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래[飛來]바위산 970m 강원 화천
산줄기 : 한북두류비래단맥
들머리 : 상서면 구운리 상만산동
위 치 강원 화천군 상서면
높 이 970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수려한 경관의 비래바위 품은 화천의... 비래바위산(970m)
*하만산동 등산안내도~주능선~비래바위~970봉~상만산동 도로
비래바위산은 화천군 상서면에 자리한 해발 약 970m의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필자는 최근 화천군 하남면과 상서면의 경게에 위치한 백적산(884m)을 올랐는데 그 북녘에 자리한 비래암의 멋진 경관에 매료되어 다시 화천땅을 찾게 되었다. 비목의 고장 화천은 이름 그대로 '평화의댐'과 '파로호'가 자리한 물의 고장이다.
특히 이번에 소개하는 비래바위산 주변에는 계성천, 논미천, 구운천, 봉오천 등의 깊은 계곡이 평행선을 그으며 동쪽으로 수정같이 맑은 골물을 흘러내려, 이곳을 한번 지나기만 하면 화천이란 고장 이름을 저절로 실감하게 한다. 화천군에서 정한 '화천9경'을 한번 알아보자. 제1경 파로호, 제2경 딴산, 제3경 비수구미, 제4경 평화의댐, 제5경 용화산, 제6경 비래바위, 제7경 용담계곡, 제8경 화악산, 제9경 광덕산이 그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비래바위산 일대는 오랜 기간 그 출입이 통제되어 오던 중 최근에야 비로소 민간인의 출입이 가능해져서 대자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으니...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1:50,000 지형도 <화천>에는 '비래암'과 '해발 688.9m'의 높이가 표시되어 있을 뿐, 서에서 동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 어디에도 산 이름이 없다. 또한 화천군에서 소개한 내용에도 비래바위에 대한 설명과 비래바위를 다녀오는 코스만이 표시되었다. 그러나 필자가 취재산행을 통하여 느낀 것은 비래바위가 있는 곳은 전체의 일부분이며, 산을 말한다면 이 산줄기의 최고봉인 약 970m봉이 전체 산의 정수리에 해당한다. 필자는 취재 전에 970봉을 '만산', 하만산동 북쪽의 766봉을 '작은만산'이라 부르고 싶었으나, 답사 후 전체를 아울러 비래바위산이라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어 확실한 이름이 나타날 때까지 임시로 산이름을 정해보았다.
비래바위산의 들머리는 상서면 구운리 하만산동 비포장도로변에 세운 비래바위 등산안내도다. 이곳에서 우러르는 비래바위의 산세는 너무도 황홀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였으니... 안내도 옆으로 열린 산길을 따라가면 곧 비래바위를 조망하기 위해 만든 전망대에 이른다. 눈앞에 다가드는 비래바위의 모습은 참으로 황홀하다. 화천군에서 소개한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비래암은 폭 100m, 높이 60m의 병풍처럼 깎아지른 바위로 산중에 홀로 솟아 있어 금강산에서 바위가 날아와 앉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만산동계곡과 갈목계곡을 잉태하여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산소와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 바위는 마치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쳐 있어 병여바위라고도 한다."
우러르고 다시 우러르도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억지로 옮겨 산길을 걸어간다. 개망초꽃이 천천만만 송이 피어난 산길은 참으로 향기롭다. 어찌 개망초꽃 뿐이랴. 향기로움으로 따진다면 크고도 붉은 산꽃의 여왕 칡꽃이 으뜸 아니던가. 형형색색으로 피어난 산꽃을 두루 살피며 가노라니 어느새 주능선에 올라선다. 주능선에는 하늘을 찌른 아름드리 거목들이 길목 길목을 지켜 마치 때묻은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것만 같다. 서쪽으로 능선길을 이어가면 까마득히 솟구친 바위벽이 길을 막아선다.
도저히 올라갈 수 없어 보이는 바위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다행스럽게도 외가닥 밧줄이 내려온다. 어쩌면 호랑이에게 쫓기던 오누이를 살리려고 하늘에서 내려준 동화 속의 그 밧줄이 아니겠는가. 장마비에 젖어 몸시 미끄러운 직벽의 바위를 조심조심 올라간다. 심약한 사람은 등허리가 서늘서늘하고 손에 흠뻑 땀을 쥐게 되리라. 기어코 비래바위 꼭대기에 올라선다. 다행히도 그곳은 평평하여 쉬기가 안성맞춤이다. 이리저리 주위를 살펴본다. 신비롭게도 자그마한 무덤이 자리하고, 더더욱 그 옆에는 저승길까지 동행한 듯한 아름드리 고사목 솔이 무덤을 지키고 있어 어쩌면 '전설의 고향' 그 무대 같다.
서북쪽 끝은 묘한 전망대바위가 자리한다. 아찔한 전망대에 서면 이 산줄기의 최고봉인 970봉과, 그 너머로 대성산을 이어가는 한북정맥의 마루금이 아득히도 펼쳐있다. 오늘 산행에는 산사랑산악회(011-9274-0335) 회원들이 동행했다. 말 그대로 산을 사랑하는 산사랑산악회의 손병욱(54세) 회장은 산꾼의 예절이 몸에 밴 모범 산악인으로 매주 3회 새로운 산을 찾아 오르는 특이한 산꾼이다. 필자의 부탁으로 취재진은 세 코스로 나누어 하산을 시작했다. 일부는 비래바위 서쪽 끝에 준비된 밧줄코스로, 일부는 서쪽능선 300m 지점의 계곡길로, 필자는 970봉을 이어 상만산동을 향했다.
