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연 대법회
無比스님 법문
(2022년 10월 2일 부산 정관 보원사)
어린 새가 높은 벼랑을 자신있게 날 수 있는 것은
습(習) 덕분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치고 80 못사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또 특별히 이렇게 80이라고 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행사를 하는 것이 우리 중생들의 일입니다. 중생들의 보통 일이예요.
그런데 우리 불자들은 승속을 막론하고 어떤 문제로든지 모였다 하면 법회입니다. 전부가 법회예요. 그래서 법회라고 이름한 것은 잘했다 싶고, 이 정도로 준비하느라고 관계자 여러분들 여기 주지스님 등등 고맙습니다.
내가 이렇게 대접을 받을 일이 아니고, 나는 평생 조용히 ‘왔다 가면 왔다 가는가 보다’ 그렇게 살았지, 형식을 꾸며서 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이렇게 계기가 되었으니까 수순하는 수밖에 없지요.
아무튼 여기 육법공양 올리신 분들, 합창단분들, 그리고 원근에서 많이 오셨습니다. 서울쪽 안산쪽 등등 부산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이 오셨는데 너무 고맙습니다.
오늘 특별히 사회 보시는 분이 우리 불교계 스타입니다.
(박수)
부산서는 저런 사회하는 거 처음 봤죠? 그런 정도입니다. 그런데 오늘 그런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 내가 평소에 증도가를 좋아하고 강의도 여러 번 했는데 이것을 일부 정리해서 <야곰야곰 증도가 깨달음의 노래1> 이 책을 마련했어요. 엊그저께 여기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 책 준비한 게 제일 마음에 드네요.
본래 무슨 의미 있는 날짜를 정하면 대개 논문집이라든지 이런 것을 봉정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크게 학자도 아니고 한데, 여러분들이 와서 국수만 얻어먹고 가는 헛된 발걸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책을 준비해서 너무 고맙습니다.
여기 혜명화를 위해서 박수 한 번 보내세요.
(박수)
오늘 이렇게 모여서 삼사십 분이 되더라도 그래도 뭔가 소득이 있어야 되겠다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 점안을 일단 하겠습니다.
저는 무조건 점안, 책 한 권이 나올 때마다 대중들이 같이 읽는 것으로써 점안의식을 삼았습니다.
7페이지 넘겨 주세요.
서문 큰소리로 천천히, 책들 다 가지고 있지요?
합창단은 공부 안 하나?
(가방 속에 있습니다.)
가방이 공부하나?
(웃음)
기합이 빠졌구만 모두. 전부 가방에서 꺼내요. 다 꺼낼 때까지 기다릴테니까. 공부하려고 모였지 먹고 마시자고 모인 것이 아닙니다. 그거 아무 의미 없고 소득 없어요.
이런 것들도 교육입니다.
우리가 학습한다 말을 하지요. 학습(學習) 학(學)이 뭡니까? 배우는 거죠. 그다음에 습(習)은 뭡니까? 어떻게 익히지요? 학은 일방적으로 듣는 것도 학이고 책을 읽는 것도 학이고 강의를 듣는 것도 학이고 법문을 듣는 것도 학입니다.
그다음에 습이라.
공자가 뭐라고 말했지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배우고 때때로 익혀야 소득이 있다. 그 소득에서 인생의 행복을 맛보고 기쁨을 맛본다’ 이렇게 해놨어요.
그게 논어의 첫 구절이고 전(全) 유교 가르침의 큰 종지입니다.
그게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요. 그러면 습은 무슨 습자이지? 날개짓할 습자야. 새가 태어나서 끊임없이 그 자리에서 날개짓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익숙하게 날 수가 있을 때쯤 되어야 그 높은 벼랑에서 태어났는데, 날아서 다른 언덕으로 갈 수가 있어요. 날개짓을 안 하면 못합니다.
우리가 배워서 낼개짓을 하는 습자가 뭐라? 계속 가르치고, 논강하고, 식구들 모아놓고 ‘오늘 이것 들었다’ 여기서 증도가를 배워서 가면 ‘오늘 생일잔치 한다기에 갔더니 나보고 교육시키더라’ 하고 설명을 해주는 것, 반복해서 설명해 주는 것이 습입니다.
