 대표적으로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이 관계가 있다는 음모론이 유명하다. 그렇지만 20세기 후반 이후에는 워낙 대중화되어서 비종교, 반종교적인 음모론 애호가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있다고도 보여진다.
프리메이슨은 이집트에서 시작한 서양 문명의 줄기가 그리스와 로마, 유럽을 거쳐 현재는 국부(國父)들을 통해 미국으로 이어졌으며, 미국이 문명의 정당한 계승자라는 관점이 있다. 덕분에 이 이야기는 유럽에서는 큰 인기를 못 누리는 반면 아메리카,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인기가 있다.
무엇보다 프리메이슨 관련 음모론은 전혀 증명되지 않은 음모론이다. 쉽게 말해 아무런 근거가 없다. 프리메이슨이 전세계에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며 겁에 질리기 전에, 합리적 사고력을 한 번 가동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음모론을 괜히 음모론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현실의 프리메이슨은 세계급 거대 사교 클럽일 뿐이다.
일루미나티와 관련이 있다는 말이 있지만 일루미나티 문서에도 나와있듯 일루미나티 음모론 자체가 헛소리이고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는 서로 다른 조직이다. 예전의 전성기 시절의 프리메이슨이라면 물론 일루미나티를 합병할 정도로 강력했겠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조직이다.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가 전 세계적으로 증거를 은폐하고 다니기에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요즘은 프리메이슨이 침체되면서 회원 수가 격감되고 현대에 와서 단체의 성격 자체가 바뀌면서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당연히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 모여있거나 있었고, 이런 곳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인맥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사회적 영향력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프리메이슨은 사교, 즉 친목을 도모하는 곳이지, 정치 집단으로 설계된 단체가 아니라고 대외적으로 말한다. 그 영향력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프리메이슨 자체에서도 정치 관련 얘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프리메이슨이 세계적 단체로 성장했던 이유로 뽑는 것이 바로 내부에서의 정치, 종교 관련 얘기를 금지하는 것이다. 당장 현대 한국에서도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민감하고 분쟁의 여지가 큰 정치나 종교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아닥하라고 눈총을 받는 경우가 많다거나, 적지 않은 커뮤니티들이 내부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정치 이야기를 금지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정치나 종교처럼 논쟁의 여지가 많은 화제가 허용되는 친목조직은 십중팔구 분란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 애초에 체계적인 세계 통치 같은 것은 이런 형태의 집단이 이루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진짜 제대로 된 통치 조직을 만든다면 제대로 된 정규 회의 형태를 띄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런 친목 단체 말고.
프리메이슨이 유대인들이 만든 음모 조직이라는 식의 음모론도 있다. 물론 이 역시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다만, 실제로 어느 정도 유대인들을 위한 조직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긴 하다. 초창기 프리메이슨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시절엔 탄압받던 유대인들이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가할 수 없었던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는 것. 아무리 세계구급 인사들이 모인 사교 단체라도 돈줄이 필요한지라, 억압받던 유대인들이 돈줄이 되어주면서 정치 참여용 창구로 쓰고 있었을 것이라는 정도로는 생각해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이후 프리메이슨의 정치적 존재감은 유대인들이 공식적으로 정치 참가가 가능해지면서 수면 아래를 넘어 내핵으로 처박힌다. 즉, 행여나 실제로 유대인들이 이용한 것이 맞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제는 정치적 영향력이 사실상 없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프리메이슨의 정치적 존재감이 내핵에서 다시 해수면으로 올라오는 것은 미국의 독립 전쟁이 벌어질 즈음이다. 이 시기에는 이미 유대인들이 정치 참가가 가능한 시기이기 때문에 대리 정치를 위한 창구가 당연히 필요 없다. 프리메이슨이 실제로 유대인에게 의해 정치 단체로 쓰였더라도, 그 이후에 프리메이슨의 정치적 존재감이 증발해 버리는 사실을 고려하면 결국 이 시기의 프리메이슨은 순전한 사교 단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루미나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며 프리메이슨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단체도 아닌 데다가 프리메이슨도 이미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던 것도 옛날 이야기. 현대에는 신입 회원의 부족으로 인해 존재 자체가 소멸할 위기가 닥쳐올 정도로 퇴물이 다 된 집단이다.
비단 프리메이슨뿐이 아니라 여타 장미십자회 계열의 단체들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이들은 신비학에 있어서 대단히 큰 뿌리를 내리고 있다.
