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백반 가격은 7,000원
한달 동안 먹는 점심값은 대략 15만 원 정도 지출하며
식당 사장님의 손맛이
고급스런 음식을 싫어하는 내 입맛에 안성맞춤이라
달력에 빨간 숫자가 적힌 날만 빼고 자주 이용을 하다 보니
토요일에는 손님이 많지를 않아 식당 사장님이랑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62세인 식당 사장님은
경북 의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 온천장에 있는 금성사에 취직을 하여 돈도 많이 모았다고 한다.
쉬는 날에는 동료들과
서면의 음악다방과
대한극장 옆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놀러 다니다가
대구에서 온 남자들과 클럽에서 부킹을 하였는데
그때 만난 파트너가 지금의 남편이라고 자랑을 한다.
IMF때 남편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임기응변으로 식당을 차려 음식 장사를 하였는데
그럭저럭 장사가 잘되어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고사는데 불편함이 없어 식당을 그만두려고 마음을 먹어도
단골손님들 때문에 장사를 그만두지 못한다고 엄살 아닌 엄살을 뜬다.
오늘 점심을 먹다가
밥그릇에 담긴 밥을 2/3쯤 먹었을 때
밥그릇 밑바닥에 가로세로 3cm 크기의
김치 쪼가리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살자기 식당주인에게 밥그릇을 보여주니
식당주인이 놀라면서 미안하다고 새 밥을 주는데
비위가 약한 나로서는
도저히 새밥을 먹지 못하고 식당을 나와
식당에서 느낀 찝찝한 기분을 전환시키고
퇴근 때까지 근무하려면 허기진 배를 채워야 하기에
한우불고기버거 먹으려고 롯데리아 점포로 가는 도중
내 또래 나이의 남자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흔들어 보니 꼼짝하지도 않고 의식을 잃은 것 같아
심폐소생술을 하려고 하니 숨소리와 맥박은 정상인 것 같아
12시 25분에 112에 신고를 하니
"119에 연락을 하였느냐?" 묻기에 아니라고 대답을 하니
112 지령실에서 119로 연락을 취하겠다고 하여 전화를 끊자마자
12시 26분 119에서 전화가 왔다.
"숨은 쉬느냐?" 묻기에 "네"라고 답을 하니
지금 출동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듣고
12시 30분 119구급차가 도착을 하여
출동한 소방대원 3명 중
한분은 혈압을 체크하고
한분은 혈당을 체크하고
한분은 눈꺼풀을 뒤집어 보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12시 33분경 구급차는 병원으로 출발하였다.
구급차 출발하기 전
경찰차가 나타나서
경찰관이 소방대원과 몇 마디 나눈 후
구급차 출발 후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여 성실하게 답변을 해 주었다.
오늘 식당에서
내 밥그릇에 김치쪼가리가 나오지 않았으면
길바닥에 쓰러진 내 또래의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니
오늘 점심시간에 벌어진 짧은 순간들이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게 느껴졌으며
식당 사장님이
설거지를 어설프게 하여
나의 밥그릇에 김치쪼가리 붙어 있는 것도
어찌 보면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수순이었다고 생각을 하니
김치쪼가리 발견한 당시의 추접한 기억은 사라지고
구급차를 타고 간 내 또래의 남자가 생존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첫댓글 귀한 목숨 구하셨으니
참 잘했어요 별☆☆☆☆☆
까만별이 없어서 하얀별 다섯 개 드려요.ㅋ
생명은 고귀하지요.
나로인해 그가 생명을 건진다면
더없이 감사하구요.
그분 회복중이라는 좋은소식
들으시길 바랍니다.
그 김치 쪼가리~
그래도 저는 기분 나쁘다는 ㅋㅋ
님께서
보내주신 별 다섯개
한개는 좌뇌속에
한개는 우뇌속에
한개는 심장속에
한개는 와이셔츠 주머니에
마지막 한개는 바지 주머니에
잘 보괸토록 하겠습니다.
별 주셔서
억수로 고맙습니다.
[Web발신]
긴급구조를 위해 귀하의 휴대전화 위치를 조회하였습니다.(2023.09.19 12:26:24)-경북청 112
위치 추적하였다고
안내문자를 받았습니다.
밥그릇에 김치가 묻어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었을 것 입니다
긴박한 상황이었네요
그 식당에도 고마워해야 겠습니다
저도 별 다섯개 드립니다
★ ★ ★ ★ ★
평생을
나쁜짓만 하고 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선한 일을 한 소생에게
별 다방이 아닌
별 부자로 탄생시켜 주신
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내 나이 또래의 그 분과
말 한마디 해 보지 못하였지만
저와의 인연은
필연이었다고 느껴집니다.
식당에서
새 밥 먹지않고
나올적에 인상을 찌푸렸는데
내일 점심때 식당가서
식당 사장님께
오늘 일어난 얘기 해주고
쪼금 화난 모습 보여준 것
사과할려고 합니다.
좋은 일 하셨네요.
사람의 목숨을 구하셨으니
그분과는 필연인 것 같습니다.
좋은 일 많이 하셔서
다음 세상도 좋은 곳으로 가겠지요.
의료 보험과 응급 구조 시스템은 정말
세계 최고인 멋진 우리 나라
거기에 하나 더 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보슬비님 같은 멋진 사람들이 사는
좋은 나라^^
위급한데 천사가 바빠 못가고
대신 얼른 가보라고 천사가 신호를 주셨나봅니다. 성실하게 사시니
신호를 수행하는데 뽑힌셈이시지요 ㅎ
안녕하세요, 보슬비님.
착한 우연에는 보상의 차원에서
이런 기쁨의 만남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지요ㅡㅋ
'드디어 의사의 처방으로 의식을 회복한 쓰러진 환자에게
바로 아래 혼자된 여동생이 깜짝 놀라 달려왔다.
귀여운 푸들 춘이와 산이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오빠의 생명의 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ㅡ"
그 목소리,
가끔 꿈속에서 듣곤하던 은방울 굴러가는
성우 고은정 목소리를 닮은 그녀였다.
두번째 사랑.ㅡ 나를 자신 보다 더욱 사랑한 그녀였다'
제가 드릴 수있는 최고의 선물인데
맘에 드실 지 모르겠어요 ㅡㅋ
공기에 김치 쪼가리가
있다니 쯥 입니다.
저도 비위가 약해서 외식을
싫어 합니다.
보슬비님의 신고로 그 분 위기 탈출.
무사하면 좋겠습니다.
지병이 있나 봐요.
부들부들 술술
잘 읽었습니다.
보슬비님도 건강 유지하시고
쓰러지기 없기입니다.^^
우연이지만 정말 좋은 일 하셨네요.
기분 좋은 날에 더해
보람 있는 하루였네요.
건강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듣는 사람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실제로 실행한 사람은 얼마나 더
기분이 좋을까요.
마음 하나 바꾸니 사람 목숨 하나가
살았습니다. ㅎ
큰일 하셨네요.
한순간에 사람 목숨을 구했으니
그깟 김치쪼기리 사건은 아무것도
아닌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