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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43
#. 안방 (밤)
노소장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들어온다.
정심 문갑 유선전화기 수화기 들고 버튼 누른다.
정심 : ....엄마야....형은 좀 어때?....자 계속?....그래 자구 또 자구 하면 빨리 낫겠지....
너는 오늘 거기서 잘꺼지?....소파가 잘만해? 너 너무 길어서?.....
그래 알았어...한 이삼일 입원하면 된다니까 이삼일 고생해... 그래 내일 또 전화하께.
노소장 전화 하는 동안 옷장 문 열어서 이불 꺼내 펴고 있다가.
노소장 : 시완이는 계속 잔대?
정심 : 예....이불 그거 말구요 봄인데 아래칸에 새이불 꺼내요.
노소장 : (내리다 멈춰서서) 이번주까지 이거 덮자구. 아직 많이 안 덥잖아?
정심 : 나는 괜찮아요 당신만 괜찮으면....(노소장을 도와 같이 편다)....
노소장 : (베개까지 내리고 옷장 닫고 앉는다)....걱정할꺼 없어. 장염 별건가...시완이두 이참에 한 며칠 푹 쉬는거지.
정심 : 후회가 되요...나이두 있는데 진작에 서둘러서 선두 보이구 결혼을 서둘렀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우리 시완이한테 무심했어. 뭐든지 지 일 지가 다 알아서 하는 애라 너무 믿거니...
노소장 : 우리가 서두른다구 인륜지대사가 뜻 대루 돼. 아직 자세한 내막 잘 알지두 못하구...
정심 : 뻔해요 태완이 말대루 그 여자랑 잘 안된거야....채였어요 채였다구....
노소장 : .....
정심 : (속상하다) ...정완이 때문에....정완이 그렇게 보내구 지난 삼년간 무슨 생각을 했겠어요. 시완이 결혼문제 생각두 못했어.
노소장 : ......당신만 그랬겠어?...우리 다 같이 그랬어 나두 시완이두...
정심 : ......
노소장 : 됐어 그럴꺼 없어. 누워....아 누가 보면 무슨 큰병 난지 알겠어.
정심 : .....속상해 죽겠어요. 30년만에 처음으로 속 썩이는거 같애요 우리 장남이...그냥 넘어가는 자식이 없나봐...
그동안 자랑스럽기만 하구 기쁨만 주던 우리 시완이였는데....
#. 병원 로비 (밤)
금순 문 열고 들어선다. 금순 둘러보다 엘리베이터 방향 찾아 걷는다.
#. 병실 (밤)
태완 소파에 누워 멀뚱멀뚱 천정을 보고 있다.
시완 침대에서 누워 자다 눈을 뜬다.
시완 : 태완아...(몸을 기대 앉는다)
태완 : (일어난다)....깼어? 어때 좀?
시완 : 아까부터 괜찮아졌다니까. 너 집에 가 거기서 그러구 있지 말구.
태완 : 됐어.
시완 : 가라니까. 내가 중환자두 아닌데 그럴꺼 없어 가. 너 있으면 나두 신경 쓰여.
태완 : 됐어....또 자. 나두 잘꺼니까..(도로 누우면)
시완 : 그러지말구 가라니까. 혼자 있구 싶어.
태완 : (누웠다 힐끔 도로 일어나 앉는다)...채였냐?
시완 : (보는)....
금순 : (문 열고 들어서는데)
태완 : 말 좀 해봐. 속 터져 죽겠으니까?....채였어? 이왕 찢어질 낌새가 보이면 먼저 차버리지 등신같이 채였어?
시완 : ....가 집에.
태완 : 전에 나한테 부담 없다는게 무슨 뜻이냐구 물었었지? 그 기집애가 형이랑 부담없이 놀았던거 뿐이래? 어? 그뿐이래?
시완 : (보는) 노태완....너 말 계속 그 따위루 할래?
태완 : (와락) 말 좀 해보라니까 대체 무슨 일인가?
시완 : (더 크게 와락) 집에 가 이자식아 가라면 얼른. 내일 내가 알아서 한다구 신경 끄라구 몇 번을 말해.
금순 : .....
태완 : (노려보다)....잘났어 그래 잘났어 잘났다구. 죽어두 끝까지 말 안하지?