프리메이슨이 신비학과 깊은 연관을 가지게 된 것은, 신비학의 시초가 철학/수학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학문이라는 것-프리메이슨의 시초가 석공 조합-간단히 말해서 수학에 해박한 지식인의 그룹이었다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9세기 이전의 저명한 연금술사/마스터/매지션들의 저서를 외국에서 구매할 경우, 대부분 장미십자회의 로고가 찍혀져 있거나 프리메이슨의 전지안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신비학 저서 쪽에서 이 단체들의 영향력은 강하다.
신비학이란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해골 머리 위에 양초 올려놓고 마법진을 그리고 주변에 복잡한 주문을 적어놓는 판타지적인 그것이 아니다.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정신적 해탈을 위한 일종의 종교적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내면적으로는 동양의 전통종교적인 면도 꽤 강하고, 종교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물론 마법진을 그리는 것 역시 신비학의 일부로서 존재하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오컬트나 판타지, 미신의 영역에 속하는 신비주의적 요소들이 프리메이슨에 큰 영향을 끼친 것 역시 프리메이슨의 탄생과 발전에 대한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면 간단하다. 신뢰하기 힘든 고대기원설은 다 빼고 신뢰성 높은 증거들이 남아있는 시점만 따지더라도 프리메이슨의 결성 및 발전 시기는 18세기 초반, 즉 근세 말~근대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현대(21세기 초반)의 기준에서 미신, 오컬트, 판타지의 영역에 속한다고 간주되는 많은 영역들이 근대 후기~현대 초반(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과학이나 사상/철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미신 내지는 유사과학의 영역인 골상학만 하더라도 20세기 초반까지는 당당한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대접받고 있었던 것. 심지어 21세기에 이르러서까지 골상학과 별 차이가 없는 혈액형 심리학 같은 것을 진지한 연구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현대인에게 익숙한 과학적 방법론 및 그에 기반한 이성적 합리주의가 사회 전반을 주도하게 된 것 자체가 현대(20세기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일어난 현상이라는 것. 따라서 현대 기준으로는 오컬트나 미신의 영역에 속하는 신비학적 요소들이지만 프리메이슨이 성립하고 발전하던 당시에는 과학이나 사상, 철학의 한 영역으로 여겨졌기에 '당시 사회의 기준에서' 학문적 최신사조를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 그리고 역사가 긴 조직인 만큼 발전기부터 축적되어 온 성과들을 사회가 변화한 현대에 와서도 쉽게 버리지 않는 보수적인 경향으로 인해 그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프리메이슨의 신학적 기반인 보수적 자유주의 신학이 세를 잃어가며 프리메이슨도 덩달아 세를 잃어갔다.
신입 회원의 부족으로 인해 소멸할 위기가 닥쳐와서 시대의 흐름을 타고 2015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상단에 모집 광고도 냈다. 미국 북동부에 유독 프리메이슨의 영향이 많이 발견되는데, 지금은 상당수의 로지들이 폐쇄되어 있다. 프리메이슨이 지은 마을들도 주민들이 다 떠나가고 프리메이슨이 있었던 흔적만 남았을 정도로 프리메이슨은 급격히 쇠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대가 변하고 이전까지 프리메이슨을 강력하게 유지해주던 계몽주의적 이성관, 상류층에게 필요한 사교 장소라는 두 기둥이 무너지면서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그렇지만 종교가 있어야 하고, 21살 이상이어야 하고, 부양 가족이 있어야 하며, 연 수입이 일정 이상 되는 고정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등 가입 조건도 까다롭기 그지없는 데다가 가입비와 연회비가 만만치 않고, 가입한 이후의 메리트도 없고, 기껏 가입해도 대부분이 모임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기껏 모여봐야 고연령층 인사들과 맛 없는 식사, 영수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지루한 회의 등에 정나미가 떨어진다. 종교가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웃긴 점은 정작 많은 종교에서는 프리메이슨을 좋게 보지 않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프리메이슨이 전성기를 맞은 근세에서 산업화 초기 시대 사이의 서구문명권에서 프리메이슨은 명확하게 진보적, 혁신적인 계몽주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로 인하여 이러한 급진성을 상실했다. 예를 들어, 귀족의 신분적 특권이 당연하던 시대를 기준으로 보면 일정수준 이상의 소득을 가지고 한 가족의 가장인 21세 이상의 남성에게 널리 열려있던 프리메이슨은 분명 개방적인 모임이었다.
