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을 목각처럼 앉아 있으니깐 아내도 심각하게 걱정하기 시작했어 혼자서 안되니까 다른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서 나한테 말걸게 하고.. 이쯤부터는 나도 내가 미쳐가는 거 같더라. 아내는 패닉함
아내가 결국 애들을 친정 집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가족이 나가자마자 머리를 한 대 맞은 거처럼 확 깨달았어
저 스탠드가 가짜라는걸.... 우리집도 가짜고 아내도 가짜고 애들도 가짜고 지난 10년이 다 가짜라는걸
그 순간 스탠드가 점점 잡아당겨지듯이 늘어났어 여전히 원근법이 뒤집어진 채로 내 시야가 점점 그 스탠드로 가득 차서 나중엔 그것밖에 안보이고 더 나중엔 이제 빨간색 밖에 안보였어 그리고 비명 소리와 온갖 이상한 잡음이 들려오고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어... 너무 극심한 고통
마침내 처음으로 나온 말이 "이빨이 없어졌어" 였고 그리고 눈이 뜨이더라
난 길바닥에 뻗어있고 모르는 사람들이 날 둘러싸서 소리 지르고 웅성이고 있었어. 난 상황 파악이 전혀 안됐음
결국엔 경찰 한분이 날 일으켜 세우고 경찰차로 끌고감 그리고 날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CT 스캔 같은거 검사받고... (응급차 기다리기가 싫어서 직접 데려다 준 거 같음)
그후로 3년간 우울증을 앓았어 내 아내와 자식을 잃었는데 그들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진짜 내가 미쳐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했음 매일밤 제발 꿈에 아내가 다시 나오길 빌고
아내는 두번 다시 못봤는데 가끔 아들은 나와 정면으로는 본 적이 없고 보통 시야 옆면으로 살짝 비치는 정도 늘 다섯살이고 걔가 하는 말이 뭐라는 건지 절대 안들려
추가:
인셉션이나 스타트렉 봤냐고 묻는데 난 본적 없어 (언젠간 볼거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단 쪽지 많이 받았고 이건 불가능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난 우리가 뇌에 대해서 모르고 연구해야 될게 아직도 한참 많다고 생각해. 의예과 학생들아 너희들이 이미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첫댓글 꿈세계 주민으로써 살아봤던걸까?
알고보니 바뀐거아님? 아내쪽이 현실인데
계속 행복했으면
못깨어났던 거 아니야?
이거 그거네 매트릭스
예지몽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