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을 꺼내어서 먼지를 털고 바람이 통하는 베란다에 속을 열고 내놓았다. 며칠 전의 내 생일선물로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딸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작년 추석즈음에도 딸과 스페인을 두 번쨰로 갔는데 이번에도 딸은 유럽으로 추천했지만 큰 딸이 수술을 받고 손자는 태아때부터 신장에 심각한 이상이 발견되어 인큐베이터에 있다가 다시 신생아때도 조마조마하는 중에 커가면서 조금씩 수술안해도 되는 치유의 길로 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애간장을 태우다가 하루 대여섯시간씩 삼개월간 애기를 돌봐주다보니 많이 지쳐서 장거리 비행기는 지쳐 가까운 타이페이로 간다.
불혹이전까지 나는 해외를 전혀 가보지 못했다. 만약 몸이 불편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낭만집시처럼 세계를 떠돌았으리라....
불혹즈음 처음으로 강의를 하여 강사비를 받았을때 고스란히 적금을 들면서 적금이 만기가 되는때 첫 여행지로 영혼의 강, 어머니의 강이 있는 인도로 가리라 하고 마음먹었다.
드디어 홀로서기 3년쨰인 42세가 되는 날 그때는 이사였지만 지금은 자문위원으로 있는 나눔문화에서 연락이 왔다 감옥에서 나온 시인과 함께 문화답사단을 만들어 인도로 간다고.... 만사제치고 나는 신청했다.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는 책의 저자인 이옥순님이 가이드로 동행한 여행..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못해도 그저 볼 수 있고 갈 수 있고 함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첫 사랑의 설레임에 버금가는 설레임을 주었던 여행...
그 여행에서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것은 인도의 문화를 모르고 실례를 범했던 일 몇 개가 있는데 그 중이 하나가 사진을 찍다가 맞았던 일이었다.
히말라야 기슭의 아쉬람으로 가는 시골마을을 지나면서 나는 여기저기 나중에 기행문을 쓰려고 사진을 닥치는대로 찍었는데
내 주변에 같이 다니던 사람들이 안 보여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세차게 지팡이로 등짝과 뒷통을 여러 차례 맞았다.
가이드가 사진찍지 말라고 안내했는데 듣지 못하는 나는 다른 곳과 똑같이 찍었고.. 소리지르면서 다가오는 인기척도 못들어 지팡이로 내리치는 원주민 할머니를 피하지 못했다. 알고 보니 그 마을에서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영혼을 도둑질해 간다고 ...
그 다음부터 여행가기전에는 책을 구해서 꼭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먼저 여러 번 읽고 또 읽는다.
두 딸들의 뒷바라지 하느라 주말도 없이 일을 했고 그 두 딸이 취업을 하여 경제능력이 생겼을때
나를 폼생폼사 멋쟁이엄마로 만들고 싶은 딸들은 엄마 뭐 부터 사줄까? 뭐 하고 싶어? 했는데 내 대답은 물건과 옷등은 필요없고 그냥 같이 여행가는거라고 대답했다.
딸들과 해외여행을 몇 차례 다니면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닌 소매치기를 당하여 황당하고 불안했던 기억도 있었고 세모녀가 와인에 취하여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예전의 온갖 서운함을 털어놓으면서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란 뉘앙스로 변질되면서 꽁꽁 숨겨놓았던 그러한 앙금이 날개를 달고 수류탄으로 폭발한 길고 긴 아마존의 습한 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치열했던 습한 밤으로 인해서 그 다음 날 세모녀의 가슴에는 오래 묵었던 앙금이 날아가 버리고 없어져서 안색과 웃음이 좀 더 해밝아 질 수 있었다. 그리고 네 탓이오의 어두운 색은 네 덕분이라는 그러한 미안함과 고마움의 노란색으로 변했다.
누군가와 연애를 하게 된다면 함께 여행을 가리라는 꿈을 한때는 꾸었지만 그 꿈은 현실에 꽃피지 못하고 그냥 슬픈 꿈으로 남게 되었고
그 쓸쓸한 슬픈 꿈에 대한 아쉬움을 딸들이 감지했는지 길고 긴 명절 연휴가 되면 자발적으로 서로 가이드가 되어 혼자 사는 엄마와 같이 여행을 가준다. 그러면서 딸들이 하는 말들이 있다.
엄마! 살아 있는 한 마음의 창은 항상 열어두어야 해...
그런데 창을 열어 놓았더니 맑고 선선한 바람만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창도 항상 열어놓으면 안된다 집의 창처럼 비오고 먼지 많으면 닫아야 한다.
