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동 폐가에 감나무 한그루가 쓸쓸히 서 있다
소제동
일제시대 도청 소재지가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후 대전역을 근거리에서 받쳐 주며 한 때
수많은 사람들, 특히 철도청 관계자들과 구 고택들이
있던 유서 깊은 곳이다.
떠나고 들어오고,머물고 또 사라졌던 수많은 역사의
주인공들,그들은 시간과 공간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정부와 시의 대대적인 재개발 과정에서 많은
장애가 있는 가운데 철도와 시민의 역사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역사 답사가
소제천변에서 바라보는 화려하고 높은 철도청 쌍둥이
빌딩,그리고 아직도 혼돈속에 폐허같은 적막을 지키고
있는 소제동.보존이냐,개발이냐 도무지 정답이 없는
지경에 답사가의 착잡한 마음을 지는 해에 실어본다.
옛 유적과 터 그리고 역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대전도 도처에서 재개발의 미명
하에 여러곳에서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있다.
물론 깨끗하고 밝은 문명의 이기가 머무는 공간은 좋다
그러나 우리의 살아 숨쉬던 역사의 숨결은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역사와 유적은 우리의 혼과 숨결을 터
주는 샘물이자 공기인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옛 혼이 서린 흔적을 흔적조차
없이 지운 가운데 온갖 문명으로 치장한 도시적 감흥과
찬란한 거리에서 우리는 또 어떤 기쁨과 향수를 지속적
으로 누릴수 있을까? 우리 성씨가 있어 자신들의
혈연을 거룩하게 지키듯,일부라도 지켜지고 보존되어
야 한다.속이 쓰리고 암담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적막하고 후미진 인적없는 골목을 걷는 일은 한편 옛
감성이 일어 설레이기도 하고 한편 역사와 흔적이 사
라지는 21세기의 개발전쟁이 마음 저편 깊은 쓰림으로
다가서는 것은 '촌 놈이자 꼰대인 답사가'만의 감성일까
지는 석양속에 나그네는 도무지 할 말이 없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
서울과 부산을 잇는 대동맥의 역할을 하며 수많은 애환
과 기적을 품었던 소제동.나는 마지막 그 흔적을 눈에
담고,렌즈에 담기 위해 쓰러져 가는 폐가 옆으로 군데
군데 대전역의 뒤동네를 그나마 밝혀주는 카페들이
있어 모진 어둠을 물리쳤으나,도무지 인적없는 폐대문
을 끌어 안고 깊은 상실의 눈물에 젖을 수 밖에 없었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이별의 말도 없이.....'
흔적은 공간속에서 변하고 사라지니 인연법이요
사람 또한 시간속에서 변하고 사라지니 무상법이다
모두를 그대로 보존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머문 것은 머물 때까지 머물게 하고
변할 것,떠날 것과 사라지는 것 또한 시공간속에서
그 속성에 수순하니 오히려 마음은 피안이고 정토가
되리라 자위한다.
불기 2568.2.9 후 7:00
옛 그레이 구락부의 까페와 바-역무원 및 수많은 여행자
와 나그네들이 그들의 애환을 달랬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