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나’를 잃어버립니다. 과거가 없는 ‘나’는 내가 아닙니다. 만약 내가 가족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본인이야 모르니까 알 수 없겠지만 그 가족은 큰 불행을 맛볼 것입니다. 과거를 간직하고 있기에 내가 나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계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과거는 지나간 일이라고 지워버릴 것이 아닙니다. 물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트라우마로 때마다 괴로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치유하여 극복해야 합니다. 아무튼 아픈 것이든 좋은 것이든 우리는 과거를 안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나로서 사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좋은 것을 많이 기억하고 살면 행복할 것입니다.
그런데 과거를 되살려주는 작업을 직업으로 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전에 그런 영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억 속으로 침투하여 그의 정보를 얻어내서 사용하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가능하지도 않은 일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세상에 그런 때가 올지는 모릅니다. 참으로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기억을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주는 것입니다. 마치 홀로그램처럼 무대 위에 그 사람의 과거 기억이 현실처럼 전개됩니다. 이런 기계가 가능할까 싶습니다. 물론 현재는 그저 상상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이런 날도 올지 모릅니다. 좋은 일일까요, 두려운 일일까요? 사업의 의미는 그것입니다. 고객의 과거 좋은 때로 인도하여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사가 됩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이 세상은 그것을 악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지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동기는 선한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살상무기로 바뀝니다. 원자력은 그보다 더욱 막강한 힘으로 변질됩니다. 좋은 것을 좋게 사용하려 하지만 개인이나 한정된 집단 또는 국가의 이익을 위한 무기로 바뀌어 등장할 수 있습니다. 발명가의 의도와는 전혀 별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꿈을 꾸어야 하나요?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근본적으로 사람이 바뀌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고객을 즐겁게 행복하게 만드는 사업이지만 달리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용의자를 잡아다 강제로 기계를 사용하여 그의 기억을 살펴서 범행 현장을 재현합니다. 그래서 공범자나 진범을 찾아냅니다. 괜찮은 일인가요?
이 회상장치로 생활비나 벌며 무료한 삶을 이어가던 ‘닉’이 어느 날 눈에 찍히는 고객을 맞습니다. 소위 삶이 뒤집어집니다.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집니다. 고객으로 찾아온 ‘메이’는 자기의 잃어버린 목걸이를 되찾을 수 있도록 기억회상장치를 사용하고자 온 것입니다. 사업과는 별개로 사랑에 빠진 닉은 삶의 활력을 되찾습니다. 그런데 메이가 갑자기 사라집니다. 아무 기별도 없이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마침 어떤 사건을 돕던 과거 회상 현장에서 메이에 대한 단서를 찾아냅니다. 이제부터는 그 사건도 생활비도 문제가 아닙니다. 메이를 찾아내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리고 숨겨진 악행을 들추어내게 됩니다. 사건으로 휘말려 들어가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메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다시 아픔을 하나 얹은 셈이지요. 그 때가 그립습니다.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시간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 속에는 남아있습니다. 그 기쁨, 그 행복을 누려보기를 원합니다. 방법은 있지요. 기억회상장치로 들어가면 됩니다. 과연 행복한 삶입니까? 그렇게만 살 수 있습니까? 과거를 없앨 수도 없애서도 안 되지만 과거에 매여 살아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누가 어떻게 생활비를 조달해줍니까? 현재의 삶 속에서 일해야 소득이 생깁니다. 과거에 빠져서도 안 되고 미래를 공상만 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을 살아야 하지요. 과거는 현재를 받쳐주는 힘이 되어야 하고 미래는 현재를 끌어당기는 힘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을 만들어갑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어떤 사회로 되어 있을까요? 흔히 ‘지구 종말’을 상상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은 줄 압니다. 어떻게 끝났을까요? 초창기에는 핵전쟁이 대세였습니다. 그리고 나온 이야기들 - 우주전쟁, 기후변화, 환경오염, 질병감염 등등. 여기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전체의 해수면 상승으로 되어 나타납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도시들이 반은 거의 물에 잠겼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물 위를 다니는 것이지요. 차량도 열차도 움직이면 물위로 드러난 부분을 달립니다. 그리고 소위 부자들은 보다 높은 위치에서 거주합니다. 아마도 낮에는 기온이나 좋지 못한 환경으로 활동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주로 밤에 활동들을 합니다.
어떤 환경이든 사람들은 사랑하고 먹고 마시며 살아갑니다. 그 속에는 서로 으르렁거리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건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납니다. 더구나 과거의 범죄와 상처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잊지 못합니다. 복수를 꿈꾸며 기회를 틈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도 우리의 행복한 시간도 대부분 우리 가까이 있게 마련입니다. 괜스레 멀리 쳐다보며 딴 짓하면서 살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영화 ‘레미니센스’(Reminiscence)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입니다. ^&^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