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이기롯
아빠가 워낙 무뚝뚝하고 냉철해서 이런 얘기는 잘 안해주셨어 ㅋㅋ
아빠랑 만나면 뭐 회사일 집안일 얘기하지 나도 (3n살) 다컸는데 무서운얘기 해줄까하진 않으셨거든 ㅋㅋ
근데 다같이 파묘 영화를 보고 엄마랑 나는 우와 재밌었다! 했는데
아빠는 뭐야 시큰둥 ... 하시더라고 ㅋㅋㅋ
나는 지관 이란 단어도 파묘 볼 때 처음 들었는데, 아빠는 역시 미리 알더라고.
그래서 아빠한테 파묘가 재미 없는 이야기면 뭐 다른 재밌는 얘기 아는거 있어? 하고 물어봤더니
아빠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땅보러다니는, 명당 자리 찾는걸로 유명한 땅쟁이얘기를 들었는데 그 얘기좀 해줄까 하시더라.
아빠가 직접 그 땅쟁이님을 봤어? 물어보니까
아빠도 할아버지한테 들은 얘기래.
여태 살면서 아빠가 이런 얘기는 해준 적이 없었고 , 이런 민담 설화류를 좋아하는데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아빠를 통해 나한테 얘기해준다는게 넘 좋아서 ㅋㅋ 빨리 말해달라고 졸랐지.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얘기고, 아빠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옆마을에서 살았는데
그 마을에는 지역에서 알아주는 유지가 살고계셨대.
이 지역이 쌀로 유명한 지역이니까. 논이 많으셨나? 얼마나 부자였는데?
하고 물어보니까
논은 물론이고 밭도 많고 , 집도 99칸 하인도 줄줄이 딸린 그런 부자였대.
돈은 어떻게 그렇게 모을수 있지? 하고 물어보니까
파묘에서 본 것처럼 지관이었는데 명당자리를 기막히게 찾아서
부잣집에 명당자리 찾아주고 큰 돈을 받는다시더라고.
근데 부자가 된건 명당알선업? 때문만은 아니었대.
(근데 아빠가 그 분을 지칭할 때 마나님 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마나님? 여자야? 했더니
예전엔 남자한테도 마나님이라 했나봐. 대감마님을 얘기한거였어.)
그 마나님은 신통하게 명당을 알아서 날짜나 시간에 따라서 집을 옮겼대.
집을 옮긴다고 ? 이사를 간다는거야?
물어봤더니
아니 가구를 옮기는것처럼 집을 통채로 위치를 바꿨대.
하루는 이 칸의 모서리가 어느쪽이 되도록 바꾸거라 이쪽으로 바꾸거라 하시는걸로.
집 아래에 바퀴가 달려있는거야 뭐야 했는데 하인들이 워낙많기도 하고
돈도 많으시니까 결국은 원하는대로 다 위치를 바꾸셨나봐.
근데 그렇게 바꾸기만 하면 하는일이 다 잘되고 부가 굴러들어오는거지.
근데 그 위치는 마나님만 알고 이해할 수 있어서 마을 사람들 다 신통하다 하셨대.
땅하고 햇빛 명당의 기운... 이런걸 이해하는 능력이 남다르셨나봐.
그러던 어느 날 마나님을 시기한 주민 하나가 밀고를 했고, 마나님이 갑자기 끌려갈 일이 생겼대.
그래서 마나님이 아들한테 끌려가기 전에 당부를 했대.
오늘 몇 시전까지 집을 이렇게 돌려 놓아라, 그럼 내가 돌아올 것이다.
근데 마나님의 아들은
이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아버지가 어떻게 되시겠어? 하고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 마나님이 하는 말씀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어.
그리고 결국 마나님은 돌아오지 못하셨고 , 그렇게 부자였던 집안도 쫄딱 망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오 바로 옆마을이면 아직도 그 터가 있어? 하고 물어보니까
아빠도 들은얘기지만 터가 있고, 마을 어르신한테 물어보면 갈 수는 있대 ㅋㅋ
그렇지만 마나님의 신통한 집 옮기기(?)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으므로.. 그 터에 가봤자, 살아봤자 소용이 없다더라고 ㅋㅋㅋ
아부지가 해준 얘기는 여기서 끝이고 ㅋㅋ
여기서는 내 추측인데
할아버지가 젊었을땐 일본가서 목수일을 하셨댔거든?