좋아 그래 어디 혼자서 얼마나 잘났나 한번 버텨봐라. 형은 가족이구 뭐가 다 필요없는 저 혼자 잘난 사람이니까
혼자 잘 먹고 잘 자구 잘 버텨봐(와락 놓여있던 외투 집어들구 입구로)....(그러다 주춤 그제야 금순 본다)
금순 : ....
시완 : (역시 금순 본다).....
태완 주춤했다 이내 그대로 휙 문으로.. 태완 금순을 밀치구 그대로 문 쾅 닫고 나간다.
금순 : (나가는 태완 봤다)....(시완 본다)....
시완 : .....왔어요....
금순 : .....예....좀 어떠세요?
시완 : .....괜찮아요.....나 괜찮으니까 태완이랑 같이 들어가요...내가 좀 쉬구 싶어요.
금순 : .....예...그럼 쉬세요 아주버님....(가볍게 목례하고 뒤따라 나간다)....
#. 병원 일각 (밤)
태완 씩씩거리고 걸어온다. 저만큼 금순 모퉁이 돌아 나온다.
금순 짝은아주버님 부른다. 태완 주춤했다 이내 계속 걷는다.
금순 보다 잰걸음으로 후르륵 다가와 태완을 막아선다.
금순 : 잠깐만 서봐요.
태완 : 왜?
금순 : 이러는 법이 어딨어요? 아픈 형한테 버럭 화내구 나와 버리구.
태완 : 남이사.
금순 : 그리구 그게 아주버님한테 할 소리에요? 그 기집애라뇨 나이두 한참 많은데.
태완 : 비켜. (밀치고 가려면)
금순 : (다시 막아선다) 잠깐만요....이렇게 가버리면 안되요..
가서 아주버님한테 사과하구 가세요. 아주버님 진짜 화나신거 같았단 말에요.
태완 : (큰소리) 형만 그런지 알어? 나두 진짜 뚜껑 열리게 화나구 열 받어? 지가 날 진짜 동생으루 생각하면
나한테는 얘기하야 하는거 아냐. 지가 저 지경으로 아픈데 우리 가족 아무도 다 이유를 모르잖아.
그게 얼마나 속터지구 사람 환장하게 하는 일인데.
금순 : ......
태완 : 비켜. 갈 데 있으니까. (가려면)
금순 : (다시 막아선다) 어딜 가는데요? 일단 아주버님께 가서(하는데)
태완 : 그 여자 가만 안둘꺼야. 비켜...(금순 밀치구 휙 간다)....
금순 : (밀쳐졌다 가만)...그 여자?....(하다 깨닫고 돌아본다)...무슨 소리에요 지금 거길 간단 말에요?
태완 그러나 뒤도 안돌아보고 휙휙 걸어가고 있다.
금순 당황스러운...보다 뒤따라간다.
#. 병원 앞 도로 (밤)
태완 서서 손 들고 택시 외치며 택시를 잡고 있다.
금순 그 옆에 서서 설득 중이다.
금순 : 안되요 이러시면. 이건 진짜 안되는 일이에요. 사정이 어찌 된건지두 확실히 모를 뿐만 아니라,
전에 어머님이 그 여자분 찾아갔을 때두 아주버님 그렇게 펄펄 뛰는거 보구두 그러세요.
만약에 아주버님이 퇴원했다가 이 사실이라두 아는 날에는 아주버님 진짜 짝은 아주버님 안보려구 할 지두 몰라요.
카드루 백사십만원 긁는거랑 차원이 다른 일이에요 이건(하는데)
태완 앞에 택시 다가와 선다. 태완 택시 앞문 열고 타려면.
금순 : (얼른 그 택시문 잡아 말린다) 안되요 진짜 이러시면.
태완 : 놔 이거...(타고 금순 밀치고 탁 닫는다).....
금순 : (보다) 잠깐만요...(떠나려는 택시 탁탁 때리서 세우고 얼른 뒷문 열고 탄다)
태완 : (돌아보고) 뭐하는거야?
금순 : 같이 가요 정 가려거든....그러니까 내리세요 예?
태완 : (기막힌 듯 보다) 맘대루 해라...아저씨 논현동이요.
금순 : 아후...근데 택시비는 있어요? 나는 없어요.
