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소설의 등장인물은 모두 작가가 만든 100% 허구 인물임을 알려드립니다.
학원.. 갈까? 말까? 가? 말어...
집에 와서도 줄곧 그 생각뿐인 연하늘.
그래, 가자! 당당히 부딪히는 거야! 연하늘, 아자아자가자!!!!
설 휘, 내가 누군 줄 알어? 나, 눈치9단 연하늘이야! 이거 왜이래?
그런 내 뒤에서 감히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이거지이? 흥!
학원가는 길... 괜히 혼자 전투모드로 돌입한다.
오랜 숙적.... 약점잡힐 일이 생길 때마다 전투적이 되어가는 건
님이 된 지금도 어쩔 수 없는거다.
학원 바로 옆 베이커리...
딸랑!
맑은 종소리와 함께 시원한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오니 살 거 같다!
"저, 아줌마...여기 팥빙수 하나, 과일빙수 하나하고 여기 있는 아이스크림 좀 싸주세요"
크어어어어...억!
팥빙수 3500
과일빙수 4000
이녀석들만 사주면 나머지 애들이 수상쩍게 생각하겠지? 에~~~휴!
아이스크림 700씩 일곱개....도합 12,500 내 일주일치 용돈이 거덜나는 구나!
아줌마가 빙수를 만들동안 기다리자니.. 테이블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는 악보...
대충 손으로 휘갈긴 악보다. 누가 두고 갔지?
음.. 클래식이나, 재즈같진 않고.. 멜로디가 대충..
심심하니 가사나 붙여 볼까?
너에게..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멀리서 바라만 봐도 기분좋은 사람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
하루종일 생각나도 실증나지 않는 사람.. 나였으면 좋겠어.
단숨에 니 맘을 차지하고 싶진 않아.. 조금씩 그렇게 나로 물들어 갔으면 좋겠어.
하루에도 수십번 니 맘을 보여주려다... 망설이는 일, 넌 안했으면 좋겠어.
심장이 두근거려 멀리서 날 보고 피하는 일 없었으면....
"학생, 다 됐어"
"네!"
하늘은 몇 자 글 적이던 악보를 그냥 두고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챙겨들고 나왔다.
"자!"
떡하니 책상위에 잘 차려진 팥빙수여!
"오예~~~~ 연하늘! 너 사람됐구나!!! 잘 먹을께!"
"너도..."
연하늘은 살며시 설 휘의 앞에 과일빙수를 올려놓았다.
"야, 우리들은!!!"
그래.. 어째서 고순창한테 줄때 이 말이 안 나오나 했다!
"우리는 아이스크림이나 먹자!"
순간 싸늘해지는 주변 분위기.
"야, 연하늘! 너 사람 차별하냐? 왜 우리는 아이스크림인데!!!!"
눈치 없는 창민이가 울부짖는다.
"왜냐하면 니네 코는 멀쩡하잖아!"
"헉! 그 그럼... 니가, 설 휘 코 저렇게 만들어 논거...?"
희민이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속삭인다.
"어.."
"그럼 순창인 왜!!!"
"야, 난 하늘이한테 맞고 기절한 설 휘를 집까지 업어 날랐어, 이거 왜이래!!!
니들이랑 난! 코는 멀쩡하지만, 급이 틀리다 이거야!!!"
주경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발끈하여 나선 건 고순창.
그래, 너 잘났다! 급 틀려 좋겠다, 닌!!
한바탕 소란이 일고 있을 때.. 이중에 제일 최상급... 하얀 코를 가진 그대.
설 휘는 묵묵히 과일빙수를 자시고 있었다.
"우리 하늘이 빙수 사오느라 수고 했어. 자... 아~~"
순창이 자기가 떠먹던 스푼가득 팥빙수를 떠 연하늘한테 내밀자,
챙~!
플라스틱 스푼에서나는 스뎅소리여!
스뎅 : 스텐레스!
"여기, 여분 스푼 몇개 있네!"
고순창의 스푼을 처낸 설 휘가 하늘에게 새 스푼을 건넨다.
순간, 찬바람이 쌩하니 지나쳐 갔다는건 연하늘의 착각이였을까?
"와아.. 이새끼 봐라, 이거...왜애? 내가 하늘이랑 한 숟가락 갖고
같이 먹는다니까, 비위 뒤틀리신다? 오호 그래! 간접키스다 이거지?!"