학이시습지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이 연습한다, 연습하는 게 습자예요. 여러분들 보니까 우리 여기 전문가 스님들, 얼굴이 익숙한 스님들 많은데 배우기만 하지 습을 안해.
(웃음)
반복하지 안 해. 가서 한 사람이라도 앉혀 놓고, 만약에 상대 해서 들을 사람이 없으면 돌이라도 앞에 놓고 돌 보고라도 이야기하는 것이 습이야. 산에 가서 산천초목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습이라. 그거 안하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습을 안하면 소용없어요. 학생들이 왜 공부 못하는 줄 알아요? 배우기만 하고 습을 안 해. 학교에 가서 선생에게 듣기만 해. 계속 읽기만 해. 그다음에 그것을 가르치려고 안 해. 가르쳐야 습이 되는 거야. 그게 내 것이 돼. 학습이라는 말 이제 알았죠?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자나깨나 우리가 외우는 구절인데 배운다에 어조사 이(而)자가 딱 들어있어요. 전혀 다른 거야. 배우는 것하고 습하고 전혀 다른 세계라고요.
배우기만 하고 습을 안 하니까 신도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니까, 빙긋이 웃고만 있다.
(웃음)
우리는 배워서, 새가 날개짓해서 높은 벼랑에서도 자신 있게 날 수 있듯이, 그것을 반복해서 가르쳐야 돼. 계속 가르치는 게 습이라.
그런데 학만 하고 습을 안 해. 학습을 하라고 공자가 그렇게 말했구만. 오늘 이 한 구절만 해도 소득 대단하지요?
(예)
학습 ‘내가 공부를 왜 못하는가?’ 했더니 ‘학만 하고 습을 안했구나. 그래서 중급 이하로 헤매다가 좋은 학교 못가고’ 준비 다 됐죠?
서문을 큰소리로 다 같이 읽겠습니다.
사진 그만 찍고 앉아서, 거기는 학생 아니야? 앉아서 책 하나씩 꺼내요.
(서문을 다 같이 읽음 : 화엄산림 141차 강의와 같아서 생략)
깨달음의 노래
2022년 10월 2일 신라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화엄전 여천 무비 합장, 오늘이 10월 2일이지요?
딱 오늘이 출판기념일이 되고 그래서 이렇게 점안을 아니할 수 없습니다. 마침 오늘 의미 있는 날에 책이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소개가 되었습니다. 요런 책이 한 열 권 되어야 증도가가 전부 다 실립니다.
여기에 처음에 증도가를 짓게 된 인연이 나옵니다.
영가스님이 스스로 유마경을 보시다가 깨달음을 성취하고 자기가 누구에게 인가를 받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현책스님이라는 이가 권해서 육조스님, 당대에 육조혜능스님이 아주 최고의 선지식이라. ‘그 스님에게 가서 인가를 받아야 옳다’ 이렇게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인가받고 내려오면서 지은 내용인데 그 내력을 여기 14쪽 15쪽에 그 원문까지 다 이렇게 확실하게 증명을 한다는 뜻에서 실어놨습니다.
그것을 참고하시고. 그다음에 한 두어장 넘겨서 강설 보면 저기 20페이지
1
그대는 알리라.
君不見가
군불견
그대는 알리라, 군불견가,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해석은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는데 그대는 알 것이다, 그대는 충분히 보았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이렇게 표현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의미를 사실은 다 담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어떤 이치인가? 우리가 봐야 할 이치, 알아야 할 내용, 알아야 할 도리, 이것이 말하자면 22쪽
2
배울 것도 없고 할 일도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버리지도 않고 진실을 구하지도 않네.
絶學無爲閑道人은 不除妄想不求眞이라
절학무위한도인 부제망상불구진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은 부제망상불구진(不除妄想不求眞)이라. 배울 것도 없고 할 일도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버리지도 않고 진실을 구하지도 않네.
이것이 천하의 명언입니다.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은 부제망상불구진(不除妄想不求眞)이라.