택시 출발한다.
#. 인테리어 사무실 앞 거리 (밤)
태완 다가와 선다. 금순 뒤따라 다가와서서 태완을 본다.
금순 : 다시 한번만 생각해봐요 짝은아주버님. 이건 절대 아주버님을 위하는 일이 아니에요.
아주버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할 수두 있구, 어쩌면 그 여자분이 이일루 아주버님을 우습게 볼 수두 있어요.
그건 진짜 화나는 일이잖아요?
태완 : (그말에 힐끔).....
금순 : 정말로 아주버님을 위하신다면....참으세요....참아야 되요 짝은아주버님.
태완 : (부르르...속상한 마음으로 인테리어 사무실을 노려보는).....
금순 : (그런 태완 본다)......
태완 : .....제수는 몰라. 우리형이 어떤 사람인지.....우리형....겉보기는 그렇게 허허실실 해 보여두....
어려서 맹장 참다 복막염 앓은 사람이야...사랑니 뽑다가 기절은 해두 끝까지 비명 한번 지른적 없는...
독하구 질긴 놈이라구..그렇게 미련하구 독하구 죽으면 죽었지 절대 아픈 내색 안는 인간이...그런 형이...
장염에 쓰러져 입원했다는게....믿어 지지가 않어....참을 수가 없어.
금순 : (보다).....그래두....알죠?
태완 : (이 악물고 참는다).....그래....진짜 주먹이 운다.....가...(돌아선다)....
금순 : (그런 태완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보다....뒤따라 돌아서는데)....
웃음소리. 금순 태완 그소리에 돌아보면, 사무실에서 성란과 후배가 웃으며 나온다.
성란 : 말두 안돼 그 소리를 참았다구.
후배 : 어뜩해요 그럼 선배 만나러는 와야겠구.
성란 : 야아. (다시 후배와 웃는다)
태완 그 모습을 보는데 순간 피가 확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
금순 역시 기막혀 그모습 보다 문득 태완을 돌아보면, 태완 예상대로 못참고 성란 앞으로 휙휙 다가가 선다.
성란 후배와 함께 걸어오다 태완이 막아서자 주춤 멈춰선다.
태완 : 아줌마? 아줌마가 하성란이요?
성란 : (보는)...내가 하성란인데?....누구시죠?
태완 : 나 노시완 동생 노태완인데.
성란 : .....아...얘기 들은거 같에요...(불량한 태도가 느껴져)....근데 무슨 일이에요?...
금순 : (다가와) 안녕하세요. 저는 저희 아주버님 제수씨 나금순이에요.
성란 : 아....(하는데)
태완 : 아줌마, 아줌마가 우리 형 찼어요?
성란 : .....
태완 : 나 아줌마 얼굴 보러 온거 아니니까 대답이나 해봐요. 아줌마 우리형이랑 적당히 놀다 우리 형 찼냐구?
금순 : 짝은아주버님.
후배 : 선배 뭡니까?
성란 : 가만 있어봐....상당히 무례하네. 설마 시완이가 시켜서 온거 같지는 않구.
태완 : (욱 치받는다) 우리 형 이름 함부러 부르지 마, 우리형이 아줌마 친구야? 시완이 시완이 하게?
성란 : ....
태완 : 무례? 아줌마 지금 무례라구 했어? 그럼 남자랑 헤어진지 며칠두 안 돼
또 언놈이랑 하하호호 놀아나구 있는 아줌마는 예의가 있는거요?
성란 : 뭐요?...허....노태완씨 당신 날건달 깡패야? 어디서 지금 이런 말두 안 되는 수작에 행패야?
금순 : (입 벌어진다).....
태완 : 뭐?
성란 : 말이라구 다 말인지 알어?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이런 행동이 얼마나 형한테 누가 되는지는 알아야지?
당신 형 노시완씨 성인이야 더구나 그쪽 형이구(하는데)
금순 : 진짜 말이라구 다 말인지 아세요? 날건달 깡패라뇨?
성란 : (보는).....
금순 : 제가 비록 흥분한 짝은아주버님 말리러는 왔지만요 언니 보니까 너무 화가 나서 저두 참을 수가 없네요.
