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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와 공격을 오가는 폭넓은 활동량이 김치우의 강점이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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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우(25,전남)는 전남 광양에 숙소가 있는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 가운데 외출이 잦은 편이다. 틈만 나면 조부모가 있는 서울에 간다. 교통이 많이 좋아졌지만 전남 광양에서 서울은 가까운 곳이 아니다.
김치우는 그만큼 효성이 깊다. 어린 시절 조부모 밑에서 큰 김치우는 조부모와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고 싶어 한때는 전남을 떠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허정무(53)호 1기 최종명단이 발표된 지난 1월 17일도 그랬다. 이날 김치우는 훈련이 잠시 중단된 틈을 타 서울에 와 늦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26명의 국가대표팀 명단에 들었다고 알렸다. 김치우는 잠이 확 깼다.
1월 18일 전남 광양에서 만난 김치우는 국가대표팀 최종명단에 뽑힌 당시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이모님이 최근에 인터넷을 배우셨는데 그게 화근이었다(웃음). 인터넷을 통해 대표팀 최종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할머니께 급히 전화를 한 모양이다. 할머니께서 기쁜 마음에 나를 깨운 것이다. 처음에는 잠을 깨운 할머니가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그건 잠시였고 곧 대표팀에서 펼쳐질 경쟁에서 꼭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어디론가 잠이 달아나 버렸다."
허정무의 미소김치우는 유럽리그에서 뛴 경험을 갖고 있다. 2004년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그해 겨울 세르비아의 파트리잔 베오그라드에 임대돼 6개월 동안 리그 5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3경기를 교체로 뛰었다.
파트리잔 베오그라드는 그해 세르비아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임대기간을 연장할 만큼의 활약은 펼치지 못했지만 거친 유럽축구에서 나름대로 생존법을 찾은 김치우는 K리그로 복귀한 뒤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김치우는 2005년 시즌 인천이 통합순위 1위를 차지하는 데 이바지했다. 해마다 상당한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선수를 이적하는 인천구단의 경영 방침에 따라 지난해 전남에 새 터를 잡았다.
김치우는 전남행이 썩 내키지 않았다. 서울에 있는 할머니 곁을 떠나 남해를 바라보는 지방 팀에서 지낼 일이 막막했다. 선수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한 허정무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이겨낼 자신도 없었다.
김치우는 전남의 훈련 합류 요청을 받고도 2주 동안 서울에서 시간을 보냈다. 선수의 동의 없이 클럽간 합의로 이적 절차를 밟는 K리그의 행태에 대한 무언의 항의였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이 바꿀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김치우는 이내 '어쩌겠나' 싶어 전남의 2006년 중국 쿤밍 전지훈련에 앞서 광양으로 가 팀에 합류했다. 단단히 혼 날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허감독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허감독은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터벅터벅 걸어오는 김치우에게 "어서 오라"며 따뜻한 미소로 맞았다. 무단 이탈에 대한 질책은 없었다.
그 일이 있은 뒤 허감독에 대한 생각은 많이 달라졌다. 김치우는 "허감독님의 지도 방식을 놓고 말들이 많다. 선수들을 지나치게 죄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선수라면 감독의 스타일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 지도 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2007년 시즌을 감독님과 함께 있으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감독님의 지시를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 덕분에 전남은 K리그에서 처음으로 FA컵 2연속 우승을 하는 등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늘 하시는 말씀 가운데 '경기는 지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자'는 게 있다. 감독님은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팀을 좋아한다. 대표팀도 그렇게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김동진, 김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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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우에 대한 허정무 감독의 믿음은 두텁다. 김치우는 칠레전 전반 45분 동안 왼발 전담 키커로 활약했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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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cm, 68kg으로 큰 체격은 아니지만 수비와 공격을 수시로 오가는 폭넓은 활동량이 김치우의 강점이다.
이는 상대 수비진을 흔들 수 있는 빠른 돌파나 정교한 크로스 등을 제치고 김치우가 꼽은 뛰어난 측면 수비수의 첫번째 조건이기도 하다.
김치우는 "요즘 축구는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찾는 플레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포백의 측면 수비수나 스리백의 측면 미드필더라면 무엇보다 공격과 수비를 오갈 수 있는 기동력이 있어야 한다. (이)영표형이나 (김)동진이형 그리고 박원재 등 50명의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왼쪽 수비수들 모두가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 주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지난해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은 대표팀 왼쪽 수비수의 세대교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31,토트넘 핫스퍼)가 빠진 가운데 아시안컵에 나서는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 자리는 김동진(26,제니트)이 차지하는 게 유력해 보였다.
