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마주한 교육의 비극에… 엘리트 교사들, ‘시내산의 길’ 택했다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크리스천투데이 : 2025.11.13 11:40
당진동일교회가 세운 시내산학교, 11월 18일 입학설명회
▲충청남도 당진시 정미면에 소재한 시내산학교 전경. 서울대, 고려대, 육사 등 명문대 출신 교사들이 화려한 경력과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이 시골 학교에서 새로운 교육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육사 등 명문대 출신 교사들이 화려한 경력과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충남 당진의 한 시골 학교에서 새로운 교육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성적은 ‘최상위’를 찍었지만, 마음에서는 ‘삶의 이유’가 지워져 갔었다”며,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시내산학교로 모였다.
시내산학교는 당진동일교회(담임 이수훈 목사)가 세운 대안교육 공동체로, 대한민국 최고 학벌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합류해 아이들의 ‘마음 회복’과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성적 만점자’의 공허함: 강남에서 깨달은 교육 현실
▲시내산학교는 선후배가 함께 크는 공동체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모든 학생들이 3주간 휴대폰을 반납하고 새벽 기상, 체력 단련, 독서, 묵상 등을 함께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 K교사는 고등학교 내내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수재였다. 어른들의 바람대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행복하지 않았을 뿐더러 삶의 이유를 잃어갔다. 강남의 학원가에서 수많은 최상위권 학생들을 지도했지만, 성취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현실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수입과 명성을 좇던 삶을 홀연히 다 내려놓고 충남 당진시 정미면의 한 시골 학교로 떠났다. 학생들의 신앙과 웃음에서 행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강남에서 수많은 성적 만점자들을 배출했지만, 그 아이들은 진정한 기쁨을 몰랐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단순한 성적표가 아닌, 인생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평생 멘토가 됐다. 아이의 눈빛이 살아나는 순간 교육의 본질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육사 출신으로 고려대 심리학 석사를 마친 S교사는 “군대의 명령이 아닌 기도로 움직이는 교육을 택했다”며 “매일 새벽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성적표의 숫자보다 한 사람의 영혼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분당·목동 사교육의 중심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던 C교사와 성균관대 출신 교사들까지, 대한민국 최고의 학벌과 경력을 가진 이들이 모인 곳이 바로 시내산학교다.
‘변화의 기적’: 관계 회복이 만든 학업 성과
▲시내산학교 학생들의 모습. 한 학생은 “사춘기 시절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 대화가 단절됐는데, 이곳에선 선생님들이 혼내지 않고 끝까지 믿어 줬다”며 “친구들과 공동체 상활을 하면서 마음이 열렸고, 이젠 부모님께 먼저 대화를 걸 정도로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내산학교는 “마음이 건강해야 배움이 자란다”는 교육 철학 아래, 학생의 관계 회복과 정서적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접근은 학업 성과 향상으로도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중학교 시절 게임에 빠져 대화조차 거부하던 아이가, 시내산학교에 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학교에 남아 늦게까지 공부하는게 즐겁다고 한다. 성적도 전과목 평균 2등급 이상 올랐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돕는 건축가가 되겠다’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학생 B군은 “사춘기 시절 부모님과 갈등이 심해 대화가 단절됐는데, 이곳에선 선생님들이 혼내지 않고 끝까지 믿어 줬다”며 “친구들과 공동체 상활을 하면서 마음이 열렸고, 이젠 부모님께 먼저 대화를 걸 정도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5대 교육 철학: 지식보다 사람이 먼저
시내산학교의 교육은 지식을 빠르게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는 원칙 아래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 첫 번째는 초소수정예 1대 1 맟줌형 교육으로, 한 반의 학생 수는 유치원보다 적을 정도로 운영되며, 교사는 눈빛과 표정 하나로 학생의 마음 상태를 읽고 수업을 조율한다. 교실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는 공동체’로 기능한다.
둘째는 학생에게 취약한 과목이 생기면 한 명의 교사가 감당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교사가 팀을 구성해 기초부터 다시 세워 주는 협력학습이 이뤄진다. ‘우리 반’이 아니라 ‘우리 학교 전체’가 한 아이의 성장을 위해 움직이는 구조다.
▲시내산학교의 교육은 ‘사람이 먼저’라는 원칙 아래 촘촘하게 설계되며 초소수정예 1대 1 맟줌형으로, 한 반의 학생 수가 유치원보다 적을 정도로 운영돼 교사는 눈빛과 표정 하나로 학생의 마음 상태를 읽고 수업을 조율한다.
셋째로 상주 멘탈 코치가 24시간 학생들의 눈빛, 행동 변화, 미세한 정서 신호를 살피며 부모와 함께 즉각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시내산학교는 “마음이 건강해야 배움이 자란다”는 원칙을 실제 현장 운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넷째, 밤이 되면 서울대·고려대 등 명문대 출신 교사들이 기숙사에 남아 학생들과 질문을 나누고 토론을 이어가는 ‘자발적 기숙학교 문화’도 자리잡았다. 학생들은 강요받지 않아도 스스로 학교에 남아 학습하며 자기주도성을 키운다.
다섯째는 선후배가 함께 크는 공동체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모든 학생이 3주간 휴대폰을 반납하고 새벽 기상, 체력 단련, 독서, 묵상 등으로 구성된 영성·인성 훈련 프로그램 ‘다니엘캠프’를 함께한다. 처음에는 힘들어하지만, 선후배가 함께 땀 흘리며 형성되는 우정과 공동체 경험을 통해 ‘집중력·관계력·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교육 본질은 성적 아닌 삶… 아이들의 눈빛 살아났다”
시내산학교 교사들은 주말마다 학생들과 대학 탐방, 직업 탐방, 문화탐방, 역사유적지 견학 등을 진행하며 교과서 바깥의 ‘세상을 배우는 수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안정적인 고액 연봉을 뒤로하고 이곳에 모였지만, 그들은 그 선택에 흔들림이 없다고 말한다.
L교사는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나는 순간이 가장 큰 보상”이라며 “이곳은 단순한 대안학교가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교육 모델’임이 실제 사례로 증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들은 오늘도 당진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화려한 명성보다 아이들의 살아 있는 눈빛을 보며 삶의 방향을 세워나간다. 시내산학교의 ‘시내산의 길’은 단순히 시골에서 아름다운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획일적 경쟁에 지친 한국 교육계에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실천적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그들은 이를 “한 사람의 인생을 세우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내산학교 입학설명회 안내]
*일시: 2025년 11월 18일(화) 오후 7시
*장소: 당진시청 1층 대강당
*대상: 중·고등과정 입학 희망 학부모 및 학생
*문의: 시내산학교 입학상담팀 (☎ 041-356-9095)
▲시내산학교 입학설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