어떻게 저희 짝은아주버님 한테 그런 식으로 말씀 하세요? 날건달 깡패라뇨 행패라뇨?
언니야 말루 조금이라두 생각이 있는 분이면 왜 우리 아주버님이 한번 본 적두 없는 언니를 이밤에 느닷없이 찾아와
이렇게 화를 내고 흥분을 하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봐야 하는거 아녜요?
성란 : 그래 아가씨 아니 아줌만가...하여간 말 한번 잘했네요.
대체 내가 이 밤에 한번 본 적두 없는 두사람한테 왜 이런 봉변을 당해야 하는 데요?
금순 : 우리 아주버님이 지금 병원에 입원했단 말에요.
성란 : .....
금순 : 우리 모두 아무두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분명히 언니랑 뭔가 관계가 될꺼라구만 짐작만 하구 있었는데,
그래서 어쩌면 언니두 힘들게 지내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만 했었는데
오늘 와서 이렇게 보니까 언니는 아무 문제 없이 오히려 더 신난거처럼 잘 지내구 계신 거 보니까 정말 화나구 속상한데....
아주버님이 많이 아프시다구요....바보같이....언니는 이렇게 멀쩡한데 아주버님 혼자만요....
성란 : .....어디가....얼마나 아픈데요?
태완 : 그건 알꺼 없구 아줌마! 내 마지막으로 이말 한마디만 하구 가는데
성란 : .....
태완 : 인생 그렇게 살지 마쇼. 인생 그렇게 사는거 아냐? 사람은 지가 저지른 일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는거야.
반반한 얼굴 하나 믿구 사람 감정 갖구 그딴 식으로 장난하는거 아니라구....에?
금순 : .....
태완 : 가자.
태완 눈 튀어나올 듯 성란 노려보다 휙 돌아선다. 금순 역시 성란을 미워 쏘아보다가, 돌아서 뒤따른다.
성란 기막혀 그런 두사람 본다.
후배 : 뭐야 선배 쟤들?
성란 : .....
#. 버스정거장 (밤)
태완 금순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 두사람 모두 착잡하고 기분 안좋다.
금순 그러다 먼저 힐끔 태완을 본다.
금순 : .....어디루 가실꺼에요?
태완 : .....제수는?
금순 : 저는....마음 같아서는 병원에 가서 아주버님 한번 뵙구 가구 싶은데... 그럼 방해 되겠죠?
태완 : .....그럼 방해되지. 집에 가.
금순 : .....알았어요...(힐끔)....근데 방해 좀 하면 안되요?
#. 병원 옥상 (밤)
시완 링거 지지대를 놓고 야경을 바라보고 서있다.
멀리 강북강변에 차량들 불빛이 보이고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이 저멀리 펼쳐져 있다.
시완 깊은 생각에 잠겨...
<인써트 - 호텔에서 성란을 다시 만났을 때 / 처음 손을 잡았을 때 /
놀이기구를 함께 타던 순간 / 키스를 하던 순간 /
커플링을 되돌려 밀어놓던 성란 / 그리고 야멸차게 쏘아붙이고 등을 돌리던 성란 / >
시완 생각에서 깨어난다. 시완 주머니에 손을 넣어 커플링 케이스를 꺼낸다.
시완 케이스를 연다. 반지 두 개가 나란히 들어있다.
시완 반지를 꺼내서 들여다 본다. 시완 반지를 보다가 꺼내 든다.
케이스는 난간에 내려놓고 가만히.....허공을 보다가.
시완 : .....그래.....멋지게 잊어주마....(잠시) 잘가라. (하며)
시완 반지를 손에 쥐고 어두운 밤하늘에 대고 휙 던진다. 반지 이내 보이지 않고 저멀리 사라져 떨어진다.
시완 잠시 가만히... 그러다 돌아선다.
#. 병실 (밤)
시완 문 열고 들어서다 어, 금순과 태완이 침대를 바라보고 서 있다.
시완 반가운...
시완 : 노태완 제수씨. 뭐야?
태완 : (돌아본다) 형 어디 갔다와?
금순 : (돌아보면 손에 소주 한병 들려 있다) 아주버님.
시완 : 어? 제수씨?
금순 : 아...(배시시) 죄송해요 아주버님....사실은 저 오늘 미용실 샴핑 테스트 합격 했거든요.
