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를 앞두고 24년의 인수봉 마지막 쫑바위 등반이었습니다.
제가 한크랙을 가입한 뒤 환영등반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등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희는 많았지만 날씨도 좋고 인수봉에 사람이 없어
아주 여유롭고 조용한 등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뒷풀이는 왁자지껄했지만요^^)
뭔가 한해의 등반 마무리를 잘 한 느낌인것 같습니다
그동안 안전 등반을 위해 힘써주신 선배님들과 모든 분들께 수고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1. 일 시 : 2024.11.10(일)
2. 등 반 지 : 인수봉
3. 등반형태 : 멀티피치클라이밍
4. 등반루트 : 아미동길
5. 참 석 자 : 허웅영(선등), 이형복(세컨빌레이) , 김다은, 이종환, 박우미 (호칭생략, 등반순서대로)
6. 내 용 :
어프로치
제가 올해 등반다니면서 인수봉과 인연이 잘 없었는지 고독길(+동행길) 루트와 비둘기길을 제외하고는 경험해본 루트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대슬랩 인근을 가보게 되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원래의 아미동 1피치는 대슬랩 좌측에 있는 크랙에서 시작하는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곳엔 볼트가 거의 없고 위치가 애매해서 대부분 용암슬랩(?)쪽으로 오른다고 합니다.
사진의 좌측이 용암슬랩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우측의 빨간색 루트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웅영대장님이 선등으로 등반하고 계신 도중 좌측에서 다른팀이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웅영대장님이 1피치 등반을 한참 하고 계셨는데 대장님 바로 뒤에 붙어서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 배우 불안하고 위험해보였습니다. 아마 쉬운 루트라고 생각하셔서 그런거 같은데 빌레이 내내 불안했습니다. 대장님과도 얘기를 나눴지만 만약 이런팀과 조우하게 된다면 먼저 보내고 저희는 천천히 등반하는 것이 안전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도가 완만한 슬랩으로 1피치 몸풀기 시작으로 매우 좋은 코스였습니다. 다만 길이가 35m 보다 조금 길어 중간자를 묶어 간다면 어떻게 진행할지 멤버들끼리 확실히 하고 가면 좋을것 같습니다.
1피치
어프로치 등반을 한 후 좌측으로 살짝 트레버스하면 인수 B 루트 2피치와 겹치는 아미동길 1피치 시작점이 있습니다.
1피치는 5.9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고 슬랩으로 시작해서 중간에 바위 홀드가 있는 페이스가 있다가 다시 우측에 슬랩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습니다. 길이가 약 40M 정도라 중간자보다 길이가 더 되고, 2피치가 힘이 좀 필요한 크랙등반이라 웅영 대장님께서는 중간에 한번 끊어서 등반하셨습니다. 첫부분 슬랩은 크게 어려운 부분없이 잘 올라올 수 있고, 중간에 페이스 또한 홀드가 좋아 침착하게 잘 올라올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우측 슬랩은 살짝 턱을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크게 어렵진 않지만 각도가 있어 방심하면 추락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등반의 가장 큰 적은 방심인것 같습니다. 저는 쫄보기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등반하여 추락없이 무사히 올라 갈 수 있었습니다 ^^
2피치
아미동의 하이라이트같이 느껴지는 10a 크랙 구간입니다. 확보점에서 위를 보면 3갈래의 크랙길들이 있는데 각각 다른 모습이라 모두 한번씩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미동길은 제일 좌측의 크랙입니다. 시작하기 위해 살짝 왼쪽으로 트레버스를 해야하는데 크게 어렵진 않아보이는데 이런곳이 방심하다간 추락하기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쉬워보인다면 오히려 더 신중하기!
크랙 시작점 가장 아래쪽에 돌기같이 튀어나온 돌을 잡으면 쉬워집니다. 볼트 퀵을 걸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홀드들이 그리 멀지않게 가까이에 있어 매우 재밌는 구간이었습니다. 저의 장점인 큰 키와 긴 리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레이백 및 째밍을 번갈아가며 올랐습니다.
크랙이 끝나는 구간에서 좌상단 확보점까지 가는 구간이 슬랩성으로 가장 어려웠는데요. 침착하게 크랙 끝부분에 발을 딛고 왼쪽으로 다리를 벌려 좋은 홀드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3피치
크랙에 이은 아미동의 하이라이트! 10a 슬랩 3피치입니다. 2피치를 크럭스라고 하시는분들도 계신거같은데, 2피치는 하이라이트 재미 크럭스는 3피치인것 같습니다. 1/3 지점만 지나면 작은 칸테가 있어 그때부턴 조금 쉬워지는데 딱 그부분까지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첫 발홀드 찾는 부분이 어렵고, 그 이후에는 좌우로 바위의 각도를 잘 확인해가며 올라야합니다. 5번정도 추락을 했던거 같은데, 꼭 붙어있을때는 시야가 좁아져 홀드를 못찾다가 한번씩 추락을 하면 여유가 생기면서 홀드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1/3 부분을 지나고는 큰 어려운 부분이 없었으나 직상 후 우측으로 트레버스후 다시 직상하는 구간에서 홀드가 좋아 방심하다가 추락을 한번했습니다. 이 부분이 동주선배님이 부상을 입은 곳이라는 얘기에 발로 한번 쿵 치고 혼내줬습니다 (하지만 혼난건 저였구요 ㅎㅎ)
4피치는 정상으로 가는 길이라 크게 등반성이 없어 가지 않았습니다.
이날 인수봉에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하며 여유로운 등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김개남장군님의 길에 비해 전체적으론 쉬었지만 그래도 기승전결이 있는 느낌이라
짧지만 임팩트 있는 등반을 했던거 같습니다.
한주 한주 지옥과 천국을 오가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바위와 친해지고 있는 기분이라 조금씩 경험이 쌓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등반보고를 통해 복기를 하며 실수를 줄이고 등반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 또한 많은 도움이 되고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고 다음 등반때 뵙겠습니다^^
첫댓글 덕분에 24년도 등반이 아주 잼나게 하였습니다 ~~^_^
장점이 있는 형복 화이팅 ^^
긍정파워 형복 화이팅!!
쿵하고 혼내줬습니다 왤케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바위 혼내려다 다치지 마시구 안전등반하자구요 ㅋㅋ
멋진 인수 쫑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