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이 이탈리아에게 내린 축복이 두가지가 있다면, 그 하나는 디펜스 측면에서 뛰어난
선수들을 - 골키퍼이든, 보란치이든, 수비수이든 간에 - 꾸준히 그리고 풍부하게 배출토록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의 등장이 끊이지 않게 해준것이다. 실제로 아주
리가 공격수의 부재로 곤란을 겪었던 시기는 있었지만, 탄탄한 수비라인과 전술적 완성도는
타 경쟁팀의 기를 질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주리는 감독이 바뀔때마다 전체적인 포메이션
은 유사할지 몰라도 세부전술만큼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필드에 등장해왔다. 이런 전술적
다변성은 아주리 축구의 장점이자 최대강점이기도 했는데, 80년대 후반 등장한 혁명가이자
천재감독 아리고 사키는 아예 세계축구사의 흐름자체를 뒤바꾸기도 했다. 축구역사에서 명감
독은 수없이 많지만, 이러한 혁명가는 단 둘 뿐이었다. 네덜란드의 리누스 미헬스와 아주리의
아리고 사키.
아리고 사키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수없이 많은 천재전략가를 배출해냈다. 비록 "사키이즘"
을 넘어설 만한 또 다른 혁명가가 등장하지는 못했지만, 전술의 달인으로 불리우는 디노조
프를 필두로 사키의 적자라고 자칭하는 안첼로티,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2006월드컵을
제패한 마르첼로 리피까지 동시대에 많은 명감독들이 아주리라는 그늘아래 활동하고 있다.
첼시의 무리뉴와 밀란의 안첼로티는 공공연하게 "나는 사키의 적자이다. 사키의 전술은 나
의 전술의 모태이다"라는 말을 서슴치 않는데, 사키도 각종 인터뷰에서 레이카르트와 함께
이들 셋이 자신의 전술을 가장 잘 이해한 감독이라고 말한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아니 유럽
에서 가장 전술적으로 뛰어난 면모를 지닌이는 단연 디노 조프다. 3백과 4백을 완벽하게 구
사할 줄 알고 가끔은 경기중에도 3백과 4백을 오가며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전술마저 보여주
는 그다. 이런와중에 전술의 천재 사키가 안첼로티를 언급하는 것은 뭔가 아이러니 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 안첼로티는 특정 전술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팀에 융화시키는 능력에서는 그
리 탑클래스 반열에 오를만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전술의 이해와 완성도면에서는 사
키의 적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독창적인 발상을 통해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
엎는 혁명가적 기질은 사키에게서 그대로 이어받았을런지도 모르겠다. 유벤투스에서 밀
란으로 옮겨 사령탑을 맞은 안첼로티는 팀의 리빌딩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새 밀레니엄을 맞을 무렵 밀란은 유럽축구계의 거함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챔스리그에 아예 나서지 못하는가 하면, 리그에서도
가끔씩은 동네북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물론 안첼로티가 건너왔을무렵 사정이 조금 나
아지기는 했지만, 팀의 리빌딩은 필수적인 요소였다.
때문에 사람들은 밀란이 무언가 새로운 슈퍼스타를 영입하여 팀자체를 일신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안첼로티는 기발한 전술을 내놓는다. 안첼로티만의 4-3
-1-2를 02/03 시즌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는데, 사실 4-3-1-2는 그리 새삼스러울게 없
는 전술이었다. 문제는 피를로와 셰도르프를 동시에 보란치에 위치 시킨 것이 었다.
피를로는 아주리의 U-21시절 새로운 판타지스타가 될 재목으로 각광을 받았다. 심지어
U-21감독인 젠틸레는 과거 네덜란드의 반 갈이 클루이베르트-셰도르프-다비즈를 반
바스텐-굴리트-레이카르트를 모델삼아 조련했던 것처럼 피를로와 카사노를 토티와 델
피에로처럼 키우려고 작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밀란시절 여기저기 임대생활로 몸
과 재능을 축낸 피를로는 밀란으로 이적해서도 루이코스타라는 당대 최고의 천재플레
이어의 그림자에 가려있었다. 셰도르프 역시 10대후반과 20대 초반 아약스와 레알에서
플레이메이커로 최고의 주가를 날리던 천재미드필더 였다. 그 나이에 셰도르프만큼의
천재성을 보여준 미드필더는 적어도 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이후 깊은 수렁에 빠졌고 밀란까지 흘러들어와 신음하던 차였다.