제가 시험에 합격한건 이건 진짜 축하해줘야 하는 일인데 아버님두 어머님두 아무두 축하를 안해주잖아요.
그래서 아주버님한테는 꼬옥 축하받구 싶어서요.
시완 : 아 그랬어요?...(다가와 마주선다).....진짜 축하해요 제수씨. 우리 제수씨 진짜 장하다.
집안 일에 휘성이 돌보랴 정신 하나 없었을텐데.
금순 : 예 맞아요.
시완 : 언제 또 연습을 해서 합격을 다 했냐. 진짜 장하다 우리 제수씨.
금순 : 맞아요 저 진짜 축하해 주셔야 해요....(하며 주머니 뒤지지만 어? 없다. 여기저기 뒤진다)
...어 일회용 비닐 술잔을 하나 넣어왔는데... 어? 짝은아주버님 아까 분명히 넣지 않았어요?
태완 : 삽질의 여왕....(들고 있던 소주병에 거꾸로 엎어 놨던 소주잔 들어 보인다).....
금순 : .....이게 언제 여기로 갔지?....(잔 받아 들고, 소주병은 시완에게 내밀고 배시시)...한잔 따라주세요 아주버님.
시완 : (받고) 예 진심으로 축하해요 제수씨....(따른다)....
금순 : 고맙습니다 아주버님...(그대로 원샷해 마시고) 크...(써서)......내놔요 빨리.
태완 : (주머니에서 문어다리 하나 꺼내 내민다)
금순 : (얼른 받고) 자 이번엔...아주버님.
태완 : 야!
금순 : 또 야!....(흘기고) 드리구 싶지만 현재 장염이시니까 자요 짝은아주버님...미운 놈 떡 하나가 아니라 술 한잔 더 준다.
태완 : 미운 놈!
금순 : 그럼...녀 니은 인가?
태완 : 소주 한잔에 뵈는게 없군....(잔 받아 시완에게 내민다)
시완 : 마시게?
태완 : 당근이지.
시완 : (따른다)....한잔만 해. 그래야 낼 아침에 일찍 올꺼 아냐, 오늘은 제수씨 모셔다 줘야 하니까 집에 가서 자구.
태완 : 낼 아침에 일찍 오라구? 아깐 필요 없다드니 왜?
시완 : 혼자 있어보니까 또 심심하드라구. 왜 싫어?
태완 : (짐짓) 생각해 봐서...(그러면서 내심 안도감 든다, 원샷한다)....
금순 : (얼른 문어다리 입으로 반을 떼어 내민다).....
태완 : 드럽게.
금순 : 먹기 싫어요 그럼 말구.
태완 : 내놔. (얼른 휙 낚아채면서 힐끔 시완을 본다)
금순 : (역시 힐끔 시완을 보다 시완과 눈 마주친다)....(배시시) 아주버님.
시완 : (빙그레) 예 제수씨.
금순 : 아프지 마세요. 아주버님 아프니까...제 마음이 너무 아프잖아요.
시완 : 예.. 빨리 나을께요.
금순 : (빙그레...힐끔 시완 모습에 안도감도 들고 마음도 아프고)......
태완 : (역시)......
#. 주방
오미자 앉아 있다. 재희 다가와 앉아 숟가락 드는데.
오미자 : 밤새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잠두 제대루 못잤어.
재희 : 왜요?
오미자 : 왜요라니? 어제 은주네집 그 난리를 보고 왔으니까 그렇지...너는 알구 있었니? 은주엄마 재취라는거?
재희 : ....예. 나두 얼마전에 은주한테 들어서 알았어요.
오미자 : 어쩌면 그렇게 깜쪽같이 속이니 사람을.
재희 : 속이긴 뭘 속여?
오미자 : 속인거지 그럼. 언제 한번이라두 그런 내색을 비춘적 있는지 알어?
재희 : 누가 그런 얘길 묻지두 않았는데 먼저 해. 말을 안한거지.
오미자 : 어쩌면 세상에서 젤루 고귀하고 고상한 척 하드니.
재희 : (본다) 엄마.
오미자 : 그렇다는거야 너무 황당하구 놀래서....장박사님두 내 다시 봤어.