대표팀 경력이 많지 않았던 김치우가 김동진에게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김치우가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 힘을 보태며 핌 베어벡(52)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치우는 지난해 7월 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곧바로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공격은 괜찮았는데 수비에서 다소 허둥댔다는 평가를 들었다.
한국은 최성국(25,성남)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8분 야세리 알 카타니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바레인과 치른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김치우 대신 김동진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동진이 포백의 왼쪽에 선 이 경기에서 1-2로 지자 베어벡 감독은 다시 김치우를 기용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포백 라인이 안정됐고 김치우는 놀라운 활동량을 보이며 팀에 이바지했다.
특히 7월 22일 이란과 치른 8강전과 7월 25일 이라크와 준결승전 그리고 7월 28일 일본과 벌인 3위 결정전에서 모두 120분을 뛰는 강철 체력을 보였다.
아시안컵에서 김치우에게 밀린 김동진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시안컵이 끝난 뒤 소속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간 김동진은 고민 끝에 플레이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 김동진이 러시아리그에서 빛을 발한 까닭이다.
김동진은 "아시안컵을 통해 내 플레이를 되돌아보게 됐다. 지나치게 안정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시안컵 이후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 그러다 보니 골도 넣었고 러시아리그에서 인정받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안컵에서 김동진을 밀어냈다는 말에 김치우는 손사래를 쳤다. 김치우는 "아시안컵 때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뻤다.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는 대선배 이영표가 있다. (이)영표형의 플레이는 보는 것 만으로도 배울 게 있다. 축구 관계자들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영표 형을 빼면 왼쪽 수비수들의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 아마도 작은 차이로 주전과 비주전이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감독은 아시안컵에서 김치우의 손을 들었던 베어벡 감독과 같은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허감독은 1월 17일 26명의 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하면서 왼쪽 수비수로 이영표와 김치우 그리고 박원재(24,포항)를 뽑았다.
김동진의 이름은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김치우는 "(이)영표형은 2월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치르는 월드컵 3차예선 때나 합류한다. 1월 30일 열리는 칠레와 평가전은 나와 (박)원재의 경쟁인데 내가 먼저 테스트를 받게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더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왼발 프리키커 김치우
이영표(31,토트넘 핫스퍼), 김동진(26,제니트), 박원재(24,포항) 등 앞으로 대표팀의 왼쪽 수비수로 활약할 선수들 가운데 김치우(25,전남)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김치우는 "(이)영표형을 빼면 다들 왼발잡이이고 실력도 비슷비슷하다. 나는 왼발 킥력이 조금 앞선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김치우의 왼발 킥을 조련한 지도자는 전남 드래곤즈 시절의 허정무(53) 감독이다.
허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 경기에서 프리킥과 코너킥 등 전남의 모든 세트피스를 김치우의 왼발에 맡겼다.
정규리그에서 터뜨린 프리킥 골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5일 포항축구전용구장에서 포항과 벌인 FA컵 결승 1차전 전반 21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차 넣어 전남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일주일 뒤 광양에서 열린 FA컵 2차전에서는 후반 35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를 올려 팀 동료 송정현(32)의 골을 도왔다.
FA컵 2차전에서도 3-1로 이긴 전남은 K리그 사상 첫 FA컵 2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김치우는 MVP로 뽑혔다.
허정무호 1기 명단에는 마땅한 왼발 프리키커가 없다. 이관우(수원), 김두현(성남), 박주영(FC서울) 등 프리킥을 잘 차는 선수들이 꽤 있지만 이들은 모두 오른발을 쓴다.
적지 않은 K리그 팀이 왼발과 오른발 프리키커를 따로 두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허감독은 대표팀에서 왼발 프리키커로 김치우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김치우는 "전남에서 허감독님이 꾸준히 프리킥 훈련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다른 팀의 전담 키커들과 비교하면 실력이 많이 뒤진다. 대표팀의 프리키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치우
생년월일 | 1983년 11월 11일
신체조건 | 175cm/68kg
소속팀 | 전남 드래곤즈
포지션 | 측면 수비수
K리그 성적 | 92경기 4골 8도움
약력 |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
2005년 파트라잔 베오그라드 임대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 복귀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대표
2007년 전남 드래곤즈 이적
2007년 아시안컵 대표SPORTS2.0 제 89, 90호(발행일 2월 11일) 기사
첫댓글 박항서 감독님 오셔서 이젠 좀 어떨지 모르겟네요. 허정무 감독님하고 사이가 별로 않좋아 보이더군요.
중앙대 체대출신 김치우 대단합니다.
사진으로 보니깐 찰스 닮았네
ㅋㅋㅋ
염기훈도 왼발이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