'행여나 길이 없으면 어떡하나' 라는 걱정은 쓸데없는 노파심에 불과했다. 초행길임에도 전혀 부담이 없는 안전한 능선길이 느긋이도 열려 있었다. 더러 산나물도 꺾어가며 나무향기, 풀 내음에 흠뻑 젖는 산길을 이어 970봉에 올라선다. 막대형 시멘트 삼각점이 자리하는 좁은 정수리는 멋진 전망대다. 적근산(1,073m), 대성산(1,174.7m)을 이어 복주산(1,152m)으로 능선을 이으며 내닫는 한북정맥 마루금이 태양이 작열하는 하늘 아래 눈부시게 펼쳐있었다. 정수리에서 서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 다시 삼각점이 자리한 조그만 빈터가 있다.
잠시동안 일행들은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산길을 이어간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뚜렷하다. 816봉 조금 못가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있으나 취재진은 816봉까지 가서 왼쪽으로 능선길을 이어 내렸다. 상만산동 위쪽은 너무도 평탄하여 습지를 이루었다. 옛날 같으면 자락밭이 들어섰을 데지만 지금은 억새가 자욱히 자라 보릿고개를 겪으며 자란 필자로 하여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키를 웃자란 억새를 헤쳐 상만산동 길가의 다리에 내려선다. 맑은 골물이 시원스레 흘러가는 냇가에 둘러앉아서 땀으로 범벅된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헹궈낸다. 오랜 세월 출입이 금지되었던 이 구운리게곡과 비래바위산, 백적산(883.5m)... 그러나 머잖아 이 길이 포장되면 전국의 수많은 산꾼들이 몰려들어 비래바위와 금수강산 조국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리니...
*산행길잡이
하만산동 등산안내도-(25분)-주능선-(25분)-비래바위-(1시간30분)-970봉-(1시간20분)-콘크리트다리
비래바위산 들머리는 구운리 하만산동의 비포장도로변에 있는 등산안내도. 그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비래바위가 한눈에 다가드는 전망대에 이른다. 북쪽으로 산길을 이어 25분 가면 수만 송이의 개망초 군락지대와 계곡길을 이어 주능선에 올라선다. 왼쪽으로 주능선을 이어가면 밧줄지대를 지나 비래바위 꼭대기에 올라선다(25분). 수직에 가까운 밧줄지대는 비가 오면 몹시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천천히 올라야 한다. 짧은 산행을 원하는 사람은 올랐던 코스로 되돌아 내려가거나, 비래바위 서쪽 끝에 있는 또 다른 밧줄 능선길을 이어 하만산동으로 내리거나, 주능선을 조금(약 300m) 이어가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계곡길을 택해야 한다.
필자는 주능선을 따라 1시간30분 거리의 삼각점이 자리하는 해발 약 970m의 최고봉에 올랐다. 이곳에서 뚜렷한 서쪽길을 이어가면 816봉 조금 전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만나는데, 이 길을 따르면 비포장도의 시멘트다리에 내려선다(1시간20분).
등산안내도~비래바위~주능선~970봉~상만산동 도로를 잇는 종주코스는 약 4시간이 걸린다. 970봉을 생략하는 단축코스는 약 2시간.
*교통
서울상봉터미널(1일 11회, 9000원, 3시간 소요) 및 동서울터미널(1일 15회, 9300원, 3시간 소요)에서 시외버스로 화천까지 간다. 화천읍 택시(033-441-9696)로 구운리 하만산동 비래바위 안내판 앞에 내린다.
화천시내버스가 1일 4회(07:00, 11:40, 15:30, 18:00) 입구까지 운행되나, 하만산동 등산기점까지는 상당한 거리로 이용하기 불편하다.
자가용은 5번 국도로 하남면 계성리, 논미리에서 좌회전하거나, 화천읍을 지나 신풍리에서 좌회전해, 구운리 도로변의 '히만산동 비래바위' 이정표에서 서쪽으로 들어서서 비래바위 등산안내도까지 간다.
*잘 데와 먹을 데
산행들머리 부근에는 식당과 숙박시설이 없으니 화천읍까지 나가야 한다. 강워장여관(033-442-7030), 골든장여관(441-0071), 덕성파크(442-2204), 중국성(441-1771), 래원가든(442-2992), 소오하식당(442-2329), 천일막국수(442-4949), 한우촌(442-7040).
*볼거리
파로호 파로호는 1938년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목적으로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세운 수력발전소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로서 1943년 준공되었다. 한국전쟁 중 국군이 중공군의 대공세를 무찌른 것을 기념해 이승만대통령이 파로호라는 친필휘호를 내린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수심이 깊고 우리나라에서는 축조연대가 가장 오래된 호수다.
한국전쟁 전에는 북한 치하에 있다가 동란 후 수복되었으며, 발전시설 용량은 10만5천킬로와트이며, 잉어, 붕어 등 각종 담수어가 풍부해 전국 제일의 낚시터로 각지에서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다.
용담계곡 용이 머물다 승천했다는 천년전설을 고이 간직한 용담계곡은 대부분 암반으로 이루어졌으며, 흐르는 물이 수정 같다. 도처에 기묘한 폭포나 소, 그리고 암석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화의 댐 화천읍사무소 앞에서 460, 461번 지방도를 따라 재안산을 너머 2차 공사가 한창인 평화의 댐에 갈 수 있다. 홍보관에 들리면 여러 자료를 살펴볼 수 있고, 비목공원과 그곳에서 굽어보는 평화의 댐은 장관이다. 홍보관에는 들쭉술을 비롯한 북한 물품도 구입할 수 있다. 글쓴이 김은남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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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