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과부의 헌금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마르 12,44)
어느 날 나는 제자들과 함께, 부자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것과, 한 가난한 과부가 동전 두 닢을 넣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이것의 교훈이 무엇이겠느냐? 그것은 선물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네가 사랑을 담아 네 모든 것을 나에게 준다면, 나에게는 그것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일부를 따로 떼어놓고 많이 주는 사람들의 것보다 더 가치 있어 보인다.
나의 또 다른 자아여,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의 교훈은 단지 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물질적·영적·정신적·사회적인 면에서 네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좋은 것들에도 적용된다. 그 모든 것을 나에게 다오. 네가 가진 모든 것, 네가 사랑하는 사람과 네 마음의 평화까지도 나의 뜻이라면 나에게 바쳐라.
내가 주는 은총에 힘입어 그러한 가난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명령대로 외아들 이사악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욥은 재물과 건강과 자식들을 잃는 시련을 겪었으나 자신의 창조주에게서 돌아서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는 슬픔으로 가득 차 내가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떠한 것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게 했듯이, 너도 완전하게 나의 또 다른 자아가 되려면 우리를 갈라놓는 네 모든 집착을 벗어버려야 한다.
아무것도 너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집착에서 벗어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네 좋은 생각조차도 네게 속한 것이 아니라 성령께 속한 것이다. 아무것도 너의 것이 아니다. 영적 미덕, 위로, 거룩한 소망, 기도 등 어느 것도 너의 것이 아니다. 그 모든 것은 나의 선물이다.
내가 너를 나에게로 이끌기 위해 너에게 위안이 되는 것들을 주면 감사하여라.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추구하거나 그러한 것들에 집착하지 않도록 하여라. 내가 너에게서 세속적 욕망과 집착을 벗겨내고 나와의 더 가까운 일치를 위해 감각과 영혼의 어두운 밤길로 이끌면서 너에게 황량함을 주면 더욱 감사하여라. 그 어두운 밤은 위로보다 더 큰 축복이다. 그것은 나와 친밀한 일치를 이루도록 내가 선택한 사람을 위해 마련한 안전한 길이기 때문이다. 놀라거나 낙심하지 마라. 너를 나에게 온전히 맡겨라. 네가 나의 뜻을 행하는 이유는 그것이 너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네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나에게 말하여라.
아무것도 너의 것이 아니라면, 너 자신도 너의 것이 아니다. 네가 네 창조주에게 속한 존재임을 알면서도 너는 네 모든 재능과 능력이 너에게서만 나오는 것처럼 자주 행동한다. 너는 마치 네가 너 자신의 것인 것처럼 행동한다.
네가 나의 피조물이며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사실을 묵상하여라. 그러면 네가 선 자체이고 사랑 자체인 전능하신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깨닫고, 갑자기 아주 따뜻한 위로를 발견할 것이다. 네가 하느님께 속해 있기에 그분께서는 분명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너를 돌보아 주실 것이다. 하느님께 속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 얼마나 평화로운 것이냐? 이보다 더 좋은 것을 상상할 수 있느냐? 나 이외에 어떠한 것에도 매달리지 마라. 어떠한 것도, 명예조차도 쌓지 마라.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를 욕하고 박해하고 너에 대해 거짓으로 나쁘게 말할 때 너는 축복을 받는다. 네 소유물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볍게 하여라.
나의 또 다른 자아여, 나 때문에 욕을 먹고 박해를 받을 때 마음이 기쁘냐, 아니면 분개하고 반감이 생기느냐? 진리를 옹호하고,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데 방해되는 사람들에게 맞서는 것은 좋다. 그러나 네 열성이 진실로 나의 나라를 위해서만 바쳐지도록 주의하여라.
나의 뜻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든 그것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것을 준 뜻을 사랑해야 한다.
네가 진정으로 나의 뜻을 사랑한다면, 나의 계획에 따라 너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나의 성인들 중 많은 사람이 완전에 가까운 무심의 상태에 도달하여 아무것도 바라지도 거부하지도 않았고, 내 뜻을 깨닫고 행하게 해주는 은총 외에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리지외의 데레사는 봉헌의 기도 중에 내가 그녀를 위해 예정해 둔 천국의 자리에 이르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데레사는 그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리인지 낮은 자리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뜻을 사랑했기에 내 뜻이 그녀의 유일한 바람이었다.
나의 또 다른 자아여, 데레사를 닮아라. 그러면 너는 황량함과 위로, 비와 햇빛, 가난과 부유함을 똑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너는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고 기도할 것이다. "당신의 뜻이 무엇이든 그것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제가 그것에 상관하는 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이렇게 하여 나의 평화를 지녀라.
-나를 닮은 너에게/ 클래랜스 J. 앤즐러/ 바오로딸
첫댓글 나의 뜻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주든 그것을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것을 준 뜻을 사랑해야 한다.
"당신의 뜻이 무엇이든 그것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제가 그것에 상관하는 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