그러니까 은주친엄마 죽구 일년만에 재혼을 했다는거 아냐? 그 샛파랗게 젊은 은진이엄마랑.
재희 : 울엄마 점점 도를 넘는거 같다.
오미자 : 나 어제 은주 불쌍해 죽는지 알았어. 애를 왜 때리니 때리길? 애가 취해서 심한 소리를 좀 했기로 서니
우리 다같이 보는데 여자애를 어떻게 그렇게 무작스럽게 때려. 나 어제 정말 장박사님 다시 봤다.
재희 : ......
#. 은주방
은주 침대에 잠들어 있다 눈을 뜬다. 은주 으응 머리가 깨질 듯 아픈 듯 몸을 비틀며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은주 침대에서 내려선다.
<인써트 - 장박이 은주의 따귀를 후려치던 모습>
은주 따오르는 아픈 기억에 표정이 굳어져 문 열고 나간다.
#. 이층 마루
은주 문 열고 나온다. 은주 화장실로 향하는데, 은진 교복을 입고 방에서 등교 준비하고 나온다.
은주 은진을 보고도 아는척 않고 그대로 화장실로.
은진 그런 언니 보고 삐죽...아래층으로.
#. 서재
장박 책상에 앉아있다. 영옥 문 열고 들어선다.
영옥 : .....식사해요.
장박 : .....나중에 할게.
영옥 : (보다 문 닫고 들어서서 속상해) 그러니까 왜 은주한테 손을 대요....
그러구나면 누구보다 당신이 이렇게 후회하고 괴로워 할꺼면서.
장박 : 나 후회 안해. 누가 후회하구 괴로워해.
영옥 : 그런 사람이 밤새 잠 못자구 몇 번이나 일어났다 앉았다 해요?.. 더구나 오원장님까지 와 있었는데.
장박 : .....오원장은 왜 집에 와 있었던거야?
영옥 : .....내가 오시라구 했어요. 은주 재희 장래 문제 상의할려구요.
장박 : 이사람이....재흰 안된다구 했잖아.
영옥 : 그래두 당신보단 날꺼 같네요....어떻게 다 큰 딸 뺨을 때려요.
더구나 다른 사람두 보구 있구 제정신두 아닌 인사불성인 애를.
장박 : .....
영옥 : 당신은....그게 내 편 들어주는 거라 생각했죠?....모르겠어요 아직두? 그게 조금두 나를 위하는 길이 아니라는거?....
장박 : .....(일어나 문으로).....
#. 은주방
은주 샤워하고 머리 수건으로 감싸고 들어서다 주춤한다.
장박 서있다.
은주 : (장박을 보다).....(외면하고 화장대로).....
장박 : .....일찍 일어났다.....술은 다 깼어?
은주 : ......
장박 : 어디서 그렇게 마셨어? 재희랑 마신거야?
은주 : 나가주시겠어요? 저 옷 갈아입구 출근해야거든요.
장박 : (보다).....점심 때....잠깐 병원으로 와....점심 사줄게.
은주 : 저 바빠요 오늘.
장박 : 그럼....저녁은 어떠냐?
은주 : 저녁두 바빠요.
장박 : 얘기 좀 하자. 언제 시간 돼?
은주 : 저는 아빠랑 할 얘기 없어요....그리구 저 늦었거든요.
장박 : (끝까지 쳐다도 안보는 딸을 보다가).....왜 맞을 짓을 해 그러니까.
은주 : (그제야 본다)....
장박 : .....왜 그런 소릴 하냐구. 왜?
은주 : 제가 틀린 소리 했어요?
장박 : ....
은주 : 아니면 안하던 소릴 했어요? 안한 소리 한것두 아니구 틀린 소리 한 것두 아닌데
뭐가 그렇게 갑자기 아빠 심기를 건드려서 손지검까지 하세요? 원장님이랑 재희오빠 앞이라요?
원장님 재희 오빠 앞에서 새엄마 새엄만거 뾰록내구 아빠가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가 아니란거 까발려서요.
장박 : (또 다시 익 치민다. 다시 주먹 올라갈 것 같아 주먹 쥐고 부르르).....
은주 : .....왜요 정곡을 찔렸나요?
