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홍콩의 경제 사회 문화의 위상은 대한민국보다 위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일례로 당시 한국영화가 홍콩에 '수출'되었다는 기억은 제가 없어서). 그리고 그런 사회를 반영하듯 당시 홍콩영화들을 보면 그런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요, 그 영화 중에 하나가 바로 오복성(五福星).
저도 이 영화를 영화관가서 본 사람은 아니고 명절날 특선영화 혹은 주말의 명화 등에서 본 기억만 있네요. 이 까페 연령대가 대부분 높으신(^^;;) 만큼 아마 저와 비슷한 추억을 가지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마 다 보지는 못하셨어도 중간중간 스쳐 보신분들은 많으실거라 봅니다.
뭐 사실 이 영화자체는 범죄자 5명이 감옥에서 같은날 출소해서 건전히 일하다가 사건에 휘말리고 사건을 훌륭히(?)해결하고 잘 살게 된다는 스토리인데 그 중에 좀 독특한 범죄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잠건훈'(잭소).
이 사람은 다른 좀도둑이나 사기꾼과는 다르게 깜방간 이유가 '시위주동자' 였기 때문입니다.
이런식으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시위를 주동하는 잠건훈. 근데 반대측에서 그를 매수하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뚝심있는 잠건훈은 거절 근데 당시 홍콩돈 3000달러면.......
반대측에서 고용한 사람이 시위를 순간 폭력시위로 만들어버리고 이로인해 감방을 가게되는 잠건훈.
그나저나 사진 내용만 보니까 무슨 정극같은데 다들 아시다시피 오복성은 홍금보 성룡이 나왔던 '코믹액션' 영화죠.
오복성 영화가 1983년 나온 작품인데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위와같은 내용이 대중영화에 나오던 시절이 아니었던걸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그리고 애초에 영화에서 나온 뒷거래를 할 필요도 없는 시절이기도 했고요(시위하면 그냥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가면 그만이던 시절)
시위가 옳으냐 그르냐등의 도덕적 판단을 떠나서 저런 대중영화에 저런식으로 코믹하게(사진은 심각하지만 영화는 다들 아시다시피 '아재스럽게 코믹'함)표현된다는것 자체가 그당시 홍콩사회가 당시 한국과 비교해서 얼마나 개방적인 사회분위기였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봅니다.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시위' '투쟁'이런 내용이 매체에 나올때는 심각하거나 혹은 부정적으로만 묘사가 되는 경향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 만큼 당시 홍콩이 경제적으로 번영했고 저런 내용을 코믹하게 받아들일수 있을만큼 사회가 안정적이었다는 뜻이겠지요(라이온킹을 우리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건 사자가 우리의 삶에 전혀 위협을 끼치지 않기때문이듯이)
그리고 저 시위의 내용자체도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이
예 바로 매춘합법화를 가지고 투쟁하는 것이었습니다......
뭐 여기서 매춘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저런 논의가 대중영화에 나올정도로 공론화가되었을 만큼 홍콩사회가 개방성을 띄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관련 종사자가 본격적으로 시위를 하기 시작한게 2000년대 들어와서 였던 걸 상기해 본다면 80년대 홍콩이라는 곳이 얼마나 대단한 위치였는지 새삼 놀랍네요.
아마 이 까페계신분들 대부분 홍콩영화와 관련된 추억들을 가지고 계실거라고 봅니다. 저도 어렸을적 홍콩 영화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를 보면서 매우 가슴이 아프네요.
첫댓글 저도 근래 홍콩의 정세를 보고 있자면 좋아하던 홍콩영화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아프네요.
8,90년대 홍콩영화를 어린시절에 접하면서 자란세대들은 지금 젊은세대와는 다른 홍콩에대한 애정이 있을거라 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이지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