하지만 보통선거권이 일반화된 현대 기준으로 보면 보수적이다 못해 잘난체가 지나쳐서 밥맛 떨어지는 모임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종교 문제에 대해서도 '종교'(곧 기독교)가 사회의 주도 이념이던 근세~근대 서구 문화권의 기준으로 보면 프리메이슨의 이신론은 이단적일정도로 혁신적인 관점이었지만 무신론이나 무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현대 기준으로는 지나치게 '종교적'이며, 프리메이슨 특유의 신비주의적 요소들 역시 과거에는 수학적, 철학적 고민의 산물이었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미신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프리메이슨의 쇠퇴는 프리메이슨이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 역사적 소임을 다했기에, 비판적으로 말한다면 현대에 적응하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래서 남아있는 회원은 소수라고 한다. 그래도 명목상 유지는 되고 있다.
정치적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현재까지도 프리메이슨이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비판하고 있다. 헌데 여성 전용 롯지도 존재한다. 그랜드 마스터 채프먼은 프리메이슨의 비밀주의가 "뭔가 음험한 것"을 감추려는 게 아니라 매력과 신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임을 강조한다. 기사
"경찰관이 몇명 단원으로 있긴 하지만... 누가 그것 때문에 특혜를 입은 것은 못 봤다"고 말한지만... 프리메이슨이 경찰과 사법부 내의 부패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프리메이슨의 규율은 단원들이 서로를 돕고 법이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단원들의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구한다. 때문에 부패한 파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르곤 했다. 물론 이게 그림자 정부 운운하는 것과 관련된 얘기는 아니고, 일단 형식적으로는 어느 정도 비밀주의 성향이 있는 단체에 가입해있는 공직자가 있으면, 단체 회원들을 통해 구축한 인맥을 통해 부정부패를 일으키기가 쉽다는 얘기에 불과하다. 공직자 몇몇이 비밀단체를 끼고 부정축재하는 걸 프리메이슨이 정부를 쥐락펴락한다는 식으로 이해할 것 같으면, 재벌세력 등, 정부를 꼭두각시로 부리는 단체가 한둘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프리메이슨은 아예 기독교 우파라는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변모한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 교회들은 고사하고, 2021년 현재까지 법외노조 신세인 전교조보다도 존재감이 희박한 단체다. 이 정도면 정부를 흔드는 건 고사하고, 정치인 몇 명 포섭하는 것도 꿈나라 얘기다. 당연히 그냥 개소리에 불과한 얘기다.
이 역시도 프리메이슨에 대한 많은 헛소문처럼, 프리메이슨이라는 조직이 탄생한 시점과 그 전성기가 언제인지를 생각하면 간단히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현대(21세기 초반)의 선진국 대부분에서는 친분이나 인맥을 바탕으로 특혜를 주는 것을 불공정하다고 여기고 몹시 부정적으로 보거나 범죄시하지만 프리메이슨이 탄생하여 전성기를 보낸 근세 말~근대, 더 길게는 현대 초기까지도 이런 행태가 그렇게까지 나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왕 하려면 믿을만한 사람하고 해야지' 하는 식으로 '아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고, 사회적으로도 그 때문에 기회를 잃고 억울한 사람이 있을지언정 할 수 없는 일, 또는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신분제도의 영향력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던 사회에서 실적주의적 공정성을 기대해봤자 헛일이다. 이것이 꼭 과거의 이야기라고만 할 것도 아니고, 현대 사회에서도 공정성이나 투명성이 부족한 사회에서는 여전히 인맥에 의한 연고주의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이런 현상을 딱 한마디로 간단히 표현하는 꽌시라는 개념이 있고, 당장 한국에서도 아직 민주화의 성과가 사회 곳곳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80~90년대까지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빽의 영향력을 공공연히 과시하고 행사했다. 심지어 사회적 공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도 연고주의의 한 형태인 엽관주의는 아예 제도의 일부로 정착되어 있고, 이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이 글을 읽고 있는 위키러들도 처세술 관련 서적등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인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읽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프리메이슨의 전성기였던 근대, 프리메이슨과 같은 '고급 사교 클럽'의 존재의의가 바로 '인맥'이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또는 일단 사회적으로 자리부터 잡고 성공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서로를 돕고 도울(=서로에게 기회와 혜택을 제공할) 인맥을 만들어주는 공간이 바로 고급 사교 클럽인 것. 