배울 것도 없고 할 일도 없는 한가한 도인이 누구겠습니까? 바로 여러분들의 본성입니다. 여러분들의 본래의 사람이요.
여러분들의 본래 사람, 본래 갖추고 있는 사람을 한도인이라 그래. 이것은 수행을 해서 되는 것도 아니야. 본래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본래 갖추고 있는 사람.
여기 책이 없는 모양이네? 스님 책 갖다드려요.
(웃음)
이걸 갖다가 가르쳐야지. 당장에 돌아가서 오늘 오후에라도 가르쳐야지.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내 앞에서는 그냥 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이라. 하하.
아 그거 뭔 소리를, 무슨 글자를 짚어 가면서 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참 신기하재? 절학무위한도인인가 봐.
절학무위한도인 배울 것도 없다는데 뭐, 할 일도 없다는데 뭐. 그래서 한가한 도인이라. 그것은 본래인이야. 참사람, 참사람의 경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 경지의 사람들이 여러분 내면의 본래의 사람입니다. 다 갖추고 있어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것을 다 배웁니다. 걸어가는 것, 말하는 것, 학교에 가서 친구들하고 살아가는 모습,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이런 것을 다 낱낱이 배워가는데 그것은 전부 말하자면 가짜 사람이야. 엉터리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
그런데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보니 그 집안에서 만드는 대로 내가 됐어. 나는 부처님 슬하에 와서 요렇게 내가 됐고, 또 가정에서 학교에서 배운 대로 여러분들의 현재 모습이 되어 있다, 그래서 모습이 다 다른 거야. 마음 씀씀이가 다 달라. 그건 만드는 대로 가기 때문에 그건 가짜사람이야. 가짜사람으로 우리는 출발을 해서 진짜 본래 절학무위한도인에까지 이르러 가자고 하는 것이 불법이라. 불법은 그런 도리라. 참 신기하지요?
이런 이야기는 오늘 이야기니까, 오늘의 내 소견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서 여기에는 없어. 여기에 강설해 놓은 것은 여러분들이 집에 가서 참고를 하셔야 돼. 많이 참고해야 됩니다.
그래요. 참 절학무위한도인(絶學無爲閑道人)은 부제망상불구진(不除妄想不求眞)이라. 얼마나 근사합니까? 망상을 버리지도 않고 진실을 구하지도 않는 본래인이 있다. 그거 하나 알아야 돼요. 본래인.
그 본래인을 우리가 버리고 출발해서 이리 떠돌고 저리 떠돌고 객지생활하면서 천신만고를 겪으면서 엉뚱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것참 생각하면 애석하기 이를 데 없어요.
그러니까 첫 구절이 그렇게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32페이지. 32페이지 넘기세요.
3
무명의 실제 성품이 그대로 부처님 성품이며
환영 같은 허망한 육신이 그대로 법신이네.
無明實性卽佛性이요 幻化空身卽法身이다
무명실성즉불성 환화공신즉법신
무명실성즉불성(無明實性卽佛性)이요 환화공신즉법신(幻化空身卽法身)이다. 무명의 실제 성품이 그대로 부처님 성품이며 환영 같은 허망한 육신이 그대로 법신이네.
요것도 절학무위한도인 본래인에서 하는 소리입니다. 본래인에서 보면 무명실성이 그대로 부처님 성품, 불성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무명을 없애려고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 등등 그 12연기를 없애려고 합니다. 본래 사람에게는 그런 것 저런 것 다 떠나 있어. 그런데 중간에 때가 묻어 있어서 그것을 열심히 닦아야 돼.
선문과 화엄경은 종지가 결국은 같아요. 이 선문을 우리가 잘 이해하면 화엄경의 종지를 그대로 꿰뚫어 알 수가 있습니다.
무명실성즉불성(無明實性卽佛性)이요 환화공신즉법신(幻化空身卽法身)이다. 우리 허망한 몸이 그대로 법신이래.
내가 20년 투병 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이 몸뚱이, 이것이 환화공신이야. 정말 허깨비와 같은 몸인데도 이 몸 없으면 어떡해? 나라고 할 게 없잖아.