장박 : (애써 꾸욱 참아내고 노려보다)....그래 정확하게 핵심을 아주 잘 집었다...그런데 그렇게 그 사람들 앞에서
있는 사실 까발려서 너한테 돌아오는게 뭐야?...그러면 니 속이 시원하기라두 해! 그래?
은주 : 그래요 시원해요.
장박 : (익 치미는)....(문으로...문 쾅 닫구 나간다).....
은주 : ......
#. 미용실
금순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있다. 윤소란 손님 맞고 있다.
윤소란 : 예 그럼 컬을 조금만 널께요...(둘러보고) 금순씨 혜미씨는?
금순 : (둘러보고)....모르겠는데요.
윤소란 : 손님 혜미씨가 없네요. 오늘은 여기 금순씨한테 받으셔야겠어요.. 금순씨 여기 손님 샴핑 해드리세요.
금순 : (돌아보고) 예...(빗자루 놓고 얼른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손님. 나금순이라고 합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 샴핑실
금순 손님을 안내해 의자에 앉게 한다. 금순 다가가 수건을 꺼낸 후.
금순 : 손님. 저는 어제 샴핑 테스트를 통과한 신입이에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만약 중간에 조금이라두 불편하시거나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씀해 주세요...
(수건을 두르고 손님을 눕게 한다) 편안하세요?...시작하겠습니다..(물을 틀어 물 온도를 맞추는)
#. 미용실
금순 손님을 의자에 앉게한다. 혜미 다가오다 그 모습 보고 눈 커진다.
금순 : 수고하셨습니다..(머리 두른 수건 풀어내면)
혜미 : (다가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언제 오셨어요?
손님 : 어 혜미씨 왔어요. 혜미씨 안보여서, 여기 이분께 했는데, 이분이 아주 시원하고 개운하구 잘 감겨줬어요. 고마워요.
금순 : (아)....고맙습니다....차 한잔 가져다 드릴까요?
손님 : 됐어요.
혜미 : (울그락 불그락).....(화장실로 간다).....
금순 : (그 모습 보다가 손님에게 목례하고 뒤따른다).....
#. 화장실
혜미 들어서 씩씩 분한데, 금순 뒤따라 들어선다.
금순 : 안혜미 선배.
혜미 : (돌아본다)....너 이제 치사하게 남의 손님까지 가로채니?
금순 : 가로채긴 누가 가로채요 자리를 비운 사람이 잘못이지?
혜미 : .....
금순 : 내 핸드폰 물어내요.
혜미 : (노려보다 그제야 생각난 듯) 아아 핸드폰.
금순 : 아아 핸드폰?
혜미 : 어쩌지 내가 지금 돈이 없는데....돈이 없어.
금순 : 그걸 말이라구 하세요? 남의 핸드폰 망가 뜨렸으면 당연히 변상을 해야지 내 배째라 돈이 없다뇨?
혜미 : 그럼 없는걸 어뜩하라구?
금순 : 내일 모레가 월급날이니까요 그럼 월급 타면 변상해요.
혜미 : 그건 카드값으로 자동이체 돼서 다 빠져나가서 월급 타봤자 겨우 몇 만원 안남아. 어뜩하니 돈이 없는데.
금순 : 순 도둑놈심보 아냐? 남의 물건 그것두 고의루 망가뜨려놓구 돈이 없다구?
혜미 : (씨 보다) 너 증거 있어? 내가 니 핸드폰 망가뜨렸다는 증거 있냐구? 근데 내가 왜 꼭 니껄 물어줘야 되는데?
금순 : (익 치민다).....(그러는데 혜미 휴대폰 울린다)
혜미 : (꺼내서) 여보세요....어 은정아 아니 얘기 해..(나가려는데)
금순 : (그 모습 노려보다 확 휴대폰 낚아채 끊는다)....
혜미 : 어머. 이게 미쳤나. 내 놔.
금순 : 못 내놔요. 내 휴대폰 물어줄 때까지 이건 압수에요.
혜미 : 뭐? (확 달려들려면)....
금순 : (확 뿌리치며 무섭게) 내 몸에 손만 대봐요. 진짜 가만 안둘테니까.
지난 번에 나한테 그렇게 당하구두 아직두 내가 어떤 앤지 몰라요.