누군가 내가 상처가 큰 사람인 것 같아 안쓰러움을 가진 모양인 뉘앙스의 댓글도 달고 누군가는 뒤에서 저 사람은.....하고 결국은 돌고 돌아 내게도 전해지는 말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기실 생명을 가진 존재치고 상처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상처란 떄론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쓰라린 마음의 고약이고 때로는 그 상처덕분에 더 큰 상처를 피할 수 있는 고마운 경험이다.
삶의 상처와 외로움과 서러움을 애써 숨기면 퀴퀴한 습지 같아질 것이지만 상처를 세상과 햇살에 드러내면 때론 산소를 배출하는 녹색이끼가 되고 점점 산뜻히 가벼워져 위로 올라가 비를 내리는 자연의 구름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상처와 외로움은 가만히 있어서 누가 상대적으로 치유해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자연이든 우연이든 필연이든 무엇이든 치유의 계기가 나타난다.
이 세상 최고의 신경정신과 의사는 의사면허를 취득한 박사보다도 바로 본인안에 지상최고의 의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때 오전강의를 마치고 점심은 김밥 또는 주먹밥 하나로 차에서 때우면서 매주 3시간씩 달려 대학원 가서 서예문화학을 전공하면서 서법을 지켜가면서 작가활동을 하자니 창의성과 예술성이 날개를 달지 못하고 기존을 답습하는 것 같아 고민스러웠다.
잠을 자면 꿈속에서 붓대가 변한 청솔 노송을 껴안거나 또는 민들레 노란희망이 내 심장이 되거나 하면서 한창 고민이 깊어질 무렵 우연히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과 함꼐 저녁을 먹는 자리가 생겨서 고민을 말씀 드렸다.
그떄 교수님께서 서법이란 고기를 잡는 그물 또는 여러가지 도구라 생각하면 됩니다 초기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고 어느 정도 숙련되면 무엇을 잡느냐에 따라 도구도 달라지고 또는 도구가 필요없이 그물없이 맨 손으로도 잡고..
그 피드백에 나의 고민은 한방에 해결되면서 법고창신을 하되 나만의 개성을 살려갈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은 꼭 몸으로만 하는 여행만이 아닐 것이다. 국내와 국외의 자연 그리고 다른 문화를 느끼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의 삶의 내음새를 느끼면서 내게 없는 것을 배우는 것도 여행이라고...
카페생활도 하나의 여행이다. 처음에는 서툴러 온갖 햬프닝이 일어나고 오해로 인한 이상한 말도 많이 듣고 돌팔매도 맞았지만.. 이제 겨우 조금씩 걸음마를 아장아장 하는 아이처럼 요령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초기의 나처럼 순수한 열정과 긍정에너지로 글을 쓰다가 상황이 꼬여 오해받을 만한 해프닝이 일어나는 그런 상황을 보면 가만있지 못하고 더 커지지 않도록 내가 나를 가이드하고 변호하듯 오지라퍼를 ...
모든 것의 원인은 나로 인해 비롯되었기에 내가 우선 조심하면 몸으로 하는 여행이든 사이버 인터넷 카페여행이든 살아 있음으로 스스로 선택해서 얻는 삶의 활기와 행복 성취감은 돈주고도 못사는 소확행의 일상을 사는데 무척 도움이 된다 내가 바로 그렇다.
맞아요 길은 늘 새 길이에요 매주 한 두번씩 내가 가는 계곡을 낀 길을 다닌지 15년이 넘는데 사람들은 똑같은 길을 무슨 재미로 다니냐고 하는데 나무 하나도 매주 볼때마다 달라요 건강이 허락하면 좀 더 멀릭 가겠지만... 인제와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가는길도 좋아하는데 참 멀더라구요 욕심 안 부리고 가까운 길에 정붙이고 마음이야기 나누면서 내일도 시간만들어 가보려고 해요 ㅎ
그 어떤 여행보다 혼자 매주 한 두번 걷는 나를 위한 일상의 위안이 되는 혼자 걷는 길 그 여행이 소중하고 그 다음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지요.. 살아있는 한 시행착오는 계속 이어지네요 한때는 우뚝이었지만 이제는 천천히 내려가면서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같은...스스로 정리하는 그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갑니다 박수 고맙습니다 힘내겠습니다
첫댓글
맞아요.
일일이 체험에서 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첨부터 좋은 여건에 있었던 것이
평생을 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굽이쳐 흐르는 시냇물처럼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굽이쳤다가, 유유히 흐르다가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입니다.
