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고가 신일고를 이겼다는 소식에 감회가 새로워 글을 남겨본다.
내가 고1이었던 97년만해도, 봉중근이 버티던 신일고는 난공불락의 전국 최강팀이었기 때문이다.
동산고와 제고를 나온 외삼촌들과 지내던 나는 자연스럽게(..ㅋㅋㅋ 왜 그런지 알지?) 야구를 접하게 되었고, 야구광이 되었다.
위재영의 황금사지기 우승의 현장(88년, 동산고), 봉황대기 우승(89년, 동산고)의 현장을 보았고, 인천고의 황금사지기 우승(89년)또한 보았다.
당시만해도 TV에서 프로야구는 당연함은 물로 고교야구 또한 중계를 해주었기때문에 (80년대 후반, 90년대 초), 야구를 쉽게 볼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중학교시절...
94년 비운의 에이스 김홍집(인천고 88회)의 11이닝 141구의 역투와 김선진의 끝내기 홈런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95년 태평양 매각의 소식에 가슴아파하면서도, 재계1위 현대의 인수소식에 왠지모를 기대를,
96년 현대 창단이후 박재홍의 신들린 타격과 정민태의 승리행진, 정명원에 노히트노런에 즐거워했다.
그러한 그 시절에 인고 야구와 본격적인 인연이 닿는다.
96년 여름 어느날, 우연히 같이 통학하던 친구의 형(인고97회)을 만났다. 그는 특유의 X마이에 곤색넥타이를 입고 있었으며 가방에 노란색,빨간색곤봉을 가지고 있었다.
"형, 그게 모에여? 왠 곤봉"
"ㅎㅎ 이게 바로 응원도구다. 오늘 우리학교 봉황대기 응원간다!!!"
"와! 동대문구장?..."
그날이 아마 인천고와 부산고의 경기였을거다...이근용의 역투와 이윤기(봉황대기 미기상 수상)의 메이저리그 수비가 어울어진 그날경기는 백차승의 부산고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국 봉황대기 준우승!!! 145km의 직구를 자랑하는 이근용(-봉황대기 우수투수상 수상 96년 고교야구 초고교급에이스, 97년 현대 고교우선지명 입단)과 괴상한 폼으로 신기하게 던지던 김수경(이때가 고2, 봉황대기 감투상 수상)이 버티던 인고야구부는 정대현(군산상고, 현 SK)의 군산상고에 비록 지기는 했지만, 94년 대통령배 4강(당시 박진만이 타격3위), 95년 전국체전 우승이후 인고야구부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1997년! 나는 자랑스러운 인천고등학교 99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그때만 해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때 하루를 응원연습을 했었고, 오후에 운동장에 의자를 깔아놓고 응원연습을 하기도 했었다. 야구대회 결승전 응원의 노하우를 지닌 선배들이 있어 지금생각해도 그때 응원부 선배들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든다. (솔직히 2003년 내가 본 인고응원부는 예전에 비해 너무 못했다. 하긴 같이 교생실습나간 인고 91회 선배 형은 최악이라고 했으니깐..)
97년 야구부에 전국대회 우승멤버인 대헌중의 송현우(현 LG)와 상인중의 김광수(현 LG)를 주축으로 입학해, 화려한 수비와 정교한 타격의 2루수 김용우(현 LG - 김호인 심판 아들)와 고교최강의 닥터K 김수경의 전력에 더해지면 우승할수 있지 않겠느냐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첫 대통령배 16강에서 대전고에 1:0으로 진 인고는 97년 최강팀 봉중근(초초고교급 투수!!)의 신일고와 대진에서 만나는등 불운에 울어야했다.
에이스 김수경을 바쳐주는 투수진이 없었기에...
당시 동산고에 눌려있던 인고가 노릴수 있는 대회는 모두들 다 알다시피...바로 봉황대기!!!
통상 64개팀정도가 출전하는 최대규모의 대회인 봉황대기는 지역예선이 없다.
인천고는 김수경의 힘으로 16강에 진출하여 배재고와 일전을 벌이게 된다.
97년 통한의 경기...대 배재고 전...... 나로서는 아니 당시 인고동문들로서는 절대 잊지 못할 경기일것이다.
A반 특강수업이 끝나자마자, 나는 야구 골수팬 친구들과 당연히 동대문구장으로 향했다. (야간경기)
선발은 문정환(현대)이었고, 배재고는 변인재(롯데)!
문정환은 3이닝 1실점을 물러났고 에이스 김수경 등장!!
(인고의 전형적인 투수운용으로 에이스는 2,3번째에 투입하여 끝까지 간다, 96년 이근용이 김수경 다음에 나와 145KM직구로 끝냈듯이^^)
김수경선배는 환상적인 피칭으로 8회까지 5이닝을 안타1,2개 허용하고 계속 삼진으로 배재고를 돌려세웠다. 김수경의 호투속에 김용우선배의 잊지못할 환상적인 다이빙캐치까지 더하며 (2-유 사이로 날라가는 공을 공중에서 다이빙캐치로 잡음) 4점을 내어 9회초 4-2가 되었다.
시계는 21시를 가리키고, 4-1로 앞섰던 관계로, 인고재학생 응원단과 졸업생응원단은 3루측 외야에서 "잘가세요"를 부르며 승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대문구장에서 울린 자랑스런 인고교가를 기다리며...
9회초 1사에 김수경이 솔로홈런을 허용 4-2가 되었을때고 축제분위기 였다.
그러나...
김수경이 타구에 맞아 실려내려가고 말았다. 외야수가 달려와 투수로 변신... 2아웃을 잡지못하고 2실점...4-4동점이 되었다...
찬물을 끼얹은듯 한 인고 응원단....환호하는 배째 응원단...
10회초에 또다시 2실점을 하고 결국 인고는 4-6으로 패하고야 말았다...10회말이 끝나니 시계가 2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인천으로 내려오는 전철속에서 친구들과 나는 너무 분해 아무 말도 못했다.
첫댓글 즐겁게감상하고있습니다
형...ㅋ우리학교가 신일고를 이겨서 너무 기쁘답니다^ ^!ㅋ
재미있습니다.또, 생생하고. 2부도 마저 작성하세요.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