그래서 이 몸 이대로가 비록 허망한 몸이더라도 똥덩어리 고름덩어리 피덩어리 오줌 이런 것으로 뭉쳐진 이 몸뚱이가 그대로 청정법신비로자나불이래.
누가 이런 소리를 했겠어요? 이런 말을 어디서 만날 수 있겠어요? 증도가가 아니고는 만날 수가 없어. 이런 말을 증도가가 아니고는 만날 수가 없어. 여러분들 이 환화공신 허망한 우리 몸 잘 간수해야 합니다.
허망한 몸을 잘 간수하는 것이 그대로 법신을 잘 간수하는 일이고 법신을 잘 보호하는 일입니다.
무명실성즉불성(無明實性卽佛性)이요 환화공신즉법신(幻化空身卽法身)이다. 그다음에 40페이지
4
법신의 실상을 깨닫고 나니 아무것도 없고
모든 존재의 근본자성이 그대로 천진불이로다.
法身覺了無一物이요 本源自性天眞佛이라
법신각요무일물 본원자성천진불
그런 도리인 법신(法身)을 각요(覺了)하면 무일물(無一物)이요 그런 도리인 법신을 깨닫고 나니까 한 물건도 없고 법신의 실상을 깨닫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
모든 존재의 근본자성이 그대로 천진불이로다.
본원자성(本源自性)이 천진불(天眞佛)이다. 본래의 모습, 본래 사람, 그 본래의 사람 깨우쳐 주는 것이 선불교인데 여러분들 중에 임제록을 나한테 공부하고 눈물을 흘렸던 스님이 먼 데서 오셨어요. 내가 그 스님을 잊지 못해. 내 법문을 듣고, 비록 임제스님 법문이지만 내 법문을 듣고 눈물을 그 자리에서 흘리는 데에 내가 또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했어.
그 임제스님에게 무슨 법문이 있기에.
임제스님이 처음에 황벽스님에게 갔다가 20 방망이 20 방망이 20 방망이 그렇게 60 방망이를 얻어터졌어. 황벽스님은 그렇게 가르쳤어. 그게 뭐라고? 본래인을 알라고, 본래인을 느끼라고, 본래인을 깨달으라고 그렇게 했는데도 이 미련한 임제스님이 알지를 못했어. 그래서 대우스님 회상에 다시 가서 “황벽스님에게 뭘 배웠냐?” 하니까 “아 이러고 저러고 하고 60 방망이를 내가 얻어맞았습니다.” 그랬다고요.
그러니까 “참 황벽스님 친절도 하셔라. 어찌하여 그렇게 친절하게 너에게 가르친단 말이냐?” 그 소리 듣고 탁 깨달았어. 크게 깨달았어.
60 방망이 안 때립니다. 그저 한두 방망이 때리고 말지, 그런데 황벽스님은 너무 친절하고 자비심이 농후한 분이라, 그래서 60 방망이나 그렇게 깨달으라고, 왜냐, 환화공신이 즉법신이니까. 환화공신인 이 육신, 허망한 육신이 그대로 법신이지. 법신도리 알면, 다시 말해서 육신을 알면 법신을 안다, 이 뜻이야.
그래서 법신인 육신을 60 방망이 후려친 거예요.
거기에서 눈을 뜬 거야 사실은.
대우스님이 “그렇게 친절하게 너에게 가르쳤단 말이냐?” 하는 그 소리에서 그만 ‘아 그 60 방망이 나에게 정말 친절하게 잘 가르친 도리구나’ 하고 비로소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오늘 모처럼 증도가를 우리가 이렇게 공부를 하니까 정말 새롭습니다.
우리나라 불교는 선불교예요. 그런데 증도가 하고 신심명을 못 외우면 선방에서 이야기가 안 된다, 지대방에서 이야기가 안돼. 이야기 끼워주지를 않아. 넣어주지를 않아. 이걸 못 외우면. 그 정도의 종지가, 깊고 깊은 도리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선불교 입장에서는.
