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된 이야기로 20~30년전쯤 됐을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어
잠시 시간이 나서 교보문고에 들렀다. 좌판대에 쌓여 있는 책들 가운데 '미드사전'이란
타이틀에 눈에 꽂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드'보다 '사전'이란 두 글자가 뇌리를
톡톡 쳤다. 왜냐하면 지식에 대한 욕구가 있어 웬만한 사전은 수중에 넣고 싶었기 때문
이었다.
책을 들고 첫 페이지를 넘기고서야 비로소 무슨 책인 줄 알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드'가
무슨 의미인 줄도 몰랐었다. 나는 평소 TV를 보지 않기 때문에 더구나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제서야 '미드'가 미국 드라마의 약어인 줄로 알게 되었다. 미국 드라마는 보지 않
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용어는 알 필요가 있다 싶어 덜렁 사고 말았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에 '얼죽신'이 나왔다. 한때 남여노소를 막론하고 지하철을 타면 신발은
대부분이 나이키였다. 전에는 우리나라 특히 부산에도 신발공장이 많았으나 고임금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옮겨 가고 중소기업 몇군데만 명맥을 겨우 유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나이키도 우리나라 회승에서 ODM으로 만들어 납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메이커 신발은
비메이커 신발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품질의 차이보다 브랜드 값이고 허영심도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얼죽신'을 보고는 나이키 대신에 새로 나온 신발인 줄로 알았다. 알고 보니 '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의 약어였다. 약어를 비롯해 신조어가 날마다 수없이 쏟아진다. 며칠만 뉴스를 접하
지 못하면 꼰태로 전락될 판이다. 예전에는 전보를 칠 때 글자수에 따라 요금이 달랐으므로
될 수 있는대로 약어를 많이 썼다. 통신혁명으로 전보가 사라졌는데도 약어는 더 팔팔하게
살아난다. 그래서 챗GPT한테 약어의 역사에 대해 물어봤더니 아래와 같은 답을 보내왔다.
줄임말, 또는 약어의 역사는 인간의 언어와 의사소통 방식이 발전하면서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줄임말은 말이나 글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간과 공간을 절약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은 줄임말의 주요 역사적 기원을 요약한 것입니다.
1. 고대 사회에서의 약어 사용
2. 중세 유럽
3. 근대 및 인쇄 혁명
4. 현대
5. 오늘날의 약어와 약어의 역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