근데 그런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얘기니까... 일제강점기? 후반?쯤일까? 싶기도 하고
알아주는 부자였던 그 마나님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서 누군가 밀고를 했고
올타쿠나 하고 누명을 씌워서 재산을 가로챈게 아닐까?
뭐 집을 통채로 위치를 바꾼다던가 하는 말은 얼마든지 과장이 섞일수 있는 민담이고ㅋㅋ
연도가 정확하지 않을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게 없어지는 얘기라기엔 너무 아까워서 올려봐
+추가)
내가 글로 적으면서 소소하게 생략한게 좀 있는데
여기에 남기지 않으면 까먹고 잊혀질거같아서 추가합니다.
집을 옮겨서 하는 일이 다 잘되면 어떻게 잘되는거야? (명당알선업 말고) 라고 물어봤는데
왜 예전에는 지주하고 소작농이 있잖아.
남의 땅 대신 일궈주고 나온 수확량의 몇퍼센트던 얼마를 무조건 땅주인한테 줘야하고.
근데 이 마나님땅을 소작농들이 일구면
남의 땅은 50가마 나오면 마나님 땅은 80가마 100가마가 나오고
그럼 결국 마나님도 가만히 앉아서 더 많은 수확량을 받는거지.
올해는 비가 많이와서 아니면 해가 너무 뜨거운날이 많아서 등등으로 수확량이 줄어도
마나님 땅은 크게 영향을 안받는다던지
그래서 마나님네 곳간은 비어있는적이 없었대.
그러면서 집말고 곳간도 위치를 막 바꾸셨다네 ㅋㅋ
그리고 곳간 이란 공간 자체도 약간 서늘하지만, 쌀가마니를 쌓아두면
당연히 쥐가 갉아먹고 해충 피해를 입잖아. 꽉 차있으면 더 그럴거고.
근데 마나님네 곳간은 쥐는 커녕 거미줄도 없었대 ㅋ
아부지가 해준 얘기를 들으면서
마나님의 신통력을 사업으로 발전시킬수 있지 않을까 ? 하는 마음에 ㅋㅋ
명당보는법 같이 수업료를 비싸게 받고 알려주면 더 좋겠다 했더니
아부지가 하찮다는듯이 ㅋㅋ
그런 능력은 가르친다고 배울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고 딱 자르셨어.
이거 외에도 일본갔다오신 할아버지가 본 도깨비불 얘기...도 있는데 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써볼게!
첫댓글 으와 재밌다 컨테이너도 아닌데 집을 어떻게 옮기셨을까
헐 재밌다 영감이 좋으신 분이었나보네 나도 그런 능력 있으면 좋겠다
와 신기하다 이런 옛날 얘기 오랜만ㅠㅠ
헐 재미있다
오...신기하다 땅 위치말고 집자체 위치를 바꾸는건 첨 들어봐..
집이 레고도 아닌데 어떻게 옮긴다는걸까.. 신기하네 근데 아빠를 통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이야기 해주신다는 표현 넘 좋다
고마워 ㅋㅋㅋㅋ
어휴 하준이가 집안을 망쳤네,, 불효자 쭉쩡이가 살아남아버렸네 ㅠㅠ
와. 옮겨야 하는 터는 또 처음 듣네.ㅋㅋㅋ 신기하다
와 신기해
와존잼,,,
와 신기하다
오 넘재밌어
집도 보면 동향이라느니 남향이라느니 하니까 방향도 확실히 영향이 있나벼 ㄷ ㄷ ㄷ 잼따
재밌다‘!!!!!!
와 집 옮기기라니... 근데 한옥은 못 안쓰고 짓는다고 그러잖아? 그니까 해체해서 옮길 수 있었던걸까..? 신기혀
오 진짜 재밌다!!! 집을 대체 어떻게 옮겼을꼬
너무 재밌어!!!!!!!!
신기해..
도깨비불..얘기 존버한다 여샤.....🫶🏾
신기하다..집을 옮기기보단 머 기둥위치를바꾼다든가 이런거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