그래 여기 넘기다 보면 소동파의 계성변시광장설(溪聲便是廣長舌) 게송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다음 48쪽
5
오음의 육신도 뜬구름이라 할 일 없이 오고가며
삼독의 번뇌도 물거품이라 헛되이 출몰하네.
五陰浮雲空去來요 三毒水泡虛出沒이로다
오음부운 공거래 삼독수포허출몰
오음부운(五陰浮雲) 공거래(空去來)요 삼독수포(三毒水泡) 허출몰(虛出沒)이로다 오음의 육신도 뜬구름이라 할 일이 없이 오고 가며 삼독의 번뇌도 물거품이라 헛되이 출몰하네.
참 대단한 구절입니다.
오음부운공거래(五陰浮雲空去來)요 오음으로 된 우리 몸뚱이는 저기 뜬구름이라. 오늘 저 구름이 둥둥 떠 있네요. 헛되이 왔다 갔다 하는 거야. 거기에 실려 있는 우리 탐진치 삼독도 수포라, 물거품이야.
탐진치 삼독 우리가 얼마나 씨름을 하고 싸움을 하고 투쟁을 합니까? 그런데 알고 보면 물거품이라 헛되게 출몰하는 거야.
내버려 둬. 내버려 둬.
그것 가지고 씨름할 필요 없어. 몰랐을 때 씨름하는 거지, 알고 보니까 하등 씨름할 게 없어. 왜냐 삼독수포허출몰(三毒水泡虛出沒)하니까. 헛되게 출몰하니까.
이 한 구절만 해도 오늘 아주 큰 소득입니다.
삼독수포허출몰이라. 삼독 번뇌의 물거품, 우리가 수행한다고 하는 것이, 삼아승지겁을 통해서 수행한다고 하는 것이 결국 삼독 번뇌 제거하자고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뭐라고? 헛되게 출몰한다.
내버려 둬라.
그래 봤자 주지하려고 아등바등해야 4년 지나면 바뀐다. 대통령 하려고 그렇게 숱한 욕을 많이 먹어도 5년 지나면 바뀐다. 국회의원 하려고 그렇게 아등바등 하지만 오래 못살더라. 전부가 그렇지요. 헛되게 왔다갔다 헛되게 왔다갔다 하는 거야.
그 한순간에 이름에 속아서 주지하려고, 종회의원 하려고 지금 우리 조계종에는 종회의원 선거가 한창입니다.
어디는 누가 당선됐다네, 어디는 누가 당선됐다네, 어제도 어떤 당선된 사람이 와서 인사를 하고 ‘우리는 다행히 누가 양보를 해서 선거없이 당선됐습니다’하고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는 거야. 그래봤자 몇 년 못해. 그래봤자 얼마 안 가서 죽어. 그 사람도 죽어. 그런 도리요. 우리 산다는 게. 그래봤자야 그까짓거.
대통령 5년 10년 두 만기 세 만기 한다 하자, 그래봤자 죽어.
나라를 빼앗으려고 저렇게 숱한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고 죽음으로 몰고가지만 그래봤자 지도 죽어 얼마 안 가서.
우리 불자들은 그렇게 초연한 경계를 늘 접하고 공부하고 외우고 읊조리고 하면서 아직 내 살림은 안 됐지만 서로 그것을 일러주고, 서로 토론도 하고 그러면서 흘러가는 강물을 언덕에서 바라보듯이 초연하게 가볍게 뜬구름처럼 바라보고 살자고 하는 것이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그거예요. 불교가 그런 것입니다.
누구나 그런 흙탕물 속에 다 떠내려가지만 그 흙탕물을 벗어나서 멀리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고 살자 하는 것이 우리 불자들의 마음입니다. 그다음에 56페이지
6
실상을 증득하니 나와 남의 분별이 없어지고
찰나사이에 무간지옥의 업이 사라지네.
證實相 無人法하니 刹那滅却阿鼻業이라
증실상 무인법 찰나멸각아비업
증실상(證實相) 무인법(無人法)하니 찰나멸각아비업(刹那滅却阿鼻業)이라 실상을 증득하니 나와 남의 분별이 없어지고 찰나사이에 무간지옥의 업이 사라지네. 무간지옥 업도 다 사라진다고 했어. 실상을 증득하니.