프리메이슨 뿐 아니라 문서 초반에 설명된 것처럼 로타리 클럽이나 라이온스 클럽등도 비슷하다. 애초에 입회 자격 자체가 지역 유지나 전문직 종사자, 지식인, 사업가 등 서로에게 인맥이 되어줄 사람들만 걸러내기 딱 좋은 것이니 그 안에 들어와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유용한 인맥이 되어줄 만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다만 시대가 변하여 사회의 윤리적 기준도 달라지면서 이전 시대에는 '상식' 이고 '그것도 능력' 이던 것들이 '부정부패'로 재분류된 것이다. 즉 단원들이 서로를 돕고 비밀을 지켜주라는 프리메이슨의 규율은 단원들이 서로의 연고(인맥)이 되어주라는 의미가 맞다. 다만 이는 단순한 이익집단의 행동원리에 가깝지 무슨 그림자 세계정부같은 어반판타지와는 상관없는 것. 그리고 '상부상조'와 '부정행위'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또 각각의 사람들과 그들이 속하는 사회에 따라서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기에 어떤 프리메이슨 회원들이 한 행위는 사회적 기준에서 부정부패에 해당하여 지탄받은 것았으며, 그랜드마스터 채프먼은 프리메이슨의 주요 인사로써 (어쨌건 공식적으로는) 프리메이슨은 그런 부정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변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2017년엔 프리메이슨에 대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외계인, 초고대문명같은 이야기나 하는 넷플릭스에 흔히 있을 법한 음모론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오히려 프리메이슨 멤버들의 생활을 코믹하게 다루었다. 불성실하고 개념 없는 초보 단원에 뒷목 잡는 선배 단원, 의식서 외우기를 힘겨워하는 젊은 워쉽풀 마스터 등 음모론류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일면들을 볼 수 있다.
먼저 프리메이슨의 기본 구조에 대해서 약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하 내용은 제일 기본적인 내용으로 웬만한 프리메이슨 단체 홈페이지에 친절하게 나와있다. 물론 영어로. 상단에 언급되어 있듯이 프리메이슨의 기본 주체 단위는 각 지역의 로지다. 교황이 있는 바티칸같은 중앙 집권 기관이 없다. 국가 차원에서 그랜드 로지예)Grand Lodge Of Japan 가 있는 경우도 있고 미국의 경우는 각 주마다 거의 독립 단체나 다름없는 그랜드 로지가 있으나 실제적인 운영, 신규 회원 가입 절차, 각종 의식의 수행은 각 로지의 재량에 맡기게 된다. 운영에 필요한 자금 또한 로지의 회비로 충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마음대로 "나도 프리메이슨이요"하고 주장하면 프리메이슨이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최소 18세기 초반, 또는 그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을 따르고 영국/스코틀랜드 (United Grand Lodge of England/Grand Lodge of Scotland) 의 원조 격 구조 및 의식을 지키는 로지가 정식 로지Regular Lodge로 인정이 된다.
이와 같이 큰 틀에서는 공통점을 공유하지만 각 국가/지역마다 색깔이 있다보니 가입 조건도 약간씩 다르다. 하지만 근 삼백년이 넘는 세월동안 기본 틀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프리메이슨이 되기 위해서는:
1. 21세 (일부 지역은 18세) 이상의 남성이어야 한다.
2. 도덕적인 (즉 심각한 범죄기록이 없는) 자유인이어야 한다.
3. 신 또는 절대자Supreme Being를 믿어야 한다. 종교는 상관없지만 무신론자/불가지론자는 프리메이슨이 될 수 없다.
이상이 절대적인 가입 조건이고 이 외에 가족을 부양하면서 가입비와 회비를 낼 재력이 있는지 등을 보게 된다. 회비 또한 제각각이지만 가입비 기십만원에 연회비 10~20만원 정도 내는 로지가 대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메이슨은 공개적으로 회원 모집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가입자 수가 너무 저조해지자 미국 일부 주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프리메이슨에 대한 홍보를 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지만 그래도 공개적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것은 철저하게 금지되어있다. 만약 누가 와서 프리메이슨에 가입을 권유하거나 돈을 요구하면 정식 로지가 아니다. 즉 사이비.
참고로 아래에서도 설명하겠지만 한국내에도 롯지들이 존재하고 종종 한국인 가입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중요한 사실은 메이슨 회합의 의사소통에서 다수의 외국인(메이슨은 한국인 등 동양인이 메인이 아니다)과의 소통이 필요하므로 영어회화 능력을 의외로 높게 본다고 한다.
