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참으로 좋은 것이여!
성병조
(여행의 묘미)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강원 충청 전라까지도 거의 꿰뚫고 있다. 이제는 면 단위까지 섭렵 중이다. 가보지 않은 곳 드물다. 고속도로나 산업도로를 타게 되면 주마간산 격일 수 있으므로 지방도를 종종 택한다. 네비에 나오지 않으므로 작은 실수도 따른다.
여행에는 3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곳에, 누구와 함께, 다녀올 때 무엇을 가져오느냐?’ 낯선 데는 거의 없으므로 장소는 별로 문제 삼지 않는다. 그보다는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여행이라면 언제나 즐거울 터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담아 오느냐다. 사진, 지역 특산품, 맛있는 음식? 괜찮은 문학 작품 하나 건지면 대만족이다.
(여행은 새로운 만남) 요즘 군대는 좀 색다르다. 몇 년 전부터 동반 입대라는 제도가 생겼다. 병영 생활 부적응을 방지하기 위한 거라며 형제 친구와 신병 훈련소는 물론 자대 생활도 함께한다는 이야기다. 나는 이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 군의 특성은 낯선 세상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익히며 국방을 다지기 위한 훈련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각지에서 모여든 친구들과 전우애를 다지면서 그들의 장점을 체득하는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 여행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기 어려운 곳에서 낯선 사람, 낯선 문화를 접하면서 견문을 넓혀가는 것이다. 단체 여행 때는 오랜 친구만을 고집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만나 교분 쌓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항공기 여승무원의 재치) 해외여행 하다 보면 색다른 광경을 만날 때가 있다. 부푼 마음을 가누기 힘이 든다. 육중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광경 하며, 여객 승무원의 재바른 몸동작에도 눈이 간다. 기내서는 거의 잠도 자지 않는다. 몇 년 전 단체로 베트남 다낭 여행 갈 때 일이다. 승무원과 이런저런 얘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단체 여행객을 많이 만나지만 우리처럼 조용한 걸 못 봤다고 한다. 보통 떠들썩한 데 그러지 않았나 보다. 궁금했는지 어느 단체인지 묻는다. 대구문인협회라는 답을 했더니 나중 맨트가 일품이다. 착륙 전 방송에서 “함께 한 대구문인협회 회원들께 감사하며, 즐거운 여행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해 감동을 주었다.
(얼마나 목말랐을까?)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가 관광업계이다. 그곳 종사자 중 직업을 바꾼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작년에 제주도 여행을 갔더니 현지 가이더가 대형 식당, 택시 기사, 여행 가이더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하였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내가 몸담은 대구 문인협회서 문학기행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도 3년여 만인 것 같다. ‘저요, 저요’ 하면서 참가 희망자들로 넘친다. 보기 드문 풍경이다. 총 5개 코스를 제시했는데 한곳으로 쏠림 현상이 심해 집행부는 분산시키느라 분주하다. 그동안 여행 갈증이 얼마나 심했으면 이처럼 뜨거운 열기를 보일까. 신청자가 2백 명도 넘는다. 여행은 언제나 좋은 것이여!
(문학기행의 매력?) 흔히 우리가 말하는 여행을 문인들은 문학기행[文學紀行]이라 부른다. 궁금하여 사전을 뒤져본다. ‘작가의 문학 세계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하여, 작가의 고향이나 연고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탐방함’ 코로나로 3년여 중단된 문학기행이 거의 4, 5월에 쏟아진다. 친구 간, 동기간에 이루어지는 여행까지 합하면 상당하다.
그중 문학단체서 가지는 문학기행 세 곳에 참가 신청하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겐 모두 익숙한 장소들이다. 얼마 전 다녀온 여행지도 있다. 아무렴 어떠랴. 다른 작가의 고향, 작품의 배경 등 평소 여행과 다른 그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다녀온 후 참한 문학 작품 하나 건지면 대성공이다.
첫댓글 '아무렴 어떠랴~~'
아~~저절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참 편안한 문장입니다~~~^^*
여행 너무 좋지요. ㅎㅎ집 떠나는 건 다 좋습니다~~~^^*
이번 수필가협회 문학기행은 더 특별할 것 같습니다.
많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여행 하실 때 기별 좀 주세요.
저도 함께 가고 싶습니다.
여행 박사님 수준 아닐까요?
특히 해외 자유 여행 가실 때 말입니다.^*^
대구문인협회의 위상을 드날리셨네요
팔방미인이신 선생님 다우십니다^^
서로가 윈윈한 스튜어디스의 재치가 빛난 게지요?
착륙 전 기내 방송 듣고 놀랐습니다.
댓글로 격려해 주신 네 분 선생님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방방곡곡을 여행 다니겠습니다.
'성병조' 하면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박학다식한 문인~~
함께 할수록 깊은 맛이 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