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전부지 자체 개발 배경과 김중겸 한전사장의 역할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나는 8월 중순 마지막 서울의 노른자위인 강남 한전부지 및 그 주변 20만여 평을 MB 정권이 대기업에 매각해 엄청난 개발이익을 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일과 UAE원전 추진 때문에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을 신임 한전사장으로 임명하려고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주춤하며 연기했던 한전사장 임명이 사장부재 하 9월 전력대란을 겪고 난 후 마침내 김중겸 임명 관철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저께 이전 예정지인 나주에서 새청사 기공식이 열렸다.
그런데 지난달 17일 김중겸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느닷없이 한전이 자체 개발에 참여해 그 수익을 재무개선에 사용하겠다고 발언했다. 동시에 그는 그 모델로 코레일이 용산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는 매우 기대 밖의 일로 관련자들에 다가왔다. 특히 정부 관련 기관은 수익회수에 장시간이 걸리는 대규모 자체 개발로 한전이 시급한 청사이전 비용 등의 조달이 불가하기에 이를 매우 의아해 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발언은 전임 김쌍수 한전사장이 한전부지 개발에 대해 주장한 내용과 거의 같다. 그러나 전임사장은 이 일로 미움을 받아 쫓겨나다시피 한바 있는데 왜 신임 김중겸 사장이 이런 말을 했는가 하는 배경이다.
김쌍수 사장은 한전 강남 본사 사옥을 비롯한 한전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을 개발하여 수익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한전법의 사업 목적 등을 변경하기 위해 열심히 국회 등을 상대로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이는 MB정부의 눈밖에 나는 원인이 되었고 괘씸죄로 강남 본사 부지는 제외한 채 나머지 부지 등은 정부 승인 하에 추진되도록 결론이 났다. 그러고 나서야 서울시는 지난 연말 묶어 두었던 한전부지 일대 공용시설 보호지구를 사실상 풀었고, 지경부는 내년 6월까지 한전 측에 부지를 매각하라고 독촉공문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무슨 배짱에서 신임 사장이 쫓겨난 전임사장과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이미 강남 한전부지 개발이 여러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가 집중되고 내가 주장했던 특혜 의혹이 부각되자 아무리 배짱 좋은 MB 정부도 그대로 밀고 가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특혜, 유착 스캔들』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략적 후퇴를 통해 우회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김중겸은 현대출신 이너서클 패밀리로 한전부지 처리와 UAE원전 수주 및 파이낸싱, 건설 등에 앞장서라는 사명을 받고 한전 사장에 임명되었다.
나는 김중겸 임명 이전에 그의 임명목적이 이러함을 이미 주장한 바 있다.
김중겸은 이 정권의 핵심 측근이라 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이미 정권핵심과 깊숙이 조율된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이상이 김 사장이 법에도 없는 강남 부지 자체 개발을 과감히 주장하는 이유인 것이다.
아마 서울시, 지경부, 국토부 등이 의아해 하거나 불쾌해 하는 것은 핵심에서 이루어지는 일에 대한 정보의 시간 격차 때문이거나 핵심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오는 주변인들이기 때문이리라.
이 정권은 막힌 곳을 정면으로 들이 받아 장렬히 전사할 만큼 어리석은 집단들이 아니다.
본래 자본의 생리가 이익 관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아닌가? 누구보다 사업적 이해관계와 자본의 생리에 뛰어난 현정권이기에 또다시 법을 고쳐서라도 이미 예고된 『특혜 스캔들』을 우회해서 주도적으로 강남 최대의 부동산 개발 건을 주도하려 하는 것이다.
김중겸 사장이 앞뒤가 꽉 막힌 바보라서 정권에 미운털이 박히고 관련 상급기관이나 서울시 같은 개발인허가 기관 눈밖에 날 일은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현대 출신 일급 가신 아닌가?
아예 노골적으로 초래하기 보다는 한전과 대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밀어주는 다소 안전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수익성 부동산개발로 한전의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는 명분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전 내부의 반발과 제보 등 정보유출도 막을 수 있다.
현재 서울시 등은 아파트 등 수익성 개발은 주변 건물의 용적률 350%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불가하고 글로벌 업무지구라는 지역 특성에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전이 수익 극대화라는 모양을 취할 경우 허가를 내주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초 대형비즈니스센터를 포함한 글로벌 업무지구라는 외양으로 한전이 개발 안을 낼 경우 수용치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한전부지 2만 4000평 뿐만 아니라 주변 감정원, 서울의료원 부지까지 포함 총 20만평에 대한 개발 계획을 한전 측이 향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중겸은 지시에 따라 충실히 움직이는 일개 대리인에 불과하다.
조금 있으면 국토부, 지경부 등은 모두 뒤로 물러설 것이고 서울시의 입장도 아무리 박원순이라도 글로벌 업무지구라면 조건이 충족되었다며 수용하겠다고 나올 것이다. 이로써 특정 국내 대기업에 대한 특혜시비는 간단히 뛰어넘을 수 있다.
이후 골드만삭스, 맥커리 같은 해외의 유명 투자회사들이 컨소시엄의 투자자로 등장할지는 모른다. 한마디로 출처가 모호한 국제자본을 끌어 들여 판을 키워 용산을 능가하는 엄청난 개발 판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이 된다.
시급한 한전 이전부지 조달비용 등은 빌려서라도 처리하려 할 것이다.
아예 특혜시비가 나올만한 국내의 대기업은 건설사 역할로 뒤로 물러서며 일부 지분만 소유하는 형태로 정리될 수도 있다.
어쨌든 막히면 돌아가고 놀라운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 정권의 진화하는 모양새가 놀랍다. 특혜시비가 오히려 개발 판돈을 올려놓는 식으로 작용했다.
얼마 남지 않은 정권 임기에도 꿋꿋이 챙길 것은 챙기는 식욕이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