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에서 병동간호사로 일하며 어느덧 일한지 4달 되어가는 시점입니다.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너무 많아 머리가 핑핑도는데,
우리나라에서 병원밥먹고 살며 사는 것은 참으로 고되고 힘든 일임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졸업 후 오랜만에 만난 대학동기와 밥 먹고 얘기 나누니, 공감과 간호과 진학에 대한 후회가
서로 통하더군요 ㅋㅋ. 뭐 그 친구는 1년 정도 병동 간호사로 근무하다 퇴사 후,
보건진료 준비하여, 지금은 부부가 진료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 진짜 부럽네요..
저도 난 지금까지 도대체 뭘 했을까, 생각을 되짚었습니다.
뒤죽박죽 공부만 하고 자격증만 따고 보내다 시간만 보냈다는 결론이 도달했습니다.
게다가 현장은 여전히 간호사를 낮춰보더군요. 아가씨, 삼촌이라는 호칭은 애교이고
환자나 보호자와 트러블 생기면 반말로 듣는 것은 예사이고, 전문직보다는 서비스직으로 인식되는
슬픈 현실이 참 그렇더군요.
급여도 전북은 200 중반대 정도여서 세금떼면 200 초니, 잠 못자고 교대근무하는 것과
평소 일 강도(저는 1달 좀 넘어서 10kg 빠짐) 그리고 다른 직군과의 급여 수준을 보면
이번에 대리단 친구와 급여 비슷하더군요. 그걸로 끝입니다.
성과급 안 주는 병원 더 많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사하고 저희 병원 입사한 선생님은 삼성병원
초과근무 수당도 100% \ 안 준다고 하고, 급여도 260대 라고
말한 것이 정말 충격적이더군요..
게다가 더 간호사에 대한 회의감이 커진게
이번에 한 선생님도 보호자에게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비난받고
너무 억울해서 무의식적으로 표정이 굳어졌는데,
보호자가 "너희는 서비스직이니, 그런 표정 지으면 안돼'"
하며 오히려 왜 그러냐는 식으로 나가더군요..
간호사도 사람이고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 진학 후 또 열심히 잠 못자고 공부하고,
시험보고, 실습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병원 입사했는데,
병원 근무 환경과
(현재 병원 간호사 1년 내 이직율 40% 넘습니다, 그리고 면허 취득자의 절반 이상이 간호사로 근무 안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의 인식 수준은 참 처참합니다.
원장님들은 회진, 수술로 잘 안보이니 언제나 스테이션에 있는 간호사가
제일 1타겟입니다.
환자와 보호자의 심정은 인정하지만 직접 맞닥뜨리면 참 그렇더군요.
일이 힘드니 까칠하고 '태움' 이 발생하고 쉽게 사직하고, 다른 병원이나 다른 직업 준비하고..
저도 내년에는 꼭 '간호사 말고 다른 직업' 을 하기 위해
그래도 병원은 못 벗어나니, 로컬로 나가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로컬은 돈 적을 것 같지만, 친구분의 누나가 비전공자이만 치과에서 실장으로 근무하는데,
능력도 인정받고 연봉도 연 5천대 더라구요.
돈도 돈이지만, 개인능력 인정 해주는게 정말 좋더군요. 그ㅛ.리고 3교대 안 하는 것도ㅇ
아무튼 내년 10월 말에 고향에 메디컬 센터 건물이 개원하는데, 피부과, 한의원, 내과, 치과 등 다양한 과가 입점하는'치료의 탑'
이더군요. 진료과는 개인적으로 피부과가 좋지만, 남자니 안 될 것같고
한의원에 넣을까 고민입니다. 요즘 한의원들도 경쟁이 치열해서 나름대로 피부관리 및 비만 등
다양한 방향으로 몸부림 치고 있더군요.
병원서비스코디네이터도 있으니, 서비스와 응대는 문제없고,
나름 간호사니, 치료 및 설명은 열심히 공부하면, 금방 가능하고,
현재는 마케팅 자격증 취득하고, 좀 더 심화시키기 위해 교보문고에 관련 다양한 서적을 구매하고
그 중에 저한데 가장 맞는 책 3권으로 좁혀서 오프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병원도 환자 안 오면 폐업이니, 병원 홍보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덤으로 병원세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데, 분명히 내년에는 기회가 오겠죠..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해서, 꼭 내년에는 탈임상 성공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다시 일어나고 싶습니다.
첫댓글 그냥 사람들 인식이 의료랑 의료행정쪽은 전문직이 하는게아니라 남들위해 봉사하는 서비스고 먼가 수틀리면 항의하고 쌍욕하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는지라...(그 서비스하는사람들이 다 대졸이고 자기들보다 훨씬 수준높고 똑똑하다는걸 모르지요..) 이건 잘안바뀔겁니다..ㅋ
한국인특유의 갑질근성도 잇구요..
아예 힘드시면 딴거찾으시는게 나아보입니다
진료과던 병동이던 행정이던 병원일 자체가 그냥 거지같습니다.. 저라면 다시태어나면 이쪽일절대안할겁니다ㅋ
병원 코디는 추천 안드리거 싶습니다 제 동생 그거 하다가 빡쳐서 간호사 된 케이스라...
병원 코디는 말그대로 성과급제라서 더 불안할 겁니다. 그리고 한의사 밑에서 일하는 게 웬만한 멘탈로는 어려우실 거예요. 우리랑 아예 사고 구조가 다릅니다.
고생이 많으시네요.... 참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간호사 선생님들 고생시키는 방향으로 제일 발달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