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에 들어서면 항상 엄마 냄새가 난다.
허술한 터미널 풍경이 정나미가 떨어질법 한데도
그곳 쾌쾌한 공기가 왠지 싫어지질 않는다.
그렇게 따라 다니고 싶었던 부안 시장.
엄마는 항상 날 떼어놓고 가셨던 그곳.
"아가, 앞집에 가서 잠시 놀다와라. 한참 더 있다가 갈거니까.."
맨날 속으면서도 그말을 믿고 앞집 순애나 점례를 찾아 놀다보면
난 맹하게도 부안장 가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는다.
헐레벌떡 돌아오면 할머니께선 긴 담뱃대 물고 계시다.... 벌써 갔다...
.....아까 너 부르니 없더라..... 하신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부안장을 이 나이 되도록 항상 가고싶어 한다.
그곳엔 싱싱한 쭈꾸미가 사철 나고 소라, 바지락이 산더미다.
다른곳에서는 맛 볼 수 없는 백합도 좋고 간 갈치도 있다.
시장 서쪽편에 있는 정오네집.
정오 마누라가 하는 주산 팥죽집이 요즘 내 단골이 되어버렸다.
초등 친구인 정오는 보기드문 미남형....마누라는 전형적인 살림꾼.
두부부가 하는 이 팥죽집에서 팥 칼국수를 한그릇 시키면
시원한 미역냉국 생김치가 딸려 나오는데, 그 달콤하고 쫄깃한 맛이
언제나 나를 미치게한다. 오늘도 미쳤나보다 난 잠시후 머리감고
화장하고 김제행 기차표를 끊겠지...
운전이나 배워 두었더라면 한달음에 다녀 오련만.....
옆에서 잡수시는 할머니의 보리밥이 자꾸 날 유혹 하더라도 꼭, 꼭
팥 칼국수를 시켜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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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시장
윤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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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0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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