아니구나, 착각.. 고순창도 느꼈구나!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진 강의실...
연하늘, 고순창, 설 휘를 향한 다섯명의 시선이 따갑게 꽂힌다.
하여튼, 고순창 산통 깨는 덴 뭐 있어!!!
그리고... 그 순간 해성처럼 나타난 우리의 슈퍼히어로! 수학선생님.
"선생님, 더우시죠? 여기 아이스크림!"
"너, 인마! 어제 왜 안 왔어!"
"죄송해요.. 어제 따로 복습할게 좀 있어서요.."
연하늘이 재빠르게 선생님께 아이스크림을 건넸고 그렇게 그 어색한
분위기는 무마 되는 듯 했다.
"자, 모두 자리에 앉고 72페이지 펴!"
"아이, 선생님 이것만 다 먹고요~~~"
"그래, 그래 알았어. 빨리들 먹어"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긴척 수업을 미루셨지만, 사실은.. 더우셨던 거다!
"아, 왜애?"
수업중에 잠깐 뒤를 돌아다 본 연하늘이 고순창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발끈한 고순창 역시 마주 쏘아본다.
"너어.. 오늘 꼭 남어! 어젠 잘도 빠져 나갔겠다!"
"고순창, 조용히 해! 문제를 입으로 풀어?"
수학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다시 분위기는 평정되어 버렸다.
수업시간이 줄어들수록.. 초조해 지는 연하늘.
어쩐다.... 어쩐다.....
"선생님.. 저 화장실 좀..."
"어서 다녀와!"
"선생님 쟤 안되요!!! 저러다 튄다니깐요!!!"
눈치빠른 고순창 재빨리 방해작전에 돌입하고...
"웃기네! 가방, 책.. 다 놓고 어딜 가?"
연하늘은 고순창을 향해 삐죽 혀를 내밀어 보이곤 잽싸게 화장실로 향했다....
...가, 아니라 튄다!
"어? 어? 어!!!! 선생님 쟤 봐요... 쟤!!!!! 튀잖아요!!!!!"
창밖을 보던 고순창이 흥분하여 소리쳤다.
띵동♬
[미정아, 있다 갈 때 내 가방 좀 같이 챙겨줘~]
"쳇! 알았다 이 기집애야!"
미정이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입을 삐죽였다.
다다다다다 혹시나, 쫓아올까봐 쏜살같이 달려들어온 집.
문이 닫히자마자, 울려대는 핸드폰에 하마터면 심장마비 걸릴 뻔 했다.
발신인 고순창...
메롱이다 이 새꺄~~~ 내가, 니 전활 받을 성 싶으냐?
희희낙락하던 연하늘은 곧이어 도착한 문자메세지를 받자, 확- 일그러져 버린다.
[니가, 감히 내 전화를 씹어? 지금 니 가방 이 고순창님의 손아귀에 있다~이거야!]
.....shit!
이미정... 정말 이러기야?!
이미정의 전화가 요란스럽게 울려대고...
발신을 확인하곤 씨익... 웃어 보이는 검은 그림자.
".............."
(야, 이미정!!! 너 이러기야?!)
"안됐지만, 연하늘.. 너의 도야지 이미정도 이 몸께서 접수끝냈단 말씀!
그만 뻣댕기고 친구와 가방을 찾으러 오지 않으련?"
으으... 이미정. 어떻게 고순창 따위한테 붙잡혀서는!
콰앙!!!
불꺼진 강의실 문을 부서져라 열어제끼며 들어온 하늘!
"내 가방과 친구를 찾으러 왔다!"
여느 장군들과 견주어 봐도 뒤지지 않는 저 우렁찬 목소리!
"왔어?"
엥?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건, 고순창도 이미정도 아닌,
설 휘 혼자뿐이였다.
"다른애들은?"
"내가, 그냥 다 가라고 했어"
자신의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가방을 챙기며 묻는 연하늘.
애써 자신을 회피하며 묻는 그 애에게서 어색함이 묻어 나오는 걸 설 휘는 느낄수 있었다.
이젠 지긋지긋한 어색함...
여기서 말끔히 털어내지 못한다면....!
"안 가?"
강의실을 나서며 묻는 그 애의 하얀팔을 잡는다.
"잠깐, 얘기 좀 해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