미국에선 프리메이슨 회원들이 차 범퍼나 뱃지 등에 2B1ASK1(TO BE ONE, ASK ONE) 이라는 표어를 많이 붙이고 다니는데, 프리메이슨이 되고 싶으면 프리메이슨 회원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즉 프리메이슨이 되는 방법은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고 탐구하는 것이다. 각 지역 로지의 연락처는 공개되어 있고 웬만한 로지는 적어도 페북 페이지 정도는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프리메이슨들은 자기들의 단체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면 매우 감격한다. 전 세계 프리메이슨 지부 대부분이 구성원들의 고령화와 청년층의 관심 이탈로 인해 말라죽어가는게 일반적이기 때문.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젊은 프리메이슨들은 살다보니 프리메이슨이었던 친한 학교 은사님, 동네 아저씨, 지역 어르신 따라 몇몇 젊은이들이 어쩌다가 가입하게 되면 처음에는 엄청나게 성심어린 환영과 접대에 감격하다가 정식 회원되고 나면 막상 하는게 동네 늙은이들 따라다니면서 말동무해주고 사실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이런 동네 어르신들 친목회 관리하는 일인데 쓸대없는 책무, 무게잡는 분위기에 지겨워하다가 유령회원이 되는경우가 태반이다(...).
1884년 12월 4일 실패로 돌아간 갑신정변의 주역인 개화파 박영효, 서광법, 서재필, 김옥균이 프리메이슨 수신호를 취하는 사진은 유명한 사진이다.
갑신정변, 프리메이슨
1890년에 조성된 양화진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방문해 외국인 선교사 묘지 내 비석들을 보면 직각자와 콤파스의 프리메이슨 공식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개화기 개신교 계열 외국인 선교사 일행 중 다수가 프리메이슨 인듯 보인다.
1990년대 국내에 인터넷이 본격 보급되면서 누리꾼들에 의해 한국지부 홈페이지들이 다수 발견된다. 1800년대부터 시작해 한국의 프리메이슨 역사는 오래되었으나 베일이 감춰져 있다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으로 정보들이 조금씩 공개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아래 홈페지들은 거의 다 영문으로 되어 있으며 한국인들 대상으로 멤버를 모집하는 것이 아닌 보통 국내 거주중인 외국인메이슨들 끼리 연락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던 듯 하다. 구글링을 해보면 다수의 한국지부 사진들을 찾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동양인(한국인)도 상당수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랏지에서 대놓고 고아원등 봉사활동 홍보를 하고 랏지 내 활동중인 한국인들이 프리메이선 멤버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정보가 90년대 중순 부터 본격적으로 많아진다.
알려진 주요 랏지는 다음과 같으며 그외에 다수의 비공개 지회도 있는 것 같다. 거의 외국인(서양인)들과 미군들과 합류하는 형태이 모임이며 모임의 성격에 따라 국내 정재계 인사들도 참여하는 것 같다.
그리스도교와 프리메이슨
가톨릭은 아직도 프리메이슨에 가입하는 것을 정당한 형벌로 처벌되어야 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3년 1월 25일에 반포한 새 교회법전 제137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 1374 조 교회를 거슬러 음모하는 단체에 가입하는 자는 정당한 형벌로 처벌되어야 한다. 또 이러한 단체를 조장하거나 주관하는 자는 금지 제재로 처벌되어야 한다.
1917년에 공포된 구 교회법전과는 다르게 1983년에 공포된 새 교회법전에서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기술하고 있어서, 성직자를 또는 수도자들에게만 귀속되는 특별 처벌에 관한 언급이 없고, 사도좌에 유보된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새 교회법전은 이러한 단체에 단순 가담한 자(정당한 형벌로 처벌)와 이러한 단체를 조장하거나 주관하는 자(금지제재로 처벌)로 나누고 있다. 둘 다 명령적 형벌(1344조)이고, 미확정적이면시(1349조), 선고 처벌이다. 선고 처벌이므로 주교가 파문을 선고할 수 있다. 실제로 링컨 교구의 Fabian Bruskewitz 주교는 1996년 성명을 통해 1개월 이상 프리메이슨이나 교회를 거슬러 음모하는 단체에 소속될 경우 선고 처벌의 파문을 당하게 될것이라고 경고하였고, 이들은 파문당하였다. 교황청은 파문을 지지하였다. 또한 필리핀천주교주교회의는 2003년 선언을 통해 "프리메이슨 정신을 고수하는 신자는 교회법 1364에 의해 자동 파문 된다고 하였다."고 하였다.