본래인을 증득하는 게 실상입니다. 너다 나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온 사실들이 인(人)과 법(法)이야. 나다 남이다 하는 그 관계야. 그것이 없어진다. 그러면 아비업마저 사라진다 그런 뜻입니다. 그다음에 66페이지
7
만약 거짓말을 가지고 중생들을 속인다면
영원히 발설지옥에서 사는 업보를 자초하리라.
若將妄語誑衆生인댄 自招拔舌塵沙劫이로다
약장망어광중생 자초발설진사겁
만약 거짓말을 가지고 중생들을 속인다면 영원히 발설지옥에서 사는 업보를 자초하리라.
약장망어광중생(若將妄語誑衆生)인댄 자초발설진사겁(自招拔舌塵沙劫)이로다 이것은 부처님이 앞에 있다 하더라도 나는 이 소리를 하고야 말겠다. 그 정도 자신 있는 소리라.
거짓말 아니라 이거야. 부처님이 앞에 있다 하더라도 나는 이 소리를 하겠다, 그런 정도입니다.
그래서 만약에 거짓말이라면 무간지옥에 떨어지겠다. 자기 깨달음이 확실하다면 이쯤 이야기해야지. 이쯤 이야기해야 돼. 불교가 이런 것입니다. 그다음에 76페이지
8
여래선의 높은 경지를 순식간에 깨달으니
육도만행을 닦아 얻어지는 공덕이 마음 안에 다 있네.
頓覺了 如來禪하니 六度萬行體中圓이라
돈각요 여래선 육도만행체중원
돈각요(頓覺了) 여래선(如來禪)하니 육도만행체중원(六度萬行體中圓)이라 여래선의 높은 경지를 순식간에 깨달으니 육도만행을 닦아 얻어지는 공덕이 마음 안에 다 있네. 육도는 육바라밀이지요. 여래선이라고 했는데 보통 조사선을 이야기합니다.
선불교에서는 조사선을 높이 두지만 사실은 여래선의 아류가 조사선입니다. 그다음에 86쪽
9
꿈속에서는 분명하고 분명하게 육취가 있으나
꿈을 깨고 나면 텅텅 비어 온 세상이 하나도 없네.
夢裏明明有六趣나 覺後空空無大千이라
몽리명명유육취 교후공공무대천
몽리명명유육취(夢裏明明有六趣)나 교후공공무대천(覺後空空無大千)이라 꿈속에서는 분명하고 분명하게 육취가 있으나, 지옥 아귀 축생 인도 천도 아수라 이 6취가 있지만 꿈속에서는 우리가 다 그렇게 누리고 살지만 꿈을 깨고 나면 텅텅 비어 온 세상이 하나도 없네. 교후공공무대천(覺後空空無大千)이라 꿈을 깨고 나면 텅 비고 텅 비어서 삼천대천 세계가 아무것도 없더라. 그래 우리가 지옥이다 아귀다 축생이다 하는 것도 꿈속에서 꿈꾸면서 잠꼬대하는 소식이다 이 말입니다. 그다음에 96페이지
10
죄도 없고 복도 없고 손해도 없고 이익도 없으니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아무것도 찾지 말라.
無罪福 無損益하니 寂滅性中莫問覓하라
무죄복 무손익 적멸성중막문멱
무죄복 무손익(無罪福 無損益)하니 적멸성중막문멱(寂滅性中莫問覓)하라 죄도 없고 복도 없고 손해도 없고 이익도 없으니,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아무것도 찾지 말라.
처음의 절학무위한도인, 본래인, 참사람, 참마음도리 바로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생일에 갔다가 아주 증도가 하나 잘 건졌네.
(박수)
첫댓글
_()()()_
_()()()_
_()()()_
모든 법우님들 수고 하셨읍니다
덕분에 고맙고 감사합니다
환희로운 법석에서 같이 읽던 증도가를 미처 못챙기고 그만, 보원사에 다시 보시? 하고 왔었네요 ^^ _()()()_
_()()()_
_()()()_
_()()()_
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_()()()_
_()()()_
_()()()_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