따님들과 추석연휴에
여행 잘 다녀 오셔요.
체험을 하도 다양히 많이 해가지고
그게 오히려 지금 살아가는데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따님들과 여행을 가시나 봅니다.
진심으로 부럽 ^^ 아 나도 여행 가고 싶다
좋은 추억 대빵 만드시는 멋진 여행 되시기를
아 그리고 연애를 슬픈 꿈으로 남겨 두지 마셔요
" 바람은 딴 데에서도 오고
구원(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
제가 좋아하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함께 여행 다닐 좋은 분이 구원의 바람을 타고
예기치 않은 순간에 쨘 나타날거에요^^
계획했던 일은 이루어지지 않고
가끔 우연으로 해서 새로운 계획들이
만들어지는게 인생이지요 ㅎ
고맙습니다
짠하게 나타났을때 내가 지팡이를 짚지
않는 때면 좋겠지요 ㅎ
가끔씩이라도 여행을 다니시면서
기분 전환도 하고 자녀들과의 대화도
좀 더 깊이 할수 있으시니 좋은 일 입니다
인생이란 여행 이라고 누가 그러긴 하더군요
삶 이라는 여행의 기행문을 쓴다고 생각하면
많은 글을 쓰실수 있을겁니다
외로운 날 하나씩 둘씩
십년을 쓰다보니
그 양이 많아져서
책을 두 권 내었답니다 ㅎ
계속 살아있으니
글도 계속 쓰게 되네요 ㅎ
고맙습니다
내가 나를 만나는 그런 여행이 좋아
길 위를 떠다닙니다.
길은 늘 새길입니다.
가까운 곳으로 따님과 함께하는 추석여행,
참 좋은 계절과 함께라 더 멋진 여행이
되겠습니다.
맞아요 길은 늘 새 길이에요
매주 한 두번씩 내가 가는 계곡을 낀 길을 다닌지
15년이 넘는데 사람들은 똑같은 길을
무슨 재미로 다니냐고 하는데
나무 하나도 매주 볼때마다 달라요
건강이 허락하면 좀 더 멀릭 가겠지만...
인제와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가는길도 좋아하는데
참 멀더라구요
욕심 안 부리고 가까운 길에 정붙이고
마음이야기 나누면서 내일도 시간만들어
가보려고 해요 ㅎ
"타인의 눈은 지옥이다"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씀에
우리의 인생을 대입하여 보면
님의
지나온 발자취는
위대함의 연속이었다고
아양이 아닌
진심으로 마음을 전해 봅니다.
이런 여행
저런 여행
숫적으로 많은 현실속에서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우뚝 선
만족스런 선택의 결과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그 어떤 여행보다 혼자 매주 한 두번 걷는
나를 위한 일상의 위안이 되는 혼자 걷는 길
그 여행이 소중하고
그 다음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지요..
살아있는 한 시행착오는 계속 이어지네요
한때는 우뚝이었지만 이제는
천천히 내려가면서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 단풍같은...스스로 정리하는 그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갑니다
박수 고맙습니다
힘내겠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마음도 고우시고
사는 요령도 터득하셔서
편안하게 느껴지는 끌림이 있는지
참 존경스러우셔요.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남의 말에 크게 주눅들지도 말고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말자고
나를 다독이며 카페생활도 합니다.
늘평화님 행복하시길요^^
제라님 참 현명하실듯합니다
잘하려 애쓰지 말고
주눅들지 말고
목숨걸지 말고..
맞습니다 맞고요...ㅎ
행복하기 위해 카페생활하는것이니
행복하지 않은 상황은 피하는게
상책이예요..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여행가방 열어서 베란다에 바람쏘일 때
괜히 히죽 웃음나지요. 미리부터 기분 좋아져서.
자녀분들 제안에
다른 욕심 없이 여행이면 된다고 최고의 선택을 하셨네요.
좋은 기운 많이 담아오는 여행 되시길요.
여행은 삶의 선물이잖아요..
선물은 감사함도 주고 사랑받는 느낌도
주고 내가 세상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여유도 주고 그렇더라구요 ㅎ
헤도네님
늘 평온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세요
고맙습니다
사는것이 만만치는 않지요, ㅎ
편히 쉬었다 오세요.
즐겁게 지내시고 건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지에서 딸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여 응어리를 푸셨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나는 밤비행기로 달랏 나트랑 가려고. 지금 공항철도 안에서 이 댓글을 씁니다.
이번 여행은 우리 세자매가 한 방을 쓰기로 하여 어떤 대화가 나올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