1983년에 반포된 새 교회법에서는 프리메이슨에 관한 명시적인 조항이 삭제되었지만, 1983년 11월 26일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프리메이슨 단체들에 관한 선언'을 통해 "프리메이슨 단체들에 속하는 충실한 지지자들은 대죄상태에 있으므로 영성체를 하지 못합니다." 라고 밝혔다.
이런 정책에는 역사적 이유가 분명하게 있다. 19세기 들어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나가던 프리메이슨의 기본적인 사상 조류였던 계몽주의 철학에 따른 이신론(理神論) 성향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서유럽과 미국 등지에 확산되면서 반(反)사제주의와 함께 반(反)가톨릭 운동으로 전개되었고, 가톨릭 교회와 정면으로 충돌했기 때문이다. 프리메이슨의 이신론은 종교 상대주의를 내세워 국가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삽입시키는데 한 몫을 했는데, 이 때문에 가톨릭의 교세가 위축된 점도 크다.
가톨릭 측에서는 이들을 나쁘게 볼 수 밖에 없다. 특히 가톨릭 내 보수파 일각에서는 자유주의(신학적 의미든 정치적 의미이든)나 민주주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또한 종교의 자유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매우 부정적으로 본다. 다만 민주주의를 싫어하는 레벨이면 같은 보수파 신자 속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기 힘들다.
이에 1738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이신론을 정죄하는 한편, 가톨릭 신자가 프리메이슨에 가입하는 것을 금했으며, 1892년 교황 레오 13세는 프리메이슨을 적그리스도라고 대놓고 거론하며 '하나에 가입함은 다른 것과 결별하는 것' 이라는 불구대천지 원수격의 매우 강경한 교지를 내렸다.
프리메이슨의 지령 1917년에 나온 교회법에서도 프리메이슨을 가입하면 자동 파문이라는 내용이 남았다.
흥미로운 것은 당대의 프리메이슨은 일종의 종교조직에 공동체 조직이라 사립학교는 물론 상호부조와 신용조합을 설립했고, 가톨릭의 대처 역시 그에 대응해 맞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방식이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각종 대학 등에서 가톨릭과 프리메이슨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당 수의 대학들이 프리메이슨 아니면 가톨릭 교회(특히 예수회 계열)의 지원을 받아서 지어졌다.
제3자적 입장에서는 세속에 대한 영향력이 쇠퇴해 가던 가톨릭의 대응을 다룬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대에는 그만큼 심각한 문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하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가톨릭이 다시금 영향력을 회복하면서 프리메이슨과의 군비경쟁은 옛날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근본주의 신학 진영을 비롯한 극단적인 세대주의자들은 프리메이슨과 가톨릭을 즐겨 엮는다. 이들은 프리메이슨을 극딜하며, 종말론을 설파하려고 프리메이슨 음모론까지 끌어들이기도 한다. 프리메이슨이 교황의 하수인이라거나 반대로 교황이 프리메이슨의 하수인이라거나. 반면에 가톨릭 계열 중에서도 교황 공석주의자들은 현대 가톨릭 교회나 교황을 프리메이슨에 포섭된 타락한 교회로 보기도 한다. 가톨릭 교회의 극단적 보수주의자들도 개신교 전체를 프리메이슨으로 매도하기도 하니 도긴개긴.
한편 정통주의 신학의 세가 강한 한국 개신교에서는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동으로 프리메이슨을 나쁘게 보는 편이지만 근본주의 측의 프리메이슨이 가톨릭과 함께 세계를 지배한다는 음모론 또한 허튼 소리로 치부한다.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 신학의 득세로 프리메이슨의 기반인 보수적 자유주의 신학이 크게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정통주의와 신정통주의는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을 이단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한국에도 예외가 없다.
여호와의 증인은 20세기에 시작한 신흥단체로, 1878년 찰스 테이즈 러셀(Charles Taze Russell, 1852~1916) 목사가 설립한 파별에서 비롯되며, 그의 추종자들은 성경 연구생(Bible Students)이라 불렸다. 현대 여호와의 증인을 비판하는 복음주의 평론가들은 종종 여호와의 증인이 프리메이슨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러셀 목사 역시 프리메이슨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그 어떤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이를 입증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러셀 목사 역시 프리메이슨 소속이 아니라는 결론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애초에 종교활동에 시간을 많이 쏟으라는 요구가 큰 종파인 여호와의 증인으로 활동하면서 프리메이슨 활동을 병행한다는 것은 백수가 아니라면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