안첼로티는 이들을 보란치로 전업시켜 4-3-1-2를 구사한다고 공언했다. 물론 언론과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물론 가투소라는 압박과 체력의 달인이 같이 플레이 한다고
는 했지만, 세명의 보란치중 2명이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사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첼로티의 이 기괴한 실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안첼로티는 피를로에게서 레지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엿보았으며, 전술에 성공적
으로만 적응한다면 이미 밀란의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던 전대의 레지스타 알베르티니
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레지스타란 수비형미드필더 자리에서 패스와 경기조율을 전문적으로 하는 미드필더
를 의미한다. 이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더블보란치 시스템의 구조에 기인하는데, 이
탈리아는 2명의 수비형미드필더를 세울때 한명은 경기조율과 플레이메이킹에 능한
선수를 다른 한명은 압박과 공간장악에 뛰어난 선수를 조합해 세우는 시스템을 가지
고 있었다. 전자가 바로 레지스타이다. 보란치이기는 하되 압박과 공간장악보다는 패
스의 정확성과 넓은 시야를 이용해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중점을 둔다. 이탈리아는 전
통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에게는 제3의 습격자 역할에 주력하도록 하고 플레이메이
커로서의 역할은 더블보란치중의 한명인 레지스타가 맡기는 경향이 있었다. 이후
세명의 한명의 보란치와 두명의 와이퍼로 이루어지는 4-3-1-2시스템에서도 가운데
보란치가 레지스타 역할을 했는데 바로 이 자리가 안첼로티가 정한 피를로의 자리였
던 것이다.
===============인자기===============셰브첸코=================
=======================루이코스타============================
======셰도르프=========피를로===========가투소==============
=칼라제=========말디니==========네스타============시미치====
<02/03시즌의 밀란>
아무리 레지스타라 해도 근본은 수비형미드필더이기때문에 기본적인 압박과 마크
능력은 필수였다. 그러나 피를로는 안첼로티의 실험이전까지 수비라는걸 해본적이
없는 선수였다. 언제나 공격 최일선에서 뛰었고, 공격형미드필더로 키워져 온 선수
에게 압박과 공간장악은 생소하기 그지 없는 임무였다. 하지만 피를로는 성공적으로
적응했고, 2007년인 현재 유럽최고의 레지스타라고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다. 알베르
티니와 비교한다면 아직은 좀 더 성장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현존하는 선수중
에 그보다 뛰어난 카운트어택패스를 구사하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안첼로티의 이러한 실험은 셰도르프에게도 또다른 구원의 손길이 된다. 몇년은 음
지에서 보낸 셰도르프는 오랜부진에도 불구하고 밀란에 당도했을당시 그리 많은 나
이가 아니었다. 워낙 어린나이부터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이었는데, 안첼로티는 셰도
르프를 다시 유럽 정상급 플레이어로 끌어올려 놓는다. 셰도르프의 천재성은 피를로
그 이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니 토마스 로시키가 등장하기 이전에 유럽에서
가장 천재성을 가진 재목이었다라고 평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셰도로프는 안첼
로티의 4-3-1-2아래서 완벽하게 자신의 천재성을 회복한다. 셰도르프의 와이퍼로의
전업은 피를로의 그것에 비해 보다 쉬운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플레이메이커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약스와 레알에서 보여준 셰도르프의 모습은 마치
베론처럼 압박에도 일정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두 천재 미드필더들의 권토중래와 더불어 안첼로티의 새로운 실험은 그 해 챔피
언스리그를 제패함으로써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한다. 또한 안첼로티는 아주리 대표
팀에게도 큰 선물을 안기게 된다. 알베르티니 이후 실종된 탑클래스급 레지스타를
발굴해 낸 것이 그것이다. 아주리는 기본적으로 레지스타와 그 짝을 이루는 두명의
수비형미드필더가 근간이 되는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다. 이들은 마치 엔진과 기어처
럼 팀이라는 자동차가 나아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알베르티니가 사라
진 이후 아주리는 마치 기어잃은 자동차와 같았던 것이다. 이런 아주리에게 젊고 싱
싱하며 천재적인 새로운 기어를 선물한 셈이 됐으니 90년대 초반 컴팩트사커를 아
주리에게 선물해 유럽을 호령케 한 사키의 적자로서 조금이나마 체면을 세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안첼로티 자신은.
출처:네이버 블로그 > My style My pace
피를로 옷입히기 ㅋㅋ 어렸을때여자애들이하던 종이인형옷입히기랑 비슷한..
심심한분들은 인쇄해서 입혀보세요 ㅋㅋ
첫댓글 좋은 정보네요 ^^그리고 옷 입히기 ㅋㅋ이미 저도 모르게 인쇄버튼에 마우스를 갖다대는 ㅋㅋㅋ
글씨 읽기 귀찮다,,
ㅜㅜ
아.... 넘많타 ㅠㅠ 힘들다 ㅋ
좋은 글이네요.ㅋ 다른 종류의 글도 있나요?? 보고 싶네요.ㅋ
c8 짤빵밖에 눈에 안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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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네요. 잘 읽었어요 ㅋ
피를로의 패션스쿨.... ㅋㅋㅋㅋ 이런 게 다 있다뉘...
글 정말 잘쓰신거같습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숙자오빠...정말 대기만성 천재!!역시 너무 좋아요~~~~귀한 정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가투소가 없었다면 피를로가 이렇게 돋보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저 옷입히기 어쩔거야...ㄲㄲㄲ 여자교복이 있질 않나...게다가 1탄이라니. 그럼 다른 선수 버젼도 있거나 나올 예정이란거 아냐?ㄲㄲㄲㄲ
어디서 많이본글이다 했는데 pertboy 님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