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후 천추만세까지 이름을 남기는 것이 살아생전에 막걸리 한 사발만 못하다 (死後千秋萬歲之名 不如生時濁酒一杯) 당연히 죽은후의 세계보다 살아생전이 더 소중하다는 뜻이다.
영탁 가수의 막걸리 한잔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는 대한민국 명품인 서울장수 새막걸리! 제조일자에 유효기간이 10일 이지만 난 제조일자에서 3~5일 발효주가 나 한테 아주 자~알 어울린다. 지금도 저녁 대신에 마실때가 많다. 냉장고에는 언제나 막걸리 안주가 2,3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가 아들과 조카에게 준 시(示子姪)를 보면 노인의 애틋한 소망이 그려져 있다.
죽은 후 자손들이 철따라 무덤을 찾아와 절을 한들 죽은 자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세월이 흘러 백여 년이 지나 가묘(家廟, 祠堂)에서도 멀어지면 어느 후손이 찾아와 성묘하고 돌볼 것이냐고 반문했다.
찾아오는 후손 하나 없고 무덤이 황폐화되어 초목이 무성하니
산 짐승들의 놀이터가 되어 울부짖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산에는 고금의 무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넋이 있는 지 없는 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탄식하며 사후세계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바라는 소망을 다음과 같이 그렸다.
조용히 앉아서 혼자 생각해 보니 (靜坐自思量) 살아생전 한 잔 술로 목을 축이는 것만 못하네 (不若生前一杯濡)
내가 아들과 조카들에게 말하노니 (我口爲向子姪噵) 이 늙은이가 너희를 괴롭힐 날 얼마나 되겠는가 (吾老何嘗溷汝久)
꼭 고기 안주 놓으려 말고 (不必繫鮮爲)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렴 (但可勤置酒)
조용히 생각해 보니 죽은후의 일보다 살아 있을 때의 삶이 더욱 소중함을 깨닫고
자손들에게 한잔 술로 목이나 축이게 부지런히 술상을 차려주는 것이 효도라고 했다.
자신은 이제 서산에 지는 태양과 같은 신세인지라 자손들을 괴롭힐 날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힘들게 고기 안주 장만하려 하지 말고 나물 안주와 막걸리라도 좋으니 날마다 술상을 차려 달라고 쓸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만년에 이규보가 간절하게 바란 것은 쌀밥에 고기반찬의 진수성찬도 아니요 부귀공명도 아니며 불로장생도 아니다. 다만 자식들이 살아생전에 목이나 축이게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는것뿐이었다.
이 얼마나 소박한 노인의 꿈인가? 비록 막걸리라도 떨어지지 않고 항시 마시고 싶다는 소망이 눈물겹다.
이 시가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은 노인들의 한과 서러움이 진하게 묻어 있고 꾸밈없는 소망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우와~~^
넘 멋진 글에 감탄입니다.
저두 생막걸리파에요.
막걸리 한 잔이 죽어 무덤 찾아와 하는 효도보다 훨 낫다는 시인의 말처럼 살아 생전의 즐거움의 매개체이자 즐거움 그 자체인 막걸리~^^
막걸리가 빈속에 쫙 퍼질때. 그기분~~^^
막걸리는 풍류입니다!~~^^
진정 탁주의 애주가쉽니다 ~~
코다리찜에 막걸리 제가 제일좋아하는 궁합이지요
국내 여행은 저에게 각 지역 막걸리 먹는 재미로 다닙니다 ^^~
저도 막걸리 한잔 했어요~ 태화루
한마디,마디마다,가슴에 와 닿는 말입니다,맨날 고지혈증 수치 높다고,요리조리 술안머꼬, 빼고 ,풍주방도 안나가고 다닌 내가 반성합니다.
캬~
갑자기 가까이 하지 않던
막걸리. 생각이 간절 해
집니다
이글을 먼저 보았더라면
들어오는길에 막걸리
두세병 사들고 올걸 -_-;;
막걸리~🎶 막걸리~~~
우리나라 술 술 술 👍