혜미 : (그 기세에 주춤한다)....(사실 겁난다. 분해서 죽을꺼 같다).....
금순 : (휴대폰 주머니에 쏙 넣고)....이거 되찾구 싶으면 내일이라두 당장 내 휴대폰 물어내라구요.
나는 선배처럼 치사하게 아깝구 죄없는 물건 물에 빠드리는 그런 짓은 차마 못하겠어서
압수수준으로 참아 주는거니까 알았어요?
혜미 : (씩씩 눈 튀어나오게 노려본다).....
금순 사납게 한번 더 노려보고 나간다.
혜미 분해서 미치겠다 씩씩 눈 튀어나오려 한다.
#. 숙모네 방
숙모 옷장 문을 열어놓고 이옷 저옷 입어보고 있는 중이다.
할머니 휘성이를 보면서 그 모습 보고 있다.
숙모 : 이건 어때요 어머니? 너무 두꺼워서 철지난 옷 같은가?....이게 나아요 어머니?
할머니 : 암꺼나 입어. 선 뵈러 가냐?
숙모 : 선뵈는 거죠. 첫 인상이 중요한건데. 그래두 간만에 제대루 된 직장 아녜요?
할머니 : 그 간만에 제대루 된 직장을 누가 소개시켜줬다구?
숙모 : 하이구 아흔 두 번만 더하시면 백번 되겠어요?
할머니 : 뭐셔 내가 은제 아흔 두 번씩이나 했다는겨?
숙모 : 아흔 두 번을 더 하시면요...여덟번 하셨다구요.
할머니 : 망헐.....그럼 그렇게 얘길 허든가.
숙모 : 어머니 그렇게 강조 안하셔두 금순이한테 고맙게 생각하구 있어요.
그래서 제가 오늘 아침에는 휘성이 이유식도 해줬잖아요.
할머니 : (삐죽)....넘들이 들으면 공짜루 해주는지 알겄다.
숙모 : (보는)....무슨 말씀이세요?
할머니 : 말이야 바른 말 아녀. 니가 휘성이 공짜루 봐주냐?
우리 금순이 신 새븍부터 그 죽을 고생해서 번 피같은 돈 삼십만원이나 꼴까닥 받아잡쉈으니께 봐주지.
숙모 : 어머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 진짜 섭섭해요.
할머니 : .....
숙모 : 그 돈은요 저 진심으로 가슴에 손을 얹구 금순이 마음 편하라구 받아준거지,
제가 절대 그 돈에 (손톱 끝 모양 만들어) 요만큼이라두 욕심이 나서 받았거나 한다면
저 진짜 이 자리에서 마른 하늘 날 벼락 맞구 죽습니다....보세요. 날벼락 안떨어지잖아요.
할머니 : 그려 날벼락이가 바쁜갑다 오늘. 바뻐.
숙모 : .....
할머니 : 아 어여 가봐 우리 금순이 지둘려...휘성아 엄마가 지둘리지?
휘성 : 응.
밖에서 금아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방문 연다.
금아 : 할머니 다녀왔어요. 엄마 아직 안나가셨네?
#. 장박 연구실 (밤)
금순과 숙모 들어온다. 장박 맞는다.
장박 : 금순양 어서와요.
금순 : 안녕하셨어요....짝은엄마 선생님이세요....저희 짝은엄마세요.
장박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숙모 : 안녕하세요 선생님....정말 뭐라구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장박 : 별 말씀을요. 마침 자리가 나서 소개해 드리는 것 뿐입니다.
숙모 : 그렇다 해두 저희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무엇보다 저희 금순이를 너무 이쁘게 잘 봐주셔서
이렇게 여러 가지루 배려해 주시니 저희 어머니나 저나 그저 어찌 할 바를 모르게 감사 또 감사해요.
장박 : 예 이쁘게 봤습니다. 금순양 하는 짓이 이뻐요. 남편두 없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모습두 이쁘고
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게 시댁서 시부모님 모시구 사는 것도 이쁘구.
금순 : (그말에 장박을 보는).....
숙모 : 예 그럼요 우리 금순이가...혼자 몸으로 애쓰는게 참 기특하구 대견하구 이쁘죠.
금순 : 선생님....근데 어떻게 아셨어요? 저....혼